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SBS 인기가요 공정성 논란_불공정한 현실에 대한 불만 표출 [문화전반]

글 입력 2015.06.18 00:3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SBS인기가요.jpg


 이번 한 주 대중음악 팬들 사이의 뜨거운 감자로 ‘SBS 인기가요(이하 인기가요)’의 순위제에 대한 공정성 문제가 떠올랐다.


 ‘인기가요’는 SBS의 대표 음악방송으로, 2000년 2월 첫 방영된 이래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인기가요’는 공중파 3사 음악 프로그램 중 비교적 출연가수, 연예기획사와의 갈등이 적어 다양한 가수들의 무대를 볼 수 있다는 차별점을 갖는 방송이다. 때문에 많은 대중음악 팬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음악 방송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인기가요’는 순위제의 공정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기가요 순위선정방식.JPG

 음악방송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순위제를 들 수 있는데, 공중파 3사의 음악방송은 대체로 음원ㆍ음반 점수, 방송횟수 점수, 사전투표점수, 현장투표점수 등을 합산하여 순위가 결정된다. ‘인기가요’의 경우에는 음원점수 55%, SNS 점수 35%, 음반점수 5%, 시청자 사전 투표 점수 5%를 합산한 결과로 순위를 정하는데, 문제는 5%의 사전 투표에서 발생하였다.

   

 

                     ▲SBS 인기가요 순위 선정 방식


 최근 가요계에서는 빅매치로 불리는 빅뱅과 엑소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각각의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고 예민하게 ‘1위 만들기’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인기가요’에서의 전산오류로 인해 엑소의 ‘LOVE ME RIGHT’이 사전투표에서 누락되었고, 같은 시기 빅뱅은 기존의 후보곡이었던 ‘BAE BAE’의 활동을 마치고 신곡 ‘뱅뱅뱅(BANG BANG BANG)’으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여 ‘BAE BAE’ 사전투표가 리셋된 상태에서 ‘뱅뱅뱅’의 사전투표가 진행되었다. 한껏 예민해져 있던 팬들은 이에 대해 인기가요 측에 항의하였는데, 엑소의 경우 전산오류에 의해 누락된 것이므로 그에 대한 시정조치를 취하였는데 반해, 빅뱅은 곡이 교체된 것으로 원칙 상의 문제가 없다며 그 어떤 조치도 행해지지 않았던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인기가요 측은 “타 가수와의 형평성을 위해 신곡에 이전의 곡에 대한 사전투표를 합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며 나름의 공정성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빅뱅 팬들은 “빅뱅과 엑소를 차별한 것이다”라며 공정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절차상의 공정성과 상대적 공정성의 대립인 셈이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인기가요’는 여론의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이전에도 음악방송의 공정성은 계속해서 문제시 되어 왔다. 그런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음악방송의 공정성에 대해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필자는 음악방송은 모두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각각의 방송사 기준에 한해서 말이다. 음악방송의 1위나 연말 시상식에서의 상은 어찌됐든 방송사가 주는 상이기 때문에 그에 있어 공정성이라 함은 방송사의 기준에 의한 공정성임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사회의 보편적인 공정성과는 조금 다른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사 별로 순위선정기준이 다른 것이고 순위가 다른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에서 사회의 보편적인 공정성을 찾는다. 그리고 그것이 부재할 경우 굉장한 분노를 표출한다. 음악방송은 자신들의 자체적인 원칙을 지키고도 욕을 먹는 억울한 상황에 놓여진다.


이러한 현상은 현대사회의 불평등 구조와 연결된다. 오늘날의 사회가 구조적으로 평등하지 못하기에 대중은 비교적 자신의 의견이 쉽게 반영되는 대중문화, 음악방송에서 평등과 공정과 형평성을 찾고 요구한다. 혹여나 그것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는 방송사에 대한 불만뿐만 아니라 현실사회에서 느꼈던 불평등에 대한 불만을 함께 표출하는,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가 극대화되는 현상을 불러온다. 즉, 현실이 공정하지 못하기에 대중문화에서 그 가치를 추구하고 그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다.


 문화예술이 어떠한 감정 표현의 창구가 되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문화예술의 기능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대중은 자신이 표현하는 그 감정이 무엇으로부터 발생한 것인지를 정확히 인지하면서 문화예술을 영위해야 한다. 자신이 느낀 감정을 문화예술을 즐기며 해소하는 것이지, 문화예술에 그 감정을 대입하고 그것이 마치 문화예술로부터 발생한 감정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는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 가서 눈 흘기는 셈이다. 문화예술을 통한 현실 비판이 되어야지 현실의 문제를 문화예술이 뒤집어 쓰게 해서는 안 된다. 문화예술은 화풀이 대상이 아니다.

 

 

참고자료

일간스포츠 [‘인기가요’ 논란으로 본 순위제…’공정한가요?’(15. 06. 16/ 황미현 기자)]

SBS 인기가요 공식 홈페이지






서포터즈4기_김주현님.jpg





[김주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4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