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여성의 성적 욕망’은 드러낼 수 없는 것일까요?[문화전반]

글 입력 2016.01.15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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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시대입니다. 한 쪽에서는 개방적으로 성적(sexual) 문화를 다루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여전히 sex에 ‘ㅅ’자도 못 꺼내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이돌 걸그룹의 선정적인 의상 논란은 이제 놀랍지도 않고, 오히려 마케팅으로 까지 활용하고 있지요. 또한 이제 TV 프로그램에 조차 ‘성’문화를 다루는 데 있어 주저함이 없지요. 대표적으로 JTBC [마녀사냥]이 있습니다. 그럼 이제 우리는 ‘성’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문화가 되었는가? 여기에 대해서 필자는 절반의 의구심이 듭니다. 필자기 보기엔, 남성들은 당당히 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라 하더라도 아직까지 여자들이 자신의 성적 욕망을 말하는 시대라는 생각은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공식적으로 사람들과 말하는 ‘성(sex)'은 지극히 남성 중심의 시각에서만 다뤄지지 않았나? 유독 아이돌 걸그룹만 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이는 것. JTBC [마녀사냥]에서 MC는 모두 남자인 것.(물론 MC 4명은 남녀 연애문제에 있어 여성의 입장을 대변 하듯 이야기 하지만, 결국은 자신들의 경험 속 여자들의 이야기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과연 여성의 성적 욕망을 제대로 말해주는 통로가 한국 사회에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듭니다. 여기에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시작한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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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발칙한 그녀들] - 그녀들이 우리가 전하는 말
  
 
[젖은 잡지] 편집장 정두리 “성 상품화가 왜 나쁜가?”
 
그녀는 말합니다. “어차피 한국 사회에서 성 상품화는 이미 파다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 상품화가 막을 수 없는 문제라면, 조금 다른 시선으로 접근하고 싶었다.” 그녀가 말하는 다른 시선이란 여성의 관점으로 본 성문화입니다. 우리는 흔히, 야한 잡지라 하면, 여성들이 옷을 벗고 남성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 주는 것을 떠올립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것이 ‘맥심 잡지 문제’ 입니다. 백번 양보하여 여성을 강간하는 것이 어떤 남성들에게는 성적 판타지가 될 수 도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불특정 다수가 보는 잡지에 공식적으로 이를 미화하는 듯 한 태도는 도저히 인정될 수 없습니다. 그녀는 [젖은 잡지]에 여성들이 생각하는 성적 문화를 담아내려고 노력합니다. 꼭 외설적인 것만 추구한기 보다는 예술적 감성과 함께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글로 표현합니다. 그녀가 말했듯, 성 상품화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이제 남성이 바라보는 성과 여성이 바라보는 성이 함께 다뤄져 접점을 이뤄야 하지 않을까요?
 
 
[이기적 섹스] 저자 은하선 “그놈들의 섹스는 잘못 됐다”
 
그녀는 말합니다. “이제 여자들도 이기적인 섹스를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여성들이 자신의 성적 욕망을 충분히 알아야 하고, 단순히 성적 관계를 맺을 때, 수동적으로 남성들을 따를 것만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표출해야 한다고 그녀는 말합니다. 사랑하는 남녀 관계에서 ‘권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조심스럽기는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남성은 여성보다 권력 우위에 있고, 이는 비단 사회적 문제뿐 아니라 단순한 힘의 논리에서도 남성은 여성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물론 모든 남성들이 권력이나 힘을 휘두른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남성들이 권력이나 힘을 휘두르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남성중심의 문화는 성 관계 문화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여전히 강간 문제에 있어 여자는 약자에 입장이고, 여자가 ‘성’을 이야기 한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우리 사회가 남성을 성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만큼, 여성들에게 성을 당당히 말할 기회를 제공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행위예술가 송아영 “평화적이면서 저항적인 시위형태로, 가슴을 드러낸 것”
 
그녀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시위의 형태로 페멘(FEMEN) 시위를 벌입니다. 물론 당시 경찰의 제제로 제대로 시위를 하지는 못 했습니다. 페멘은 우크라이나 여성을 주축으로 하는 시위로 ‘가슴은 우리의 무기’라는 슬로건을 걸고 토플리스(반라) 시위를 벌이는 세계적 급진여성주의 단체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가슴의 드러내어, 수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사회를 바꾸기 위한 한 방편의 시위로 가슴을 드러낸 것일 뿐 이를 단순히 외설이라고 표현할 수만은 없다고 주장합니다. 생각해 보면 남근은 해학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여성의 가슴은 단지 외설적인 것으로만 치부되는 것도 이상합니다. 여성의 성은 항상 숨겨야만 할 것으로 여기는 우리의 편견은 없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대목입니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 ‘성’문제는 매우 민감한 문제입니다. 여기서는 여성과 남성으로 나누어 성문제를 다뤘지만, 세대별로도 ‘성’을 인식하는 태도는 매우 다릅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혹은 20대든 50대든 상관없이, ‘성(sex)’라는 단어 자체는 금기어가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가 ‘성’문제에 대해 허심탄회 하게 이야기 할 때, 우리 사회는 좀 더 건전하고 올바른 ‘성’문화를 확립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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