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1) 가나아트 컬렉션展 [시각예술, 가나아트센터 서울]

글 입력 2015.01.2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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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 컬렉션展

INSAARTCENTER B1 - 5F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



근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미술의 아름다움, <가나아트 컬렉션>

가나문화재단은 20세기 초 우리 근대미술을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재조명하는 <가나아트 컬렉션>전을 가나인사아트에서 개최한다. 근대사의 격동기를 거치며 미술에 있어서도 서구의 다양한 양식들이 전해져, 당대 예술가들은 이를 수용하거나 새롭게 변형하며 자신들의 독창적인 예술혼을 작품에 담아냈다. 이들은 전통을 고수하거나 새로운 양식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양식과 소재를 다루었지만, 한국인의 정서가 깃들어 있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또한 함께 전시되는 근대 개화기의 판화 작품들에서 외국인의 눈에 비친 우리 선조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유럽 현대 작가 작품들을 통해서는 서양 미술의 발전과 전개 양상의 한 면을 가늠할 수 있다.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총 7개의 전시실에서는 <한국근대조각전>과 <근대한국화 4인전>을 비롯하여  <외국인이 본 근대풍물화전>과 <해외작가전: 기억과 체험> 등 <가나아트 컬렉션> 전시가 열리고,  동시에 <박수근 드로잉전>과 <고암 이응노 미공개 드로잉전 1930-1950s>이 함께 선보인다. 회화와 조각, 판화 등 총 560 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가나아트 컬렉션>전은 우리 내면에 응집된 미학을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이다.

 

<한국근대조각전> 예술가의 손끝에 피어난 한국의 미학 (지하 1층)

<한국근대조각전>에서는 네 명의 대표 작가를 통해 근대 한국조각의 흐름과 형성과정을 되짚어본다. 테라코타 특유의 투박한 손맛이 우러나는 권진규(1922-73)의 작업은 전통적인 토우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불상이나 토우에서 느낀 정서를 주변의 인물이나 동물에 부여함으로써 한국적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세계를 추구하였다. 소녀와 젊은 여인의 전신 또는 반신 나체상을 다수 제작한 김경승(1915-92)의 작품에서는 인체의 사실적 역동감을 느낄 수 있다. 김세중(1928-86) 역시 정통적인 사실주의에 입각한 다수의 인물상을 제작하였다. 김정숙(1916-91)은 대리석으로 여인을 주제로 한 생명애를 구현하거나 자연의 생명력을 유기적인 형태로 제작하였다.

해방 전후의 우리 근대조각은 사실주의에 충실한 인체조각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한편으로는 추상을 수용하려는 경향이 송영수(1930-70)를 필두로 전개된다. 송영수의 조각은 예리한 선의 표현을   통해 전반적으로 대칭을 이루며, 반복되는 선들이 만들어내는 공간의 생성과 소멸은 덧없는 인간의 역사적 시간을 담고 있다. 문신(1923-95)은 브론즈나 스테인레스 스틸, 아프리카 흑단을 주로 사용하였는데, 다루기 힘든 재료를 끊임없이 연마하여 강렬한 광택성을 추구함으로써 예술적 수행을 정진코자 한 작가 정신이 반영된 것이다.

 

<해외작가전: 기억과 체험> 시공간을 초월한 인간의 내면 (1층)

<해외작가전: 기억과 체험>은 개인의 주관, 내면의 세계뿐 아니라 집단, 사회의 문화적 기억과 경험등을 주제로 한 해외 작가들의 기획전이다.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1945-)는 과거의 역사적 사건들과 독일의 민족적·신화적 유산을 결합함으로써 개인과 집단의 기억을 중첩한다. 막스 노이만(Max Neumann, 1949-)은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불안과 고통을,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 1950-)는 자신의 몸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의 몸을 표현한다. 한편 안토니 타피에스(Antoni Tapies, 1923-2012)는 일상의 재료를 끌어들여 인간과 자연 사이의 소외와 단절을 제거하며 이를 통해 자연의 진리를 깨우치고자 한다. 토니 크랙(Tony Cragg, 1949- )은 쓰레기와 폐기물들을 나열하거나 압축하는 방식으로 대량소비와 생산의 시대에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미켈 바르셀로(Miquel Barcelo, 1957-)는 아프리카 말리에서의 체험을 바탕으로 모래, 유기물질 등을 혼합한 작업을, 피에르 알레친스키(Pierre Alechinsky, 1927-)는 추상적이면서도 시적으로 자연의 감성을 각각 선보인다.

 

<근대한국화 4인전> 근대한국화가 4인이 꽃 피워낸 한국적 서정성 (2층)

<근대한국화 4인전>에서는 근대화단을 대표하는 청전 이상범(靑田 李象範, 1897-1972)과 소정 변관식(小亭 卞寬植, 1899-1976), 이당 김은호(以堂 金殷鎬, 1892-1979와 의제 허백련(毅齊 許百鍊, 1891-1977)의 작품을 선보인다. 근대문물의 도입과 함께 서양미술이 새로운 문화로 대두되면서 한국화단은 전통화와 서양화가 공존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고, 더 이상 전통화법에 얽매이지 않은 독자적인 양식을 정립하기 시작했다. 이들 4인의 거장은 한국 사회의 보편적 정서를 각자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로 승화시켰다.

 

<외국인이 본 근대 풍물화전> 이방인, 조선을 눈에 담다 (3층)

<외국인이 본 근대 풍물화전>은 서양문물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이전인 20세기 초, 애정 어린 시선으로 한국의 풍물을 판화로 담은 여섯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엘리자베스 키스(Elizabeth Keith, 1887-1956)는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함을 바탕으로 마치 관광사진첩을 보는 것 같은 현장감을 재현하고 있다. 아시아 원주민의 초상 작업으로 유명한 폴 자쿨레(Paul Jacoulet, 1896-1960)는 화사한 색채와 윤곽선이 독특한 목판화로, 릴리안 메이 밀러(Lilian May Miller, 1895-1943)는 일본 목판화 기법으로 조선의 모습을 그렸다. 윌리 세일러(Willy Selier, 1903-?)의 동판화들은 사실적이고 치밀한 묘사로 생동감을 자아내는데, 특히 짜임새 있는 구성에 박진감있게 표현한 일상의 장면들이 흥미롭다. 버타 럼(Bertha Lum, 1896-1954)은 여성 특유의 서정적이며 애상적인 분위기를, 요시다 히로시(吉田博, 1876-1950)는 풍경화, 특히 산악과 건물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가장 한국적이고 서민적이며 독창적인 작가로 평가 받는 박수근의 드로잉전 (지하1층)

박수근(朴壽根, 1914-1965)은 해방 이후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의 생활상을 단순한 형태와 선, 투박하고 거친 질감과 모노톤의 색채로 화폭에 담아 냈다.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으로 작품을 그려야 한다’는 그의 예술철학은 감동을 자아낸다. 이번에 전시되는 드로잉 35점은 1982년 서울미술관에서 첫 전시 후 30여 년 만에 공개되는 작품인데, 주된 주제는 그의 유화 작품과 마찬가지로 시장 사람들, 빨래터의 아낙네들, 아이를 업은 여인 등 평범한 소시민들의 삶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를 투박한 질감과 색채로 담아낸 유화작품과는 달리, 간결하면서도 견고한 구도 가운데 소박하지만 정확한 필선으로 그린 드로잉에서는 고단했던 삶 보다는 일상에 대한 간단명료한 고백이 느껴진다. 또한, 마치 동화책의 삽화나 우화를 표현한 듯한 동물 드로잉과, 수렵도나 민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작품들에서는 이제까지 알려진 것과는 또 다른 박수근의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동양화의 전통 위에 새로운 조형 세계를 구축한 고암 이응노 미공개 드로잉전 (4, 5층)

고암 이응노(顧菴 李應魯, 1904-1989)는 동양화의 필묵에서 현대적 감각을 발견함으로써 전통성과 현대성을 아우른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전통 문인화를 통해 예술의 길에 들어선 고암은 무엇보다 서예 속에 형의 기본이 있다고 하였는데, 새하얀 평면에 쓴 먹선의 형태와 여백의 관계가 현대미술이 추구하는 조형의 기본이라고 파악하였다.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700여 점을 분류하고, 그 중 400여 점을 선보이는 본 전시는 불안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도 기법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통해 동양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작가의 궤적을 되짚어보는 소중한 시간을 마련해 줄 것이다. 해방을 전후로 한 시기, 그리고 도불 전까지 제작된 방대한 양의 드로잉들은 고암이 동양화의 전통적인 경향을 두루 섭렵하고 동시대 미술의 세계적 조류까지 결합하게 해주었다. 즉, 문자 추상과 인간 군상 시리즈 탄생의 밑거름이자 새로운 예술노정을 걸어갈 수 있게 한 원천인 셈이다. 이번에 발간되는 자료집의 의의가 여기에 있으며, 고암 작업의 양식적 변화 속에서 드로잉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일은 그의 예술세계를 발견하고 시기별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데 귀중한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다. 

[김진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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