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슬아슬한 한방살이, 이대로 괜찮을까? 연극 < 옥탑방 고양이 > 리뷰

글 입력 2016.01.1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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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옥탑방 고양이 리뷰


본격적으로 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1월 셋째주, 
아트인사이트(ArtInsight)의 따뜻한 64번째 문화초대로 
대학로 연극 ‘옥탑방 고양이’를 보고 왔습니다!


‘옥탑방 고양이’라는 이름, 연극을 보기 전부터 제법 낯익었습니다. 알고 보니 배우 김래원과 故정다빈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 놓았던 2003년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와 원작이 같더군요. 이 연극 꽤 유명합니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대학로 연극 예매율 1,2위를 다툴 정도로 인기가 많은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도대체 얼마나 재미있길래’ 라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설레는 발걸음으로 총총, 틴틴홀로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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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홀로 총총총!
 

하루 아침에 낯선 사람과 동거하게 되다?!

시골에서 갓 상경한 작가 지망생인 정은이 서울 옥탑방으로 이사를 오는 장면부터 극은 시작합니다. 멋진 드라마가 작가가 될 꿈에 부풀어 기뻐하던 것도 잠시, 낯선 남자 경민이 찾아와 이 집이 자기 집이라고 우기기 시작합니다. 알고 보니 이중계약을 하게 된 거죠. 이렇게 방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은 시작되고, 두 사람은 온갖 유치한 수를 다 써보지만 아무래도 적수를 제대로 만난 듯합니다. 
결국 각자 이루고자 하는 바를 위해 공생 아닌 공생을 하는 걸로 합의를 보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다른 두 사람, 이렇게 아슬아슬한 동거는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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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슬아슬한 한방살이, 이대로 괜찮을까?


내가 아! 하면 너는 예! : 배우들의 찰떡궁합

극 중 배우는 총 4명이고, 두 쌍의 커플이 등장합니다. 남녀 주인공 경민과 정은, 그리고 옥탑방에 살면서 경민과 정은을 지켜보는 귀여운 고양이 커플 겨양이와 뭉치입니다. 배우들이 서로 옥신각신하는 과정에서 주고 받는 유쾌하고 익살맞은 연기를 보면서 오랜만에 정말 많이 웃을 수 있었어요! 

한편으로는 배우들이 이 2시간을 위해 참 연습을 많이 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단 1초의 지체도 없이 숨가쁘게 주거니 받거니 대사를 주고 받는데, 정말 순탄하게 잘 넘어가는 연기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특별히 주연만큼 빛나는 조연, 겨양이와 뭉치 역할을 맡으신 두 배우의 연기가 극의 재미를 더하는 데 크게 한 몫 했던 것 같습니다. 고양이 역할 뿐만 아니라 부모님, 친구, 집주인 등 한 배우가 3~4인물을 소화하는데, 극 중 인물의 개별적인 특징을 또렷이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연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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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공감할 법한, 청춘들이 겪는 어려움

극의 전반부는 쉴 새 없이 관객을 웃게 만들지만,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극중 인물 정은이 겪는 현실적인 갈등이 드러납니다.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은 크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내 자신, 꿈이고 뭐고 다 포기해버리고 싶게 만드는 팍팍한 현실, 이건 썸도 아니고 뭣도 아니여! 자꾸만 속앓이 하게 만드는 경민과의 애매한 관계 등 2,30대라면 누구나 겪었을 법한 문제들이 나와 공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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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꿈이라는건 사치일까?


2% 아쉬웠던 연출

각종 소품과 효과음 등을 통한 디테일한 연출은 발랄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특유의 깨알 같은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생각보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던 연출이었지만, 개인적으로 몇 가지 아쉬웠던 점도 꼽아보고자 합니다.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던 두 사람, 그런데 갑자기 경민이 정은을 보면서 ‘이쁘다’라고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관객들의 반응은 ‘응?’ 어리둥절했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 너무 급하게 전개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정된 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 보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좀 더 섬세하고 그럴듯한 연출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 극의 재미를 위해 비속어가 종종 등장하는데, 재미있기 보다는 되려 극의 몰입을 방해하게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굳이 욕설을 쓸 필요가 있었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장면은 극의 후반부에 정은이와 겨양이가 함께 있던 장면이었습니다. 정은이 취업, 경민과의 관계로 힘들어 할 때에 겨양이가 슬그머니 그 옆으로 가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며 정은을 위로하죠. 물론 정은은 고양이인 겨양이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지만, 자신의 무릎을 베개 삼아 누워주는 겨양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사람들, 가족과 친구들이 생각나 괜시리 코끝이 시큰해졌습니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특성상, 깊이 사색하게 만든다기 보다 한껏 웃으면서 겨우내 쌓였던 스트레스를 속 시원하게 풀 수 있었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시 한번 봐도 재미있을 것 같은 연극, ‘옥탑방 고양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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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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