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네, 빛을 그리다 展

글 입력 2016.03.24 23:2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160218] 포스터(앵콜연장)-01.jpg
 




아트인사이트(www.artinsight.co.kr)의 초대로 오늘 <모네, 빛을 그리다> 전에 다녀왔다. 원래 2월 28일까지 하고 종료될 예정이었던 전시회였는데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5월 8일까지 연장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기대가 되었다. 얼마나 좋길래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걸까 하고.

인상주의 작품들을 오래간만에 감상한다는 생각에 기대감을 가득 안고 삼각지역 전쟁기념관으로 향했다.





 "나를 미치도록 흥분시키는 그 모든 것들을 근사하게 그리고 싶네" - 클로드 모네

프랑스의 대표적인 인상파 화가이며 인상파 양식의 창시자
그의 작품 <인상, 일출>에서 '인상주의'라는 말이 생겨났다.
'빛은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끝까지 고수했으며,
연작을 통해 동일한 사물이 빛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탐색했다.
말년의 <수련> 연작은 자연에 대한 우주적인 시선을 보여준 위대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먼저 이 전시회는 사진 촬영이 가능한 전시였다. 아무래도 화폭에 담긴 그림을 실제로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컨버전스 아트로 기획된 전시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그러나 전시를 관람하면서 이리저리 사진을 찍기엔 어차피 사진 상으로 그 느낌이 담아지지 않기 때문에 온전히 그 순간 순간에 집중하고자 노력했다.



본 전시는 크게 5개의 존과 3개의 스페셜 존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 구성인 5개의 존은 1. 이해의 시작: 모네 그리고 빛, 2. 영혼의 이끌림 : 나의 친구, 나의 연인, 나의 색채, 3. 인상의 순간: <인상, 해돋이> 그 찰나로부터, 4. 비밀의 정원 : 아름다운 구속, 5. 지베르니, 모네의 빛 : 지금 그리고 영원 이와 같이 구성되어 있었다. 스페셜 존은 1. 사랑의 진혼곡 : 카미유, 애틋함부터 애절함까지, 2. 자연의 거울 : 수면 위의 수련, 오랑주리, 3. 루앙의 기도 : 시간을 관통하는 빛의 3개로 전시가 기획되어 있었다.



기본적으로 전시회의 구성 자체는 일반 전시회와 다른 것이 없었다. 각 존의 초입에 해당 존의 작품 구성이 왜 이와 같이 되어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설명한 다음 작품들을 전시하는 구성이었던 것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보통의 전시회에서는 구역별 안내가 벽에 프린트되어 나타나있는 반면 이번 <모네, 빛을 그리다> 전에서는 디지털 화면에 내용이 지속적으로 바뀌며 안내가 되어있었다는 점이다. 화면이 조금씩 흔들리기는 했지만 관람객들에게 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는 프린트 안내보다도 디지털 화면을 통한 안내가 효과적인 것 같았다.


또한 앙드레 가뇽의 연주가 부드럽게 전시관을 채우는 것이 마음 편했다. 조금 쉽게 설명하자면, 마치 TV의 교양 프로그램에서 미술 작품을 다룰 때 틀어줄 것 같은 서정적인 곡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고 해야 할까. 앙드레 가뇽의 연주는 굉장히 부드럽고 섬세한 동시에 어딘지 모르게 애틋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모네 전과 굉장히 잘 어울리는 듯했다. 모네의 작품이 보여주는 그 서정성에 더해서 모네의 일생을 돌이켜보더라도, 마냥 아름답고 풍요롭지만은 않았던 그의 생애와 가뇽의 곡들이 잘 어우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의 구성은 모네의 일대기와 일치시켜서 구성되어 있었다. 이를 통해 모네가 일생을 거쳐 자신의 화풍을 어떻게 발전시켜왔는지를 자연스럽게 스토리 텔링 방식으로 접할 수 있는 구성이었다. 첫번째 전시관에서는 모네가 캐리커처로 유명했던 당시 첫번째 스승이 되는 외젠 부댕을 만나 오일을 사용한 그림법을 배우고 화풍이 변하기 시작하는 단계가 보인다. 모네가 그렸던 캐리커처들이 눈을 깜빡이기도 하고 모션을 취하기도 하는 모습이 벽에 나타나면서 우선적으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두번째 전시관부터는 본격적으로 모네가 자신만의 화풍을 서서히 세워나가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리고 세번째 관에서는 인상주의의 시발점이 되는 <인상, 일출>이 나타나며 여기서부터가 비주얼 이펙트 기술들이 빛을 발하는 단계라 볼 수 있겠다. 빛을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풍광을 담고자 한 모네의 노력이 디지털 기법과 만나 마치 한 편의 영상을 감상하듯 시각적인 유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각적인 즐거움은 특히 스페셜 존에서 극에 달하는데, 모네의 수작인 오랑주리 미술관의 수련 대작을 3개 벽면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구현한 것과 3D 맵핑을 통해 구현한 루앙대성당이 바로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컨버전스 아트가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집약된 곳이었다.





개인적으로 컨버전스 아트로 기획된 전시회를 간 것은 이번 <모네, 빛을 그리다> 전이 처음이었다. 음악과 미술 그리고 IT 기술이 결합된 이번 전시회는 신선해서 재미있었다. 그러나 이 전시회는 관람객들에게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듯하다. 아무래도 모든 작품이 디지털로 구현되다보니 실제 작품을 접하는 것과는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번 전시회가 신선해서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적인 일반 전시가 더 내 취향에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감상하는 것은 온전히 나의 몫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소견인데, 컨버전스 아트로 기획된 이번 전시회는 관람객이 기획의 의도에 따라 감상하게끔 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여러 작품들 중에 중요한 작품들이 주로 화면에 나타난다는 점도 그렇고 음악이 깔리는 것도 감성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말한다면, 일반적인 전시회가 무겁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는 이번 <모네, 빛을 그리다> 전이 쉽고 재미있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관객이 모든 것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풀어둔 전시회가 부담스럽다고 느꼈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 모네전은 보다 이해하기 쉽고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더군다나 아직 모네의 작품을 실제로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더욱, 부담없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아무래도 그래서인지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꽤 많이 보였던 것 같다.


전시관 중간 중간에 앉아서 디지털로 구현된 화면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어 사람들이 감상에 젖어들 수 있게 배려가 묻어나는 듯했다. 개인적인 소회를 떠나서 전시회의 구성 방식에 있어서 그리고 음악의 사용을 통해서도, 모네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관람객들을 위해 본다빈치가 정성을 들여 기획한 것이 느껴지는 전시회였다.



[석미화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5.0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