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동치미 후기

글 입력 2016.05.2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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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동치미 후기
 
 
 
공연을 관람하기 전, 공연명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하였다. 가장 집약적인 한 마디로 무대를 표현해야 할 공연명이 '동치미'라니, 뭐지 하는 궁금증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소금물에 절여 심심하게 담근, 속이 더부룩할 때 찾던 시원한 동치미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이 공연은 '부모' 그리고 '가족'의 현시대상을 한 무대에 담아 놓았다. 자식을 위해 모든 걸 바치는 부모, 평생 효도하겠다며 맹세하지만 현실에 지쳐 일상을 살아가는 부모의 사랑을 잊은 삼형제, 부모와 자식간의 질기고 긴 인연을 삼형제의 시선에서, 부모의 시선에서 무대가 전개된다.
 
 
2009년 초연 이후 8년 연속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연극 <동치미>는 이미 '2013 대한민국창조문화예술대상 작품상', '2014 대한민국창조문화예술대상 대상 및 특별상, 공로상, 인기상, 남녀신인상’ 등 전 부문 석권, ‘2015 제 14 회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연극상' 수상에 빛나는 작품 등으로 명생의 맥을 이어 갔다. 특히 2015년에는 소설로도 출판되어 대한민국 휴먼 드라마의 연극 대표작이자 출간작으로 손꼽히기도 하였다.
 
 
평생 철도공무원으로 살며 퇴직한 공무원 아버지 김만복, 그리고 그를 내조하는 아내 정이분, 이 둘은 평생 군인으로 살다 퇴직한 우리 아버지와 그리고 어머니와 매우 유사했다. 속 한 번 썩힌 적 없지만 눈치 보며 부유한 시댁에서 삶을 살아가는 큰 딸과 사업자금으로 아버지의 퇴직금을 탕진한 아들, 그리고 귀염둥이 막내이지만, 결혼보단 연극이 좋다는 막내딸까지.........
 
 
연극 <동치미>는 어느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과 가족들의 삶을 천천히 전개하며, 삼형제를 키우고 노년의 삶을 살아가는 두 부부의 독백과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부부가 함께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올라가는 언덕 씬과 병원을 향하다 갑작스레 맞이한 아내의 죽음은 감수성을 자극시키며 가슴을 짠하게 만든다.
 
 
공연을 관람하면서 드는 생각은 이 연극이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와 겹쳐진다였다. 연극 <동치미>가 부모와 삼형제, 그리고 엄마의 죽음 앞에 맞닥뜨린 아버지와 삼형제라는 삶을 토대로 했는데 이는 소설 <엄마를 부탁해>에서의 부모와 삼형제, 그리고 엄마의 실종이라는 전개와 흡사하면서도 두 작품 모두 공감하고 오래 사랑 받은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생각해보면, 동치미라는 제목이 붙여진 이유는 우리네 일상 속에 그 평범함과 낯익음에 의미를 잃고 살아가기에, 동치미라는 구수한 순우리말과 속을 개운하게 해주는 엄마의 사랑에 전해지는 단어가 아니었을까? (극 속에서 동치미를 좋아하는 막내딸을 위해 엄마가 동치미를 만들어 상경하는 씬이 있다.)
 
 
내가 부모가 되면 그 심정을 알 수 있을까? 그 심정을 알듯말듯한 아리송함과 더 잘하고 더 챙겨드려야지, 라는 생각을 하며 공연장을 나서던 길, 5월 주말의 하늘 위로 쳐다본 햇살은 부모의 품처럼 따스하고 찬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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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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