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을 이야기 하지 않는 힙합, 인생을 속삭이는 힙합 [공연예술]

글 입력 2015.06.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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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사랑 노래 말고, 또 없을까?

 사랑을 이야기 하는 노래는 많다. 백아연의 ‘이럴거면 그러지 말지’,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 AOA의 ‘심쿵해’…. 솔로 가수부터 밴드, 아이돌 그룹까지 모든 가수들은 거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사랑노래는 넘쳐흘러 내린다. 그런 와중에 사랑 이야기가 아닌 인생을 이야기 하는 노래들이 있다. ‘사람 냄새’가 폴폴 나는, 사람이 사는 노래. 그중에서도 힙합은 사람이 사는 이야기를 잘 풀어낸 곡이 많다. 힙합은 가사가 주를 이뤄 인생 이야기를 잘 표현할 수 있고, 또 직접 가사를 쓰기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 노래가 많다.

 인생을 속삭이는 힙합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주로 다룬다. 추천하는 힙합노래도 그렇다. 살면서 한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내용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인생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추천곡들은 인생의 첫걸음에서부터 삶에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노래하고, 힘들고 지친 삶을 위로하기도 하며 죽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했다. 이 글을 보는 당신도 추천 곡을 들으면서 곡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1. 첫걸음(Feat. Kirin 기린, Plastic Kid) - 올티




“마라톤은 완주가 중요해. 근데 1등에게 고개를 숙여 왜. 너의 호흡대로 달리라고”
“심장을 뛰게 하는 일이 너의 나침반. 헛발이라며 자책하지 마. 첫걸음을 뗀 용기가 중요하니까."

 올티의 첫 앨범 「졸업」에 수록된 곡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에 첫걸음을 떼지 못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준다. 두려움은 그 분야에 대해 이미 자신보다 더 많이 알고 있고, 잘하는 사람에게서 온다. “내가 이 일이 맞는 것일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나보다 훨씬 잘 하는 사람도 많을텐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면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첫걸음’에서는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한다.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그게 맞는 일이라며 토닥여주는 것 같다. 당신도 지금 하고 싶은 일이 있음에도 망설이고 있지는 않은지. 이 곡에서처럼 인생의 ‘첫걸음’을 내딛어 보는 건 어떨까?  




2. 거품 안 넘치게 따라줘(feat. Crush, DJ Friz) - 다이나믹 듀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나 살고 싶어. 거품 적당히 눈 덮인 맥주처럼."
"일년의 계획 어른스럽게 세워도 초등학생의 방학 시간표처럼 무너지고
책임감 땜에 고개가 무거워도 숙일지언정 떨구진 않겠다고 다짐하고."


 다이나믹 듀오의 7집 「LUCKYNUMBERS」에 수록되어있는 곡이다. 다이나믹 듀오는 이번 앨범에서 특별한 삶 보다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다. 그중에서도 '거품 안 넘치게 따라줘'는 거품 적당히 눈 덮인 맥주처럼,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살고 싶은 '소망'을 노래한다. 자신의 소망을 맥주의 거품에 비유한 것이 신선하고 또 공감이 간다. 그밖에도 공감 가는 가사들이 있다. “밤새 놀기 위해 단지 두가지가 필요해. 위닝일레븐 근처에 세븐 일레븐만 있으면 돼.” 맞다. 사실 편의점만 있어도 친구들과 떠들고 놀 수 있다. 이런 가사에서 볼 수 있듯이 이 곡은 소박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즐기는, 그리고 이런 소소한 행복들이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져 있다. 




3. 그대로 있어도 돼(feat. Crush)- 슈프림 팀




“어느 곳에 있든 잘 하고 있는 거야. 이대로만 해 내일도. 많은 길을 돌아왔고
첨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없지만 끝이 어딘지 몰라도 난 괜찮다고 느껴 언제나.”
“니가 있는 곳에 그대로 있어도 돼. 잠시 어두워져도 불안해하지마”


 이 곡은 슈프림 팀의 「Thanks 4 The Wait」에 수록된 곡이다. 삶에서 무언가 하고는 있는데 아무것도 안한다고 느껴질 때, 그때 잠시 그대로 있어도 된다고 위로해준다. 일을 하면서 힘들 때가 있다. 아무 것도 한 게 없다고 느껴질 때. 사람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진다.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그럴 때 이 노래를 들으면 위로가 된다. 불안해하지 말라고, 괜찮다고, 이대로만 하라고, 지금껏 잘 해왔다고, 토닥여준다. 인생에서 ‘잠시 쉬어가는 타임’인 것이다. 잠시 멈추고 조금씩 걸어가도 괜찮다. 당신, 충분히 잘 하고 있다.




4. If I die tomorrow - 빈지노




"1800원 짜리 펜과 내가 세상에 내놓은 내 노래가 가진 색깔까지 모두 다 다시는 못 볼 것 같아. 삶이란 게 좀 지겹긴 해도 좋은 건가봐."
"난 이 노래 안에 있으니까 나의 목소리를 잊지 마."


 빈지노의 첫 솔로 앨범 「24 : 26」에 수록되어 있는 곡이다. 이 곡은 '내가 만약 내일 죽는다면 오늘 무엇을 할까.'에 대한 고민을 노래한다. 빈지노는 25년간 살아왔던 추억을 되돌아볼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노래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내일 죽는 오늘 나의 감정을 노래한다. 죽으면 자신이 만든 노래를 못 들을 것이고, 랩도 쓰지 못할 것이다. 삶이란 게 힘들 때도 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거구나. 하고 깨닫는다. 그리고 죽더라도 노래 안에는 여전히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내일 죽으면 오늘 무엇을 할까 많이 생각해봤는데 나도 빈지노와 마찬가지로 지난  날을 회상할 것 같다. 그러면서 살아왔던 삶을 그리워할 것 같다. 행복했던 일을 추억하면서.       



*참고자료
[이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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