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도 한번, 작가가 되어볼까요? [문화 전반]

일반인들의 창작욕구가 모인 아지트가 있다면 어떨까. 있을까? 있다.
글 입력 2015.11.30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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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흠뻑 빠져들어 읽고 나면, 내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지는 때가 있다. 더 나아가 여러 훌륭한 콘텐츠들에 자극받아 창작 욕구가 꿈틀대기도 한다. 책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만큼 때때로는 내 세계를 꾸려보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하지만 무언가를 창작한다는 건 왠지 너무 멀게 느껴지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작가라는 이름은 아직 너무 거창한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일반인들의 창작욕구가 모인 아지트가 있다면 어떨까. 있을까? 있다. 심지어 이 아지트들은 확장공사를 거치고 있는 중이다.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문화예술의 경계가 확장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문화와 관련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고, 온라인 갤러리처럼 인터넷으로 문화예술을 간접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으며, SNS와 같은 매개체를 통해 문화 컨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인터넷의 발달은 사람들에게 문화예술 콘텐츠가 일상 속으로 자연스레 녹아드는 데에 기여했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고, 뿐만 아니라 문화 콘텐츠가 창조되는 시스템 속에 일반인들의 참여가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대중문화적으로, 기존에는 문화 소비자였던 여러 사람들이 영상, 소설, 만화 등을 창작하며 문화 생산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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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큰 예로 웹툰이나 웹소설을 들 수 있다. 단순히 개인 창작에서 그치지 않고 대형 포털 사이트나 전문 사이트 등에서 관리되며 정식 연재하는 작품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콘텐츠들이 정식 연재되기 시작한 것도 꽤 오래 된 이야기. 하지만, 아마추어들이 모여 익명 사이트에 연재하기 시작한 역사는 이런 정식 연재들보다도 꽤 길다. 그리고 최근 웹툰이나 웹소설이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아마추어 연재 사이트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발맞추어, 개인적으로 창작 작업을 하던 사람들이 그 실력을 인정받아 아마추어 작가에서 프로 작가가 될 기회가 커지고 있다. 대형 포털 사이트 뿐만 아니라 만화나 소설 전문 사이트에서도 적극적으로 새 작가 탐색에 나서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누구나 작가가 되어볼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인터넷 상에는 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웹소설 전문 사이트가 몇 군데 있다. 아마추어 대중문학소설 연재의 핵과도 같은 조아라, 문피아 등등. 창작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누구나 자유롭게 다양한 장르의 글을 연재할 수 있다. 조아라의 경우 2000년 경 설립되어 지속적으로 이용자 수, 연재작 수를 늘려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3년 연속 성장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마추어가 주 대상이지만 상당히 전문적인 사이트인데, 노블레스 시스템이 있어 본인이 연재하는 작품을 유료 결제 작품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사이트에서 연재되던 소설 중 높은 퀄리티의 작품이나 여러 인기작들은 e-book이나 책으로 정식 발매되기도 하며, 정식 연재를 제의받아 포털 사이트로 옮겨가기도 한다.
 
   웹툰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곳은 네이버 웹툰일 것이다. 네이버 웹툰 안에는 도전만화라는 시스템이 존재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타 사이트에서도 유사한 시스템이 있다. 도전만화는 아마추어 작가들이 웹툰 형식으로 만화를 연재하는 곳이다. 네이버에서 정신으로 웹툰을 연재하고 싶은 웹툰 작가 지망생들의 공간이기도 하고, 취미로 웹툰을 연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기도 하다. 도전 만화가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으면 베스트 도전으로 넘어가고, 그 이후에 네이버 웹 홈에서 정식 연재를 시작하거나 타 전문 사이트로 넘어가기도 한다. 레진코믹스도 웹툰 전문 사이트 중 한 곳인데, 이곳에서는 만화인들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열어 레진 공식 홈에서 연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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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정식 작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자유 창작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인터넷 상에서 대중문화산업이 생산되는 폭도 더 넓고 다양해졌다. 대중문화산업의 뜰에 더 많은 아이디어와 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모이게 된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문화 생산자가 됨으로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스토리나 새로운 구성의 창작물이 등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대중문화 시장이 더욱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가까워지면서, 사람들은 문화예술의 세계를 더욱 친밀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또한 이런 자유 창작의 장은 대중문화산업 뿐만이 아니라 독자에서 창작자가 된 개개인에게도 큰 의미를 가진다. 작업한 내용들을 타인과 공유하며,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나누고 공감하는 기쁨을 얻는다. 개인이 취미로만 작업한다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무대를 얻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각자가 간직한 소중한 작품 세계를 서로 꺼내고, 피드백하기도 하고, 그렇게 자신의 세계를 키워나간다. 이를 통해 몇몇 사람들에게는 한 때 잃어버린 작가의 꿈을 되찾아 줄 수도 있고, 또한 새로운 작가의 꿈을 꾸게 만들어 줄 수도 있다.
 
   물론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점차적으로 커지는 이 시장의 규모에 비례하여 더 많은 작품을 수용하게 되고 그 안에는 다양한 수준의 창작물들이 공존하게 된다. 물론 창작물은 모두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 틈을 비집고 지나치게 폭력적인 내용, 혹은 음란물이나 유해성 콘텐츠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대중문화예술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여러 작품이 모이고 자유롭게 업로드되는 만큼 이는 필수불가결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만큼 오히려 더 엄격하게 보완되고 관리되어야 할 부분이다.
 
   삶 속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모바일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위와 같은 자유 창작 플랫폼들도 함께 자라날 것이다. 대중문화, 예술을 접하기 쉬워질수록 문화 콘텐츠가 생산되는 양도, 소비되는 양도, 그리고 생산과 소비의 속도도 점차 빨라질 거라 생각된다. 점차 몸집이 커지고 있는 창작의 장. 작가의 꿈을 꾸는 여러 사람들이 이 창작의 장을 통해 날개를 달고 원하는 만큼 날갯짓하길 바란다. 그리고 이 창작의 장은 그저 울타리만 쳐 두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뛰어 놀 수 있는 더 넓고 안전한 들판이 되길 바란다. 대중들의 ‘참여’로 만드는 ‘문화’가 더욱 풍성해지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 참고자료

http://www.bloomberg.com/ ; Photograph by Elynn Larsen/Gallery Stock


[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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