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9) 세월호 참사 1주기 사진전 : 빈 방 [전시, 류가헌갤러리]

글 입력 2015.04.0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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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 사진전 : 빈 방


크기변환_전시.JPG


 
 답답한 세월이 지나고 다시 찾아온 잔인한 사월이다. 기억해 온 사람들과 잠시 잊은 사람들, 그리고 한동안 생각하지 못햇던 모든 사람들에게 변함없이 다시 찾아 온 사월이다. 움츠려졌던 어깨가 펴지고 고운 꽃망울이 올라오는 봄이다. 우리 아이들만 다시 볼 수 없는 잔인한 사월이다.

 벌써 1년이다. 아이들의 방은 주인을 잃었다. 빈방에는 '주인 잃은 침대'와 '주인 잃은 책상', '주인 잃은 교과서', '주인 잃은 컴퓨터', '주인 잃은 인형'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행복한 일상을 정리하던, 아이들의 방은 우리에게 그들의 부재(不在)만 강하게 각인시켜주고 있다.

 오늘, 희생된 아이들은 그들이 남긴 흔적으로 가득 찬 빙방 안에 고스라니 남아 잇다. 빈 방의 흔적만으로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이거이 비그적 참사와 잔인한 사회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현재 남아 있는, 유일한 실재적 모습이다.

희생된 아이들도, 살아남은 우리에게도 참 잔인한 사월이다.






세월호 참사 1주기 사진전 : 빈 방


일자 : 2015년 4월 7일(화)~2015년 4월 19일(일)

시간 : 10시 30분~18시 30분 / 월요일 휴관
 
장소 : 류가헌갤러리 (서울 종로구 통의동 7-10)

티켓가격 : 무료

주최 : (사)416가족협의회

주관 : 416기억저장소, 기억공간re:born, 류가헌, 세월호를생각하는사진가들, 오마이뉴스

후원 :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아름다운재단, 안산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의 : 02-720-2010





<상세정보>


 '그들의 몸이 찾이하던 공간이 텅 비어버렸다'
 부재의 증명으로서의 <빈 방>
  - 사진가 15인이 기록한 세월호 참사 희생학생들의 빈 방들

 방이다. 벽에 나란한 사진들과 의자에 걸쳐진 옷으로 보아 남자의 방이다. 책꽂이에 채들은 그가 고등학생임을 가늠케 한다. 일본어를 공부하는 남학생이다. 피아노와 기타를 좋아하고 악보를 보며 연습도 하는 모양이다. 모자를 즐겨 쓴다.

 2014년 4월 15일 방의 주인이 문을 열고 나갔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이 방은 부재하는 사람을 대신하여 그를 말하고 있다.

 모든 것은 1년 째 그대로다. 비스듬하게 놓아 둔 컴퓨터 키보드조차 비스듬한 채다. 다만 달라진 것은 방의 주인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 4반 최성호 군. 방과 방 안의 사물들은 여전히 존재함으로써, 부재하는 이의 부재를 뚜렷이 증거한다.

1.JPG
김민호, 4반 최성호 방, 00x00cm, digital inkjet pigment, 2015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기록자원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416 기억저장소>는 지난 1년 동안 희생학생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녹취하고 아이들의 기록과 사진을 스캔하여 정리했다. 기억의 총체로서 3차원의 공간인 아이들의 빈방을 기록하는 일은 사진가들의 몫이었다. 작년 말부터 50여명의 사진가들이 참여하여 희생학생들의 방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고, 현재도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 가기 다른 사진의 역사와 언어를 가진 사진가들이 저마다 다른 날, 다른 학생의 방을 방문했지만 사진을 통해 망각에 저항하고자 하는 의지는 같았다.

2.JPG
최형락, 2반 김수정 방, 00x00cm, digital inkjet pigment, 2014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이 아이들의 방 사진이 전시된다. 김흥구, 이우기, 박승화, 조우혜, 허란 등 다큐멘터리 사진가부터 기자까지 15명의 사진가가 찍은 54명의 방으로, 빈 방을 통해 세월호 희생학생들의 존재를 증명하는, '지속되는 현실'로서의 사진이다.

3.JPG
노순택, 10반 이단비 방, 00x00cm, digital inkjet pigment, 2015
 
 서울 통의동의 <류가헌> 전시2관에서 '빈 방'이라는 제목으로 4월 7일부터 19일까지, 안산 <416기억전시관>에서는 '아이들의 방'이라는 제목으로 4월 2일부터 5월 31일까지 계속된다. 더불어 희생학생들의 목적지였던 제주에 위치한 <기억공간 re:born>에서는 4월 16일부터 올 해 말까지 학생들의 유품 사진이 전시된다. <오마이뉴스>에서는 웹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전시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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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작가

김민호, 김신, 김흥구, 노순택, 박승화, 이우기, 이재각, 임태훈, 점좀빼,
정영구, 조우혜, 조진섭, 최형락, 허란





[정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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