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스위스 뉴 취리히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고

글 입력 2015.04.27 19:5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포스터NZO.jpg


  정말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보았다. 사실 매번 한가람 미술관이나 예악당만 들리다가 콘서트홀에서 공연은 처음이라 설레기도 했다. 가는 길에는 5월에 보게 될 ‘피가로의 결혼’을 비롯한 대한민국오페라 페스티벌에 관한 포스터와 플랜카드가 걸려있었다. 새삼 더 마음이 두근거렸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했기에 티켓팅을 하고 주변에 있는 음악분수도 관람하다 여유롭게 들어갔다. 규모는 작았지만 저녁 분위기에 적절하고 운치 있었다. :) S석에 11열이라서 무대가 잘 보였고 관람하기에 적절한 위치였다.


1. ‘마틴 스튜더’의 지휘는 유쾌했다. 이런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개구쟁이 펭귄이 등장하여 연주를 하는 느낌이었다. (펭귄이라는 모습은 검은색 슈트와 걸음걸이를 보고 떠오른 것이다.) 지휘대에 서자마자 ‘안녕하세요.’라는 말을 시작으로 오케스트라 소개를 하고 곡과 음악가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공연을 하는 국가의 말을 연습해왔다는 것이 관객들에 대한 예의나 친근감으로 다가왔다. 지휘할 때에도 양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흐르듯이 그리고 춤을 추듯이 지휘하는 모습이 흥겨웠다. 또한, 각각의 장이 끝날 때마다 손짓으로 그 장에서 가장 돋보이거나 열심히 했던 연주자를 일으켜 함께 박수를 받게 하였는데 지휘자로써 연주자를 칭찬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보였다. 

앙코르로 했던 곡들도 귀에 익숙한 곡들이었고 객석에서 시작된 박수를 곡에 맞게 조절하는 것을 보면서 관객이지만 한 명의 연주자가 된 것 같아 즐거웠다:) 지휘자에 따라 오케스트라의 색깔이 달라지는 만큼 마틴 스튜더를 보았을 때 그 오케스트라는 자유롭고 재미있는 오케스트라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2. 플루트라는 악기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Rodrigo의 플루트 협주곡 ‘pastoral’를 들으며 도입 부분에서 ‘플루트의 소리가 이상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이 끝나고 다른 영상들을 찾아보았는데, 아무래도 곡과 플루트라는 악기에 대한 나의 이해가 떨어졌던 것 같다. 감상하는 내내 고음에서 나는 센 소리와 관을 통과하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는데 ‘연주자의 기법의 부족한 건가?’, ‘악기 고유의 특성인가?’로 고민을 했다. 하지만 다른 영상을 비교해서 들어보니 그 부분에서는 소리 자체가 그런 특성을 지니는 것 같았다. 평소 플루트는 ‘지저귀는 새소리’같다고만 생각해서 부드러운 음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런 음을 처음 접해서 당황했었다. 그래서 플루트는 다양한 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이 곡을 다시 듣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루트의 기교가 뛰어나지만 그것을 위해 고음의 플루트소리와 쇠 소리를 다시 듣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3. 전문가와 함께 하여 곡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았던 음악 공부의 한계가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피가로의 결혼’이나 ‘나부코’의 서곡은 프리뷰에서 미리 줄거리를 알아갔고 동영상을 통하여 미리 들어보아 익숙했다. 하지만 처음 들었던 플루트 협주곡 ‘전원’이나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의 일부 악장은 이해하거나 느끼기에 난해한 부분이 있었다. 음악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있고 그것을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얼마나 재미있게 표현하였는지를 아는 것이 재미인데, 그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웠다. 옆에서 보다 지식이 많은 사람이 ‘이 부분에서의 포인트는 이것이다.’, ‘이 지휘자의 특성이 이런 부분에서 나타난다.’라는 것을 설명해 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비교할 경험도 지식도 부족한 상태에서 그냥 무작정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조금 버거웠다. (주변에 음악을 하는 친구가 없기에 ㅠㅠ 책이라도 더 열심히 공연을 가기 전에는 꼭 다 찾아서 들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 오케스트라의 꽃은 현악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관악기와 타악기가 더 돋보였던 것 같다. 현악기의 소리 위에 관악기와 타악기가 적절한 포인트를 주었다. ‘나부코’ 서곡에서 낮게 깔리는 트럼펫의 소리가 참 멋있었고 그 이외에서도 관악기는 특유의 웅장함을 잘 나타냈던 것 같다. 또한 그동안 타악기는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었는데, 웅장함을 절정을 표현할 때의 팀파니 소리와 잘게 쪼개지는 작은북, 맑고 영롱했던 트라이앵글은 고유의 분위기를 더욱 증가시키는 효과를 했다. 그동안 ‘트라이앵글이 무슨 악기이냐.’라고 무시했던 나를 반성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공연을 보다 보니 다소 엉뚱한 생각이지만, ‘쉬지도 않고 계속 연주하는 현악기에 비해 관악기나 타악기는 노는 시간도 많은데 월급을 더 적게 받아야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진짜로 악기별로 월급이 다를까? 궁금하기도 하다. 음악 하는 친구가 있다면 한번 물어보고 싶은데...:) 아무튼 여담이고 보이지 않았던 악기들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끝으로 궁금한 것도 많고 혼자 여러 생각을 해보았던 첫 오케스트라 직관의 후기가 끝났다. :) 글쓴이가 음악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으로 리뷰를 작성해서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하지만 전문적인 시선이 있다면 나와 같은 일반인의 시점 또한 가치 있지 않을까? 아직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더 많이 들어보면 될 것 같고 그것과 더불어 간단하게 관련 자료를 찾아보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담이지만 가족, 연인과 함께 하는 주말 저녁 예술의 전당의 모습이 참 멋있었다. 더 자주 가고 싶다 :) 5월에 오페라를 보러 갈 때에는 보다 이해하고 즐기고 올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지!

[김미래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