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영문학의 역사Ⅱ-영국의 르네상스, 골든 에이지(2)[문학]

dramatic history of English drama
글 입력 2015.11.29 23:4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영문학의 역사Ⅱ
 
The Renaissance of England (2)
1485 – 1649

      
statuettes-797942_1280.jpg
 
   
 그 무엇보다도 사람이 중심이었던 르네상스, 특히나 영국의 르네상스를 일컫는 ‘골든 에이지.’ 이 당시 셰익스피어 와 같은 수많은 시인과 극작가들은 당대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빼어난 작품들을 남겼다. 영문학의 골든 에이지를 이끈 장르인 drama가 어떤 수순으로 주류 문학이 되었다가 외면 받는지, 또 어떤 시문학이 발달하는지를 알아보자.
 
 
 
1. Christopher Marlowe 그리고 Ben Jonson

 

 대표적인 극작가 셰익스피어 외에도, 비슷한 시기 영국에는 그와 함께 활동했던 두 명의 극작가가 있었다. 셰익스피어만큼이나 유명하지는 않더라도 그들 역시 문학사상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는 인물들로 셰익스피어와의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는 한편, 그와 구별되는 자신들만의 개성과 특징을 작품 속에 담아내기도 하였다. 먼저 셰익스피어 이전의 작가 크리스토퍼 말로우가 있었다.
 
  

Christopher_Marlowe.jpg
 
1) 크리스토퍼 말로우
[ Christopher Marolwe (1564-1593) ]

엘리자베스왕조 연극의 선두에 섰던 ‘대학재사(大學才士)’의 대표적인 영국 극작가 겸 시인.
특징으로는 물욕 ·지식욕 ·정복욕 등 한결같이 인간으로서의 규범을 벗어난 욕망에 휘말려
거의 좌절해 가는 주인공을 삼았다는 것이다.
주요 작품에는《포스터스 박사》,《탬벌린 대왕》등이 있다.

 
 
 시대를 대표하는 극작가 셰익스피어와 같은 해에 태어난 크리스토퍼 말로우는 옥스퍼드와 캠브리지대에서 교육을 받은 젊은 작가세대 중 하나였다. 셰익스피어가 관객들의 평소 대화와 비슷한 평범한 문체로 정치적·도덕적·사회적 문제와 ‘인간이란 무엇인지’를 극에 담은 반면, 말로우는 라틴과 그리스의 극시(Dramatic Poetry)의 영향을 받음으로써 초인적인 영웅의 비극과 슬픔을 고전적이고 시적인 문체로 서술하였다.
 
 최초로 영국의 희곡에 흑인 노예와 이탈리아의 정치가인 마키아밸리(Machiavelli), 그리고 동성애자를 등장시키기도 한 그는 연극의 상연 주제에 있어 극을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금세 명성을 얻게 되고, 이후 셰익스피어를 비롯한 당대의 많은 극작가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셰익스피어가 극 경력을 막 시작할 무렵, 말로우는 선술집에서 벌어진 결투로 인해 겨우 29세의 젊은 나이로 허무한 죽음을 맞는다.
 


벤 존슨.jpg

2) 벤 존슨
[ Ben Jonson (1572-1637) ]

영국의 극작가 ·시인 ·평론가. 고전의 깊은 학식과 매력 있는 인격으로 문단의 중심적인 존재로 각광받았으며 ‘기질희극’의 유행을 유도할 뿐 아니라 기질희극의 전통을 확립시킨 업적을 지니고 있다. 또 낭만적인 셰익스피어 희극에 대한 반항으로서 고전적 ·풍자적 ·사실적인 작풍을 지녀, 당시 사회적 위선에 시달린 민중의 환영을 받았다. 최초의 기질희극 《십인십색》으로 기질희극의 유행을 주도하였고, 《에피코이네》, 《연금술사》등의 작품을 남겼다.

 
 
 크리스토퍼 말로우와 셰익스피어가 엘리자베스Ⅰ세 여왕시대에 작품을 집필하여 Elizabethan에 속하는 반면, 존슨은 그 다음 세대인 제임스Ⅰ세 시대를 배경으로 활동함으로써 Jacobean 작가로 분류된다. 말로우처럼 고전 작가들의 영향을 받았음에도, 존슨은 비극보다는 희극을 중심으로 한 작품 활동을 하였다. 초기작의 대다수는 ‘인물이 감정에 좌우된다’는 관념을 담아 ‘기질희극(Comedy of Humour)’이라 불리기도 한다. 여기서 ‘Humour’는 질투, 도덕, 거짓용기와 같은 인물들의 emotion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후 벤 존슨은 궁정오락을 목적으로 가면극(Masque)을 씀으로써 당대 궁정문화에 적지 않은 유행을 일으킨다. 셰익스피어의 연극이 대중들을 대상으로 상연되었던 것과는 달리, 존슨의 가면극은 특별한 날에 궁정귀족들이 직접 소규모 청중을 대상으로 연기하는 것이었다. 가면극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바로 무대장치인 프로시니엄 아치(Proscenium arch)로, 이 장치는 무대와 객석 사이에서 각각을 구분하였다. 따라서 기존 셰익스피어극의 돌출무대(Thrust stage)를 없애 연기자와 관객 사이의 거리를 멀리 떨어뜨림으로써 무대 뒤에서 더 많은 극적 효과를 연출할 수 있었다.
 
 
 
2. Elizabethan Drama와 Jacobean Drama, 드라마의 마지막 골든 에이지

 
 
 ElizabethⅠ여왕의 집권기에 쓰인 희곡을 Elizabethan Drama, 여왕 사후에 즉위한 JamesⅠ의 집권기에 쓰인 희곡을 Jacobean Drama라고 한다. 전자인 Elizabeth가 집권하던 시대에 유행했던 드라마는 ‘복수비극(Revenge Tragedy)’이었다. 특히 주인공들의 변사로 결말을 맺는다는 점에서 ‘유혈비극(Tragedy of Blood)’이라고도 불렸는데,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들 수 있다. 주로 한 가문 내의 잔인한 복수를 다룬 이러한 작품들은 폭력성과 정욕, 그리고 광기를 가진 인물이 등장함으로써 삶의 생동감과 정열을 드러냈다.
 
 

3) 존 웹스터
[ John Webster (1572-1637) ]

2대 비극으로 꼽히는《백마》와《몰피 공작부인》을 쓴 영국 극작가.
두 작품은 모두 이탈리아의 실화에서 소재를 얻은 것으로 전자는 요염한 정열을 간직한
창녀 비토리오의 죄로 번득이는 아름다움을 그린 것이고, 후자는 비밀리에 결혼을 하였기 
때문에 박해를 받는 공작부인의 비운을 그린 복수극이다.

    
 
 Jacobean시대에는 인간의 나약함, 그리고 부정부패와 같은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이전 세대보다 더욱 폭력적인 양상을 띠고, 또 정욕과 관련된 복합적인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등장한다. Jacobean Drama의 명작으로 꼽히는 존 웹스터(John Webster)의 《백마(The White Devil)》와 《몰피 공작부인》은 남성들의 폭력에 희생당하는 비극적인 여주인공을 등장시킴으로써 당대 사회가 가진 문제점을 지적하였다는 의의를 갖는다.
 
 런던을 배경으로 한 도시희극(city comedy)도 Jacobean Drama의 인기장르 중 하나였다. 토머스 미들턴(Thomas Middleton,1580-1627)은 작중 인물과 가문, 또 상인들이 런던 현지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사회적 희극을 발표했다. 전 시대의 셰익스피어비극보다 훨씬 더 강렬한 광기와 복수를 주제로 한 그의 비극은 웹스터의 것만큼이나 어둡고 폭력적이었다. 미들턴은 그의 작품에 어떠한 가치도 확실하지도, 정착되지도 않은 사회와 인간애보다 우선시되는 부패현상을 담음으로써 삶을 비관적으로 묘사하였다.

 이처럼 인간의 부정과 타락을 다룬 Jacobean Drama들은 1620년대에 이르러 극단적 개신교인 청교도주의자들의 반발을 부르게 된다. 청교도인들은 엘리자베스 시대의 비성서적인 기존의 종교를 배척하고 금욕주의적 삶을 추구하였기에 당시 문화예술의 정점에 있던 연극과 극장을 과거의 악습으로 여겼고 이를 비판하였다. 결국 1642년, 청교도주의자의 탄압으로 인해 영국에 극장 폐쇄령이 내려짐으로써 English Drama의 골든 에이지는 막을 내리게 된다.
 
 
 
3. 영국 르네상스의 마지막 발현, 시

 

 16세기 초, 이탈리아의 영향을 받아 정형화된 궁정풍의 시가 상류층 사이에서 읽히며 시는 점차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소네트(Sonnet)는 이탈리아의 Petrarcha에게 영향을 받은 Elizabethan 시의 가장 대표적인 형식으로, 14행과 10음절로 이루어지며 영국에서는 1530년대에 최초로 쓰였다고 한다. 이후 1590년대에 셰익스피어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임박한 죽음과 사회적 혼란을 담은 소네트를 발표했고, 이를 통해 소네트 형식은 더욱 유명해진다.
 
 Petrarchan Sonnet의 일반적인 각운과 달리. Elizabethan Sonnet은 abab cdcd efef gg의 각운형태를 띤다. 마지막의 2행은 couplet이라 불리며, 어조를 비슷하게 만드는 대구법을 사용함으로써 시 전반부의 현상에 대한 셰익스피어의 해석을 직접적으로 나타냈다. 셰익스피어는 사랑과 이별, 외로움과 변화, 그리고 여성의 야성미와 남성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총 154개의 소네트를 남겼다. 또 초서(Geoffrey Chaucer)를 잇는 영시의 대가, 에드먼드 스펜서가 이 시기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에드먼드 스펜서.jpg
 
4)에드먼드 스펜서
[ Edmund Spenser (1552?-1599) ]

미완성의 대작(大作)인 장편 서사시《페어리 퀸(선녀 여왕)》을 쓴 영국의 시인이다. 약동하는 이미지의 아름다움은 예로부터 많은 시인을 사로잡았으며, 그의 ‘스펜서 시체(詩體)’라는 형식의 아름다운 음악성은 절찬을 받아왔다.

    
 
스펜서는 Elizabeth시대 시인 중의 시인으로, 그의 대서사시 《페어리 퀸》은 200년 전에 쓰인 초서의 《켄터베리 이야기》 이후 가장 중요한 영시로 꼽힌다. 스펜서는 엘리자베스 여왕을 부와 평화를 가져다주는 작품의 히로인 Gloriana으로 비유함으로써 시를 통해 여왕을 찬미하였다. 또 ‘ababbcbcc’형의 각운을 가지는 9행의 시 형식 ‘스펜서 시체(Spenserian Stanza)’를 만들어냈다.
 
 

 
형이상학파 시인
[Metaphysical Poet]
 
전기: John Donne, George Herbert
후기: Henry Vaughan, Thomas Traherne, Andrew Marvell



 후에 18세기 비평가인 사무엘 존슨이 ‘형이상학파’라고 명명한 이 시인들은 당대에는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서 대중적으로 사랑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20세기에 시인이자 비평가인 T.S 엘리엇이 ‘현대의 시는 어려워야 한다’는 말과 함께 그들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비로소 주목받기 시작했다. 형이상학적 시들은 주로 종교적인 주제를 다루었는데, 직접 신에게 말을 거는 등의 방법을 통해 신을 인격화함으로써 신과 인간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그들의 시 속에 구축하였다. 이러한 시들의 종교적인 주제는 쉽게 다른 주제로 전환되는데 성시(Holy Sonnet)가 연애시로 전환되기도 하고, 죽음에 도전하던 화자가 종교에 대한 더 두터운 신의를 다짐하기도 한다.
 
 형이상학파 시인들은 이전과는 달리 과감하게 당대의 지적·감정적·종교적 문제들을 시에 담았다. 그들은 근대적인 어조로 삶의 기쁨과 절망 등의 내적 갈등을 드러냈는데, 여기에 풍부하고 참신한 심상을 접목하였다. 이를 기상(Conceit)이라 하는데, 기발한 상상이라는 뜻의 기상(奇想)은 본질적 사실에 의거하여 어떤 사상성을 발견하고 놀라움을 주어 깨달음을 얻는 방법이다. 특히 후기 형이상학파 시인 중 가장 중요한 앤드루 마블(Andrew Marvell)은 기존 형이상학 시가 가지는 종교적이고 세속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시의 본질과 당대의 관심사까지 더한, 복잡하면서도 참신한 형이상학 시를 완성해냈다는 문학적 업적을 남겼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1630년대에서 1640년대까지, 영국은 국가적·정치적으로 많은 고난을 겪었다. 극단적 성향의 청교도주의자들은 전보다 더욱 강성했고 이들은 찰스Ⅰ의 후원자였던 왕당시인들과 대립각을 세운다. 물론 이러한 시국에도 시는 계속 쓰였다. 대신에 형이상학파의 시보다는 훨씬 단순하고 서정적인 방법으로 사랑, 또는 시대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를 다루었다. 그리고 마침내 1649년, 군주정이 폐지되고 찰스Ⅰ세가 처형됨에 따라 절대적 권력을 자랑하던 영국의 왕당파가 패배하고 공식적으로 영국의 르네상스는 끝이 난다.
 
 영국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도 평탄한 왕조를 이룩했던 골든 에이지. 이 시기에 사회문화적 르네상스를 맞은 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골든 에이지를 이루어 낸 칭송받는 여왕과 이후 그녀의 죽음, 그리고 왕의 처형과 몰락으로 끝난 중세 영국사회는 문학사조와도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는다. 주류 장르에서 밀려난 drama, 찰스Ⅰ세의 처형으로 막을 내린 영국 르네상스를 보면 사회가 예술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가를 실감할 수 있다. 문화예술은 그 시대, 그 사회의 사람들을 대변한다.
 
 그러나 르네상스가 끝났다고 해서 예술이 후퇴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을 중심으로 한 르네상스에 대한 작용-반작용으로 다음 사회는 또 그들만의 개성과 감성을 담은 작품들을 탄생시킬 것이다. 다음 오피니언에서는 복고된 왕정과 함께 돌아온 drama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이제 또다시 정치적 격동을 거치면서 사람들이 빚어내는 시대정신과 문학은 어떨지 기대해보자.
   
 
 
 

[인물 정보 및 참고문헌]

1. The Penguin Guide to Literature in English: Britain and Ireland, ed. Ronald Carter and John McRae (Pearson Longman, 2010) ISBN: 978-0-582-46567-1

2. [네이버 지식백과] 르네상스영문학 [Renaissance English Literature] (학문명백과 : 인문학, 형설출판사)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164857&cid=44411&categoryId=44411)

1) [네이버 지식백과] 크리스토퍼 말로 [Christopher Marlowe] (두산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91621&cid=40942&categoryId=33449)

2) [네이버 지식백과] 벤 존슨 [Ben Jonson] (두산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42298&mobile&cid=40942&categoryId=34407)

3) [네이버 지식백과] 존 웹스터 [John Webster] (두산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31681&cid=40942&categoryId=34407)

4) [네이버 지식백과] 에드먼드 스펜서 [Edmund Spenser] (두산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17445&cid=40942&categoryId=33449)

5) [네이버 지식백과] 페어리 여왕 [The Faerie Queene]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영미문학, 2013. 11., 인문과교양)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996906&cid=41773&categoryId=44395)
 



서포터즈6기_손정연.jpg
 

[손정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3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