[Opinion] 한국의 소리꾼 장사익 [전통예술]

글 입력 2016.10.21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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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49년 태어나, 1994년 <장사익소리판 하는로 가는 길>로 비교적 늦은 나이에 데뷔했다.

  


지난 14일,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주관한 콘서트에 ‘장사익’이 초청되었다.

엄마가 정말 좋아하시는 분이라, 얼떨결에 함께 보게 되었는데,
그 때는 노래를 부르는 콘서트가 아닌, (물론 노래도 불렀지만) ‘토크’에 초점이 맞춰진 콘서트였다.

‘장사익’이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른 채 무작정 따라 나섰던 나는, 별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콘서트가 시작되고 ‘장사익’이 등장하여 자신을 잠깐 소개 한 뒤 ‘찔레꽃’이라는 영상을 함께 봤다.

비록 그가 직접 부른 노래가 아닌 단지 ‘영상'이었지만,
 처음 그의 소리를 들어보게 되었는데, 정말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의 목소리는 ‘심금을 울리는 소리라는 것은 이런 것 이다.’라고 말하는 듯 했다.
 
 
1. “나의 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를 위로 해 준다는 것이, 단순히 밥을 사주거나 술을 사주는 것보다, 함께 울어주는 게 가장 큰 위로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소리를 통해, 함께 울어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소리를 듣고 위로를 받고, 슬픔에 빠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에 있는 것은 아닐까.
 
 
 
2. “나의 소리는 정체성이 없습니다.”
 
한 관객이 질문을 던졌다.

“당신의 콘서트를 봤는데, 대체 무슨 장르의 음악인지 도통 모르겠다.

 당신의 음악 장르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그는,

“잘 봤다. 내 노래에는 정체성이 없다.” 라고 답하였다.

그는 “그냥 이것저것 하다 보니 하나의 노래가 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늦은 나이에 데뷔했지만, 지금은 ‘장사익’이라는 이름만으로 많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었다.

마흔이 넘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지켜나간 이유가 바로 이것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

누군가를 따라하고, 많은 장르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 보다,
자신만의 소리를 내고 자신만의 장르를 만들어 낸 것이 지금의 ‘장사익’이 된 것은 아니 였을까.

 
나는 감히, 그의 음악적 장르는 ‘장사익’이라고 말하고 싶다.
 
 
3.‘콘서트’가 아닌 ‘소리판’
 
그는 항상 전국투어나, 다른 공연들을 할 때에 ‘콘서트’라는 말 대신 ‘소리판’이라는 말을 사용해 왔다.

처음 자신을 소개 할 때에도, “소리하는 ‘장사익’입니다.” 라고 소개했는데,
 개인적으로 ‘소리’라는 말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처럼 ‘소리’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 또 있을까.
 
 
4. “나의 가사는 모두 시”
 
“저의 음악의 가사는 전부, 멋진 시인 분들의 시를 훔쳐서 만들었습니다.”
  
  
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산길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더니
꽃구경 봄구경 눈감아 버리더니
한 움큼씩 한 움큼씩 솔잎을 따서
가는 길 뒤에다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하신대유.
아, 솔잎은 뿌려서 뭐하신대유.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내려갈 일 걱정이구나.
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생략)
-장사익 ‘꽃구경’ 중-
 
중독성이 강한 요즘 노래와는 다르게 그의 가사는 매우 시적으로 들린다.

특히, 이 ‘꽃구경’은 읊조리는 듯한, 마치 말을 하는 것처럼 소리를 하는데,
새로운 느낌을 주고 한 편의 이야기를 하듯 들려온다.
 
 
5. 전통적인 음악이란 무엇인가?
 
“전통적인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우리나라 고유의 가락을 변형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잘 보존 하여서 갖다 쓰는 것만으로도 멋진 노래가 된다.”
 
그는 한국의 고유 음악, 전통적인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음악을 들으면 한국적인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고
, 영어나 기계음들로 가득한 요즘 음악들과 차별화 되는 것 같다.

 
 
콘서트의 2부에서는 그가 직접 몇 곡의 노래를 불렀다.

직접 그의 목소리를 들으니 정말 감동적이라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한 글자, 한 글자 진심이 담긴 소리와 시적인 가사들이 함께 어우러져, 그 감동이 배가 된 것은 아닐까.
 
반복적인 가사들과 느린 음악이 자칫 지루하게 들려올 수 있지만,
 그의 특유의 목소리가 우리를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위로를 받으며 ‘장사익’이라는 가수를 좋아하는 이유가 아닐까.




[나정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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