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호안 미로, 그 순수함을 느끼고 오다.

글 입력 2016.07.2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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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는 언제나 낯설다. 특히 초현실주의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림 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에서 모두 해당되는 내용이다. 음악에서도 현대 음악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해를 해야하는지를 종잡을 수 조차 없다. 이번 호안 미로의 전시회도 그러했던 것 같다. 

초현실주의의 그림 중에서도 의식의 통제에서 벗어나 즉흥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인 호안 미로의 그림 역시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종잡을 수 없었다. 특히 큐레이션도 없이 들어서 더더욱이나 나만의 방법대로 해석을 했던 것 같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고, 아이들의 낙서처럼 그림을 그리고, 단순한 색을 사용하는 그의 그림을 보면서 조금씩 나도 어린이의 시선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큐레이션 없이 들었던 나에게 전시 감상에 도움이 되었던 것은 어린이용으로 제작되었던 브로셔였다. 총 5개의 미션을 주는 이 미션지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스페인의 대표 화가 호안 미로를 경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준 브로셔였는데, 미션은 대략 다음과 같다. 미션을 답하면서 이번 전시회에서 느낀 내용을 적어 보려고 한다.
 

미션 1. 호안 미로 작품의 근원- 빈 칸에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자연 요소를 적어 보고, 적은 자연 요소들을 풍경 위에 자유롭게 나만의 방법으로 표현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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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2. 시, 기호, 리듬, 절제, 명상 - 지금 생각나는 단어와 기호를 왼쪽에 적고, 오른 쪽에 단어와 기호에 맞는 그림을 그려보세요.
하늘을 표현하려고 골랐으며, 구름으로 이뤄진 '하늘'이라는 글씨를 표현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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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3. 마요르카 창조적 공간 - 호안 미로의 작업실의 빈 캔퍼스에 그림을 그려보세요
호안 미로의 작업실이다 보니 호안 미로의 느낌이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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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4. 말년의 열정_독창적 색 표현 <미로> 로고를 자유롭게 칠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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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5. 새와 여성을 상징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자유롭게 표현해 봅시다.
여성과 새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부드러운 선을 꼽았고, 그리고 평화 같은 느낌을 표현해보았다. (정말 못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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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간단한 질문이지만, 괜한 생각들과 복잡함이 들어가 미션을 완성하는게 어려웠던 것 같다.
특히 이제 순수하게 바라볼 수 있는 어린이의 시선을 벗어난 지 어느덧 꽤 많은 시간이 지나서 인지 간단한 질문들 마저 괜히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져서 미션 하나하나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잘 그려야 하는데, 좀더 있어 보이는 의미를 찾아야 할 텐데’와 같은 강박관념이 방해했던 것 같다.
호안 미로는 대부분의 작품을 무제로 설정해 두었다. 제목이라는 타이틀에 작품을 가둬 두지 않는 것이다. 전시의 끝부분에 써있는 말처럼 이제는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이라는 것을 설명해줄 사람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전시는 전시를 감상하는 관람객들이 자신의 생각과 느낌에 맞춰 각각의 작품을 각자의 생각으로 이해하고, 즐기는데 의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 단순하게 생각하고 바라 볼 수 있는 시간이였다. 우리는 점점 나이 들어가면서 똑똑해지고 있지만, 복잡해 지고 있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단순함을 추구하고 순수함을 추구하는 것 역시 우리가 놓치지 말고 가져가야함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아주 간단한 질문도 항상 복잡하게 생각해서 좀더 많이 생각하고, 좀더 꼬아 생각하고, 다시 의심하게 되고 생각하게 되는 나를 보면서 나의 문제가 뭘까 에 대해서 생각했었는데 조금은 나를 내려놓고 단순하게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였다. 가끔은 이렇게 다시 어린이처럼 나를 놓아 보는 시간도 참 중요한 것 같다.
 
 
Ps. 이번 전시에서 가장 절실하게 느꼈던 생각은 나도 집에 가는 길에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사들고 갈까라는 생각이였다. 나도 오늘부터 호안 미로다..!


 


[유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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