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따뜻하고 포근한 여름날의 사랑이야기. '리틀잭' [공연예술]

글 입력 2016.07.1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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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네이버 이미지)


CAST
리틀 잭          유승현
줄리 해리슨    랑연


대학로에서 <리틀잭>을 보고 왔다.
황순원 소설 '소나기'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이라는 정보만 알고 있었는데
이 뮤지컬을 보기로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는 저 포스터 때문이었다.
포스터가 너무 따뜻한 느낌이 나서 직접 보고 싶었다.


줄거리

리틀 잭이 클럽에서 공연하기로 한 날 피아노 치는 멤버가 펑크를 낸다.

클럽 주인은 피아노를 치는 멤버를 구하지 못하면 공연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해서
리틀 잭 밴드는 급히 수소문을 해서 사람을 한 명 구하고 그 사람이 바로 줄리 해리슨이다.
리틀 잭은 클럽 안으로 들어오는 줄리 해리슨을 보고 첫눈에 반하고 곧 둘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줄리 해리슨의 아버지의 심한 반대에 부딪혀 리틀 잭과 줄리 해리슨은 헤어지게 되고,
리틀 잭은 미국으로 건너가서 성공한다.
리틀 잭은 미국에서 승승장구하지만 사실 그는 불면증으로 인해 술과 약에 빠져 망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줄리 해리슨의 결혼 소식을 듣게 되고 다음 날 공연에서 난동을 부리며 공연을 망치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다.
영국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을 찾아온 줄리를 만나고 그녀에게 차갑게 굴지만
곧 다시 그녀와 사랑하며 밴드의 새 출발을 한다.

리틀 잭이 줄리에게 고백하는 날 줄리는 자신이 곧 죽는다는 내용이 담긴 일기장을 두고 떠나고
리틀 잭은 줄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1년 후 리틀 잭은 공연장에서 그녀의 얘기를 하며 공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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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


극장은 아담한 클럽으로 꾸며져 있었다.
주인공이 두 명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리틀 잭 혼자의 무대로 이어진다.
리틀 잭이 클럽에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극이 시작이 되는데,
관객들과의 소통이 잘 돼서 내가 마틴 클럽 안에서 리틀 잭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이다 보니 대사들도 아주 예쁘다.
세련된 느낌이 아니라 참 예쁜 느낌.
조게 껍데기에 사랑을 맹세하거나 별을 보고 말하는 등의 대사에서 우리가 지금 옛날 영화를 볼 때 느끼는 그런 예쁜 옛날 느낌이 난다.
특히 "네가 보는 세상을 내게 말해줘"라고 말하는 대사가 정말 좋아서 수첩에 적어놨다.

내용은 다들 아는 '소나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시대만 다른 소나기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그런데 너무 뻔한 내용이어서 중간부터 분위기가 늘어지고 살짝 지루해진다.
그리고 내용이 탄탄하지 않고 중간중간 비어있어서 아쉬웠다.
줄리 해리슨이 리틀 잭을 떠나는 이유와 결혼한다고 해놓고 다시 돌아온 이유와 과정 같은 부분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
다들 아는 내용인 만큼 더 탄탄했으면 좋았을 텐데.

리틀 잭의 유승현 배우와 줄리 해리슨 역의 랑연 배우의 연기는 아주 좋았다.
리틀 잭이 줄거리를 끌어가는 만큼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데 유승현 배우가 연기를 참 잘 했다.
표정으로 내용을 보여줘서 다 아는 내용임에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줄리 해리슨은 비중이 크지 않고 인물 자체가 좀 답답했는데
랑연 배우의 매력은 스페셜 무대에서 터졌다.

29일부터 1일까지 스페셜 데이로 30분간 스페셜한 무대가 더해지는데
이 무대에서는 리틀 잭과 줄리 해리슨이 처음 만나는 부분을 역할을 바꿔서 연기를 한다.
이 때 랑연 배우가 분위기를 아주 잘 띄우면서 연기를 해줘서 빛이 났다.
그리고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뮤지컬인 만큼 마지막에 다 같이 노래를 부르고 즐기면서 아주 즐겁게 마무리가 된다.
리틀잭이 노래하네~ , It's gonna be simple~ 등등 계속 흥얼흥얼 생각이 날 정도로 중독성이 있는 곡들이 많았다.

이렇게 같이 무대를 만들고 배우와 호흡을 같이 하는 게 너무 좋아서 요즘 소극장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앞으로 한동안은 소극장을 계속 찾아다닐 것 같은 느낌이다.

극장 안은 굉장히 추워서 긴팔에 긴바지를 입고 갔음에도 달달 떨었지만
마음은 따뜻한 여름에 나무 밑에 있는 것 같았다.
바쁘고 차가운 세상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뮤지컬 <리틀 잭> 이었다.


[홍다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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