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앙리 카르티에-브레송展 의 소소한 장단점

글 입력 2015.02.17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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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CB2014_홍보포스터_01.jpg


* 이 리뷰는 2015.02.10.화 에 다녀온 사진전을 기반으로 하여 작성된 후기입니다.


평소에 사진 찍는 일을 굉장히 좋아하는 내게 사진전은 특별하다.

사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展 의 프리뷰를 쓸 때까지는 사진전에 가게되어 기뻤지만 아리송했다.

워낙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기위해 홍보하는 사진전이 많기 때문에 사진을 좋아하는 나로써도 그다지 특별하게 여겨지진 않았다. 그런데 사진전에 직접 다녀와보니 도록이나 웹상으로 볼 때보다 실제로보는게 훨씬 좋다는 점을 느꼈다.


첫 번째로, 사진전을 맞이해주는 티켓이다.

<작가 알베르 카뮈> 사진이 앞면에 프린트되어 있고 뒷면에는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어록 한 구절과 사진전 정보가 간략하게 쓰여있다. 다른 사진전을 관람할 때 받아본 평범한 티켓과 대조적으로 차별화시킨 이 사진전의 티켓은 다니엘헤니를 연상케하는 작가가 흰색과 검은색 머리카락이 대비시켜 뛰어난 지성을 돋보이고 미묘한 표정으로 담배를 물고 트렌치코트 깃을 올린채 바라보는 시선이 흑백사진과 잘 어울려 사진전의 첫 인상을 좋게 만든다. 뿐더러 영화,공연,전시회 등의 티켓을 모으는 분들께는 사진이 프린트된 티켓이라서 더욱 가치있게 여겨질 것이다.


두 번째는 입구에 위치한 포토존이다.

포토존 외 카메라 촬영을 일체 금지시키기 위해 미리 입구에 포토존을 설치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 사진전에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展 초창기 작품이 전시된 '거장의 탄생', 사람의 심리상태에 따라 제각각 달리 보이는 '영원한 풍경', 20세기 거장의 캐릭터를 사진으로 추측 가능한 '순간의 영원성'으로 총 3가지의 테마가 준비되어 있다. 그래서 포토존 또한 테마에 맞춰 3가지가 준비되어 있다. 각 테마를 대표하는 사진과 이에 어울리는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어록이 사진 위에 쓰여있다. 포토존이라면 사진을 크게 키워서 실을 수 있었을텐데 사진의 크기를 줄이고 글귀를 위에 쓴 이유는 글귀와 사진이 조화를 이뤄서 분명 사진 관람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실은 것이다. 글귀 3줄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터이니 사진과 매치시켜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세 번째는 관람객 매너이다.

DDP에 처음 사진전을 보러 와봤지만 모두들 적잖이 목소리를 낮추고 서로 사진에 대해 의논하고 사진 옆에 쓰인 부연 설명을 찬찬히 읽으며 사진을 충분히 헤아리는 모습이 어느 사진전에서도 잘 보지 못했던 훌륭한 모습이였다. '거장의 탄생'과 '영원한 풍경'에서 주로 볼 수 있고 '순간의 영원성'에서는 핸드폰 카메라로 벽에 전시된 사진들을 무자비하게 마구 찍어가시는 모습을 연달아 보긴 했으나 소수의 사진동호회 회원분들을 제외한다면 사진전을 보러 DDP에 오고 싶을 만큼 너무 편안한 곳이였다.


네 번째는 흰색 프레임이다.

영화는 깜깜한 공간에서 보아야 집중이 잘 되듯 사진은 액자에 끼워졌을 때 비로소 빛을 발휘한다. 이제는 디지털시대라서 액자에 사진을 끼우는 사람들이 드물지만 액자에 끼웠을 때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한 장의 사진에 오래 집중해서 보게 된다. 이번 사진전의 사진은 모두 흑백사진이나 풍경을 중심으로 사진을 선별하여 전시하였기 때문에 검은색보다는 흰색을 프레임 색깔로 정하여 밝고 선명한 사진 분위기를 조성한다.  또 프레임 폭이 약 6cm에 달하여 마치 큰 선물상자 안에 작은 선물상자가 들어있어, 작은 선물상자에 집중하게 되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 


다섯 번째는 다큐멘터리 상영과 카메라 전시이다.

200개가 넘는 사진 작품들을 감상할 때 전시장이 한가할때면 혼자 6시간정도 걸려서 사진을 관람하는편이다. 그렇지만 이번 사진전에서는 오디오를 2시간 동안만 빌리기로 약속해놓아서 서둘러 사진을 보기 위해 노력했으나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사진앞에 오래 머물러서 감상하시는 분이 많이 계셔서 사진 반 사람 만을 본 것 같다. 그동안은 오래 서서 사진을 보더라도 앉아있을 공간이나 쉼터가 사진전 내에 마련되지 않아서 사진전을 다녀오고나면 골골 거렸지만 이번 사진전은 전시장 중간즈음에 허버트클라인과 카르티에 브레송의 첫번째 감독 영화 <생명의 승리>가 무한 재생되고 있으며 스크린 앞에 탁자와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영화를 상영하거나 잠시 쉬어갈 수 있었다. 모든 사진을 관람한 후에는 1800년대부터 1900년대에 오늘날의 토대가 된 35mm 필름을 사용하는 라이카 등 카메라 디자인의 변천과정을 박물관에서보다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다. 12,000원으로 사진만 보고 나오는 사진전이 다수인데 직접 영화도 보고 카메라 전시를 관람할 수 있어 꿩먹고 알먹는 사진전이였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이 사진전의 장점은!

사진작가가 제목을 짓지 않았다는 점이다. 십중팔구 대부분의 사진들에는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이 사진을 촬영한 장소와 년도를 제목으로 제시하여 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작품을 생각하게 하였다. 다양하게 자신의 사진을 평가받고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해 주며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은 앙리 카르이테-브레송의 삶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허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기 마련이니,

이번 사진전의 오디오 설명과 사진/부연설명 위치가 조금 달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체로 사진 옆에 쓰인 부연설명과 오디오 설명이 일치하였고 관람객중에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된 부연설명을 듣기보다 같이 온 지인끼리 사진의 의도를 파악하는 모습이 재밌어보이면서도 안타까웠다. 만약 오디오에 영어로 녹음된 설명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바램이 있다.

사진/부연설명의 위치는 거의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는 곳에 배열 되어 사람들 눈에 띄지 못하는 작품이 있는 모습을 보완하면 좋을 것 같았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은 해외 곳곳을 넘나들며 사진을 찍었고, 사진을 찍기 전에 미리 철두철미하게 사전조사를 마쳐서 찰나의 결정의 순간을 포착하여 나온 사진일텐데 전시할 공간이 부족해서 인지, 최대한 본래 전시장 구조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공간을 많이 활용하기 위해서 인지, 구석진 곳에 전시되어 사람들의 시선을 받지 못한채 소홀해졌었다.

가능하다면 전시장에 바퀴가 달린 벽을 전시장 가운데에 설치하여 사진을 전시되면 좋겠다.



오디오 설명보다는 직접 부연설명을 읽어보며 자신에게 와닿는 작품을 찾아보고, 얼핏 지나갈 수 있는 곳도 다시금 뒤돌아보며 꼼꼼히 작품들을 살펴본다면 이번 사진전이 앞으로 사진을 어떻게 찍으면 좋을지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3월 1일까지 사진전이 진행되니, 아직 사진전을 잘 모르고 계셨거나, 갈까 말까 망설이고 계신분께 어서 들리셔서 관람해보시도록 권장하고 싶다.

[김여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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