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핀, 세련된 전달 방식

클리셰 깨부수기
글 입력 2015.06.2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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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극을 하는 시간만큼은 그 극의 세계에 온전히 빠져서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는 뮤지컬이 있는가 하면, 교과서적인 교훈이라던가 억지 감동을 주입시키려는 제작자의 의도가 뻔히 보이는 뮤지컬도 있다. 제작자의 의도가 느껴지는 순간 관객의 상태는 깨져버린다.
 
 
  극예술은 일종의 '속임', '쇼'이다. 같은 거짓말이 계속되면 잘 속지 않듯이, 클리셰의 과다한 사용은 관객들로 하여금 극중 상태를 깨지게 만든다. 클리셰로 가득차서 거기서 거기인 대극장 뮤지컬들을 몇 편 보고 슬슬 싫증이 날 때쯤, 연세대학교 중앙 뮤지컬동아리 '로뎀스'에서 공연한 '피핀'을 접하게 되었다.
 
 
  '피핀'은, 지금까지 봐 왔던 뮤지컬의 전통적 스타일에서 많이 벗어나 있었다. 일반 대중들이 보기에 지금까지의 뮤지컬과는 약간 달라서 다소 난해할 수 있겠다 싶은 모더니즘적인 설정들이 많았다. 실제로 이 공연은 허나 필자는 '취향 저격'당했다. 무대디자인도 정말 예쁘고, 조명연출과 화려한 안무가 돋보였다. 안무 중에선 특히 섹스와 관련된 부분을 관능적인 군무 및 독무로 천박하지 않고 세련되게 표현한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또한 극을 풀어나가는 방식도 극중극 형식에 소격 효과를 쓰는 등, 흔한 뮤지컬과는 많이 다른 방식이었다.
 
 
  관극을 다 하고 굳이 이 극의 주제를 생각해 보니 이 극의 주제는 '평범한 것이 가장 특별한 것' 및 '소중한 일상에 최선을 다하자'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자칫하면 뻔한 교훈을 주입하는 식상한 극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전달 방식을 시니컬하게 뒤집음으로써 극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흔한 뮤지컬에서 그러한 것처럼 만약에 마지막 씬에서 나온 세 사람이 서로를 행복하게 바라보고, 모든 앙상블이 나와서 희망적인 넘버를 다같이 합창하며 막을 내렸다면 어땠을까? 아마 약간 깼을 것 같다. 그런 방식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적어도 이 극처럼 주제 자체가 쉬이 교훈적으로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극은 그런 흔한 방식이 클리셰로 느껴지기도 쉽다.
 
 
  좋은 극을 접하게 해 준 연세대학교 중앙뮤지컬동아리 '로뎀스'에게 감사드린다.
[박소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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