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3) 'Child-like Memory' 정희기展 [기타,미나갤러리]

글 입력 2015.03.0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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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like Memory


Feb 16 ~ Mar 13
월-금 12:00~18:00
토 12:00~17:00

미나갤러리

02-595-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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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지젤(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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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하는 상실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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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gether (2015)





상실'들'에 대하여

먼저, 사적인 이야기 하나를 더듬어야겠다.

사진을 찍던 정희기가 어느 날 인형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왔다. 그녀는 자신의 오래된 사진 속에서 시간의 표지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기억의 회로를 돌려 정지해본 적이 있을 법한 유년의 어떤 순간. 그녀는 자신의 어린 시절 속에서 늘 동행했던 ‘코코’라는 이름의 인형을 포착했다. 그녀와의 수다에서 나 역시 오랜 시간 잊고 있었던 인형의 형상 하나를 떠올릴 수 있었다. 부러 인형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에게 끝내 자라지 못한 무언가에 대한 애착은 그다지 생경하지 않은 감각일 것이다. 그리고 정희기는 애착이 무엇에서 기원하고 있는지를 추적하는 것 대신 한 시절 친밀했던 대상을 현재의 자리에 포개놓는다. 언젠가부터 필요 없어져버린 혹은 자연히 잊혀져버린 인형을 상실이란 이름으로 호명한다. 이미 인형에 대한 애착이 어떤 상실로부터 시작되었다면, 우리는 그 인형을 지금 다시 응시함으로써 상실한 것으로부터 또다른 상실‘들’을 불러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코코’가 아닌 기다랗게 늘어난 팔과 다리, 천 조각들로 구성된 피부, 표정 없는 얼굴, 평면화 된 몸을 가진 제각각의 코코‘들’ 사이에서 낯설고도 닮은 우리의 기억 속 대상들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내 숨어있던 상실들을 복기할 수도 있다. 솜인형처럼 말랑말랑해진 기억 속을 유영하는 일은 크게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뭉뚝하게 재현된 과거의 정황들을 어루만지며 우리는 이 서늘하고도 따뜻한 마주침 그 자체를 우리의 주머니 속에 넣어두고 싶어질지 모른다. 피해갈 수 없었던 애착의 대상은 불결하기도 하지만 있는 그대로 솔직히 사랑스럽기도 하다. 앞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상실‘들’을 바라봄으로써, 기원이 아닌 흔적들을 수집함으로써 우리의 모든 판단은 당분간 유예될 것이다.


blog.naver.com/happyllm

작가노트 : blog.naver.com/vasilly




[김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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