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미치도록 웃긴, 연극 '오백에 삼십'

글 입력 2016.09.20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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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서울로 처음 올라온 대학생들, 부푼 꿈을 안고 사회에 첫 발을 딛는 사회초년생들에게 ‘보증금 500만원, 월세 30만원’은 익숙하면서도 걱정 반 설렘 반의 오묘한 감정을 전하는 단어다. 연극 ‘오백에 삼십’은 원작자인 박아정 연출이 실제로 “보증금 오백에 월세 삼십”도 안되는 원룸에 살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인지 더욱 현실적이고 친숙한 요소들이 넘쳐난다. 가진 것이 없어도 열정으로 치열하게 살며 그 안에서 웃음의 힘으로 버티는 오늘날의 청춘들을 위한 연극이 바로 ‘오백에 삼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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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일요일 늦은 6시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풀빛극장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연극 ‘오백에 삼십’을 마주했다. 그동안 봤던 연극들은 공연 시작하고도 한참의 암전(이때가 가장 답답하고, 시간은 정말이지 느리게 간다.) 후에나 배우들이 무대에 나타났다. 연극 ‘오백에 삼십’에선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허덕’과 ‘흐엉’ 부부가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떡볶이를 나눠주며 소통했다. 그 모습이 가히 충격적이면서 신선했다. 극 중에서 떡볶이 장사를 하며 어렵게 살지만 이웃들에게는 한없이 베푸는 ‘허덕-흐엉’ 부부는 관객들에게도 떡볶이를 한없이 베풀어주었다. 자연스레 객석으로부터 호응을 이끌어 냈고 밝고 유쾌한 분위기에서 진짜 무대의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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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놉시스 ]

서울 한 동네에 ‘돼지빌라’라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원룸이 있다. 주인 아주머니도 아주 좋으신(?) 분이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진짜 시원한 집이다. 이웃사람들도 인정도 많고 그 돈에 이런 집이 없다. 고작 7평짜리 원룸, 옥탑 방에서도 우리는 꿈을, 그리고 삶을 배운다. 정을 나누고 인사를 하고 음식도 나눠 먹으며 살던 중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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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백에 삼십’은 ‘돼지빌라’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한국말이 서툰 ‘흐엉’에게 ‘미쓰 조’는 한국말을 알려주기도 하고, 공부하느라 가진 게 부족한 ‘배심원’에게 ‘허덕’은 떡볶이를 나눠주는 등, ‘돼지빌라’ 이웃들은 사이가 좋다. 그러나 ‘돼지빌라’ 이웃들에게 따가운 시선과 모진 말로 상처를 주는 주인 아줌마는 이곳의 유일한 “공공의 적”이다. 유독 돼지빌라 이웃들과 크게 다툰 날, 주인 아줌마는 죽게 된다. 단 하나의 살인 사건으로 그들을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며 각자의 무죄를 입증하려고만 한다. 

이때 잠깐의 암전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스토리가 구성된다. 처음엔 헷갈렸지만 이 잠깐의 암전이 이야기 전개를 더 스릴있게 만든다. 시간의 이동을 통해 관객들은 몰랐던 반전 내용도 알게 되고, 배우들의 노련한 애드립으로 웃음이 빵빵 터진다. “웃겨 미치겠”는 건 객석만이 아니다. 배우들 스스로도 웃긴지 몰래 숨어서 웃고 있었다. 말 그대로, 공연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즐기고 있었다.





물론, 결말 전개가 갑작스럽다거나 특정 부분에서 배우들의 애드립 같은 연기들이 지루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불평들을 싹 잊게 해줄만큼 웃기고 또 웃겼다. 억지 웃음이 아닌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는 웃음이었다. 얼마나 웃겼냐고 묻는다면, 웃을 때 옆 사람을 때리며 웃는 습관이 있는데 공연 후 옆자리 친구의 팔에 멍이 들어있었다. 정말 작정하고 웃고 싶다면, 아무 생각없이 스토리를 따라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를 몸소 느끼고 싶다면 당장 연극 ‘오백에 삼십’을 보러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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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날은 오픈런 때부터 함께 달려온 '신민규 배우님'의 마지막 공연이었다고 한다.





참고로,
연극 '오백에 삼십은'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풀빛극장에서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금은 8시,
토요일은 4시와 7시, 일요일은 3시와 6시에 상연 중이다. 
전석 3만원에 우리 모두의 청춘을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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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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