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비포 선라이즈'에게 반하다. [시각예술]

글 입력 2016.02.2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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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선라이즈 (1995)

여기 많은 사람들이 손꼽은 명작이 하나 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에단 호크, 줄리 델피 주연의 영화 비포 시리즈.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인생 영화를 하나씩 갖고 있다. 글쓴이에게도 톱에 드는 인생영화가 몇개 있는데 예전부터 남자친구가 그렇게 보라고 보라고 했기에 생각이 나 이 기회에 보게 되었다. 왜 사람들은 <비포 선라이즈>를 보고 왜 매력적인 영화라고 생각하고 명작이라고 말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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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이다.
 남자주인공 제시와 여자주인공 셀린은 기차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 기차에서 반한 남녀 둘은 처음 만난 사이에도 불구하고 평소 친한 친구들에게나 할 법한 본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과거의 자신이야기, 부모님 이야기, 결혼과 죽음 등 몇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금새 친밀감을 느낀다. 헤어짐을 아쉬워하던 제시는 셀린느에게 같이 내릴 것을 제의하고, 셀린느는 제시와 함께 비엔나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마음먹는다.그리고 비엔나에서 해가 뜨기 전까지 둘이 데이트를 하며 하루의 특별한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는
주인공들의 다시 만나자는 기약만을 남기며 영화는 기차역에서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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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 
첫번째.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둘'만 보여준다.

 이 영화는 별다른 사건도 없고 흔한 전개구조인 '발달-전개-위기-절정-결말'의 순서도 아니다. 오로지 서로를 알아가는 대화에만 초점을 맞추고있다.

이 점이 '비포 선라이즈'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카메라는 둘의 감정에 향해있다. 그리고 주인공을 빛나게 해주는 몇몇 조연들이 등장하는데, 연극초대, 손금 봐주는 아줌마, 사랑과 젊음에게 공짜 술을 제공하는 선상주인 등등의 사람들은 모두 일상에서 벗어난 만남으로, 청춘남녀의 일탈적인 특별한 추억을 더욱 풍성하게 도와준다.
카메라는 주인공들의 흘러가는 시간 순서대로 의식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고 둘의 대화에만 포커스를 맞춤으로써 영화를 보는 관중들은 그들의 살아온 세계와 가치관에 같이 동감하고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셀린이였다면 이런 말을 했겠지.' 와 같은 생각을 하며 주인공의 반응을 살피기도 한다.


두번째. 우리는 모두 기차나 비행기 옆자리의 그 또는 그녀를 꿈꾼다.

최근 개봉한 영화 <그날의 분위기> 라는 영화가 있다. 기차에 탄 여자와 그 옆자리에 앉게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는 비포선라이즈와는 다르게 기차가 고장나서 필연적으로 내리게 되고 남자가 여자를 부단히 꼬시려 애쓰고 결국 성공한다.
 또 하나, 내가 몇달 전 유럽여행을 혼자 떠나기로 했을 때 주변에서는 나를 보며 "가서 썸띵(?)하나 만들어올꺼지? 진짜 로맨틱할 것 같아. 부러워!" 혹은 다녀와서는 "뭐 특별한 일 없었어? 재밌는 일 말이야!" 와 같은 설레는 만남이 없었냐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

 사람들은 그런 장소에서 만나는 인연이 항상 특별하다고 믿고 우리는 이를 '운명'이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그런 장소'는 자주 가는 흔한 펍이나 지하철, 버스, 카페 일 수도있고 현재에서 벗어난 일탈의 장소인 여행지 일 수도 있다. 이렇듯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보는 운명적 만남의 갈증이 영화로, 드라마로 표출되기 마련이고 현실에서 일어나보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다. 그런면에서 이 영화가 사람들이 꿈꾸는 로맨스를 현실적으로 대리만족 시켜주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세번째, 배경지인 '비엔나' 가 심상치 않다.

배경이 비엔나이다. 파리나 로마, 프라하와 같이 흔한 영화의 배경지인 유럽이 아니라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로 장소 설정을 한 점이 특이하다. 이 영화에서 '비엔나' 가 가지는 의미는 '낯섦'이다. 주인공 모두에게 낯설고 이국적인 공간이고 두명의 젊은 청춘남녀가 현실에서 벗어나 둘만의 낭만적인 세계에 빠지도록 돕는 최고의 무대가 되기에 비엔나는 최적의 장소 선택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 비포는 시리즈영화이다.

​비포선라이즈(1996), 비포선셋(2004), 비포미드나잇(2013) 의 시리즈로 구성되어있고 실제 연기를 한 배우들이 8년마다 늙어가는 모습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촬영 했다. 처음의 풋풋했던 연기자들은 사랑을 마주하는 설렘 가득한 대학생의 연기를 했고 20년이 흐른 2013년도엔 서로를 이해하며 보듬어줄 수있는 사랑을 나누는 중후한 연기를 한다. 진정성이 느껴져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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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말 없이 바라보며 음악을 감상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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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셀린과 제시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는게 마음에 들었다. 동이 터 갈수록 이별의 순간을 직감하며 이 곳에서의 추억은 딱 여기까지 아름답게 마무리 짓자고 이야기를 한다. 이 셀린의 말에 동의를 했다. 그 둘이 그러기를 바랬다. 비엔나에서의 추억은 비엔나에서 끝나는게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아름다운 추억이 현실로 돌아왔을 때 둘 사이에 연락문제로 인해 얼룩지지 않기를 바랬다. 다른 사랑 영화 같았으면 장거리 연애를 하며 지내는 뻔한 결말이 나왔을 텐데 이 영화의 결말은 열린 채로 끝나며 둘은 과연 만날 것인지 궁금증을 남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번 편이 아름다워서 다음 시리즈에 그 감정이 흐트러지고 어딘가 불안하게 변할까봐 다음편을 보기가 두려웠다. 그렇지만 궁금한건 어쩔 수 없으므로 조만간 봐서 또 리뷰를 남겨야겠다.
우리 모두 당신의 셀린과 제시를 만나길 꿈꾸며 이 글을 마무리 지어본다.


 




사진 출처: 영화 '비포 선라이즈' 캡쳐, 네이버 영화 '비포 선라이즈'


[이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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