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감성을 잃은 시대를 위한 시와 음악

글 입력 2014.12.2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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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 잃은 시대를 위한 시와 음악을 부르짖다
바리콘 부크하르트 폰 푸트카머 초청 콘서트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슈베르트의 음악,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사실 왠만큼 알려진 작곡가들의 음악은 거의 다 좋아하는 편이다. 음악적 편식 없이 골고루 듣는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나그네>를 들어본 적은 없다. 성악가가 노래를 이어나가는 예술가곡은 들어본 적이 사실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공연은 내게 너무나도 큰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1시간을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단 한번의 쉼 없이 이어지는 공연이라니! 시작부터 두근두근했다. 남극 등 독특한 공간에서의 공연을 선보였던 바리톤 부크하르트 폰 푸트카머가 특별히 초청되어 <겨울나그네>를 들려준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은 배가 되었다. 또 미디어월로 유명한 JW메리어트의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니만큼 공연의 퀄리티 또한 짐작할 수 있었다. 

공연중.JPG

피아노연주.JPG

이번 공연은 오직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만을 오랜 시간 탐구해 온 독일의 낭만 가객 바리톤 부크하르트 폰 푸트카머의 첫 내한공연이라고 했다. 그 동안 전 세계 다양한 곳을 누비며 독특한 무대연출로 각곽을 받고 있던 그가 크리에이티브 퍼포먼스 팀을 만나 더욱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무대를 선보인 자리였다. 그가 부르는 <겨울나그네>라는 곡은 사랑을 잃고 방황하는 한 젊은이의 차갑고도 시린 독백, 뮐러의 시에 부친 24개의 연가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낭만적인 목소리의 하모니, 그야말로 겨울을 위한 공연이 아닐까?

부크하르트 폰 푸트카머는 그의 생각에 슈베르트는 그의 작품을 통해 뮐러의 시가 가지고 있었던 드라마틱하고 낭만적인 감성보다 더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그의 음악을 통해 24개의 시에 분명한 방향성과 이야기를 제시했다고 말이다. 슈베르트의 음악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 방황하는 방랑자부터 좋았던 시절, 온화한 감정과 생각들을 추억하는 것 사이에서 그의 내적인 갈등까지 매우 극적인 방법으로 담아낸다. 외로움속에서 그는 자신의 추변을 둘러싼 자연과의 연결고리를 찾기 시작한다. 그 자연 속에서 그는 자신이 처한 극적인 상황과 자신의 심리상태를 비춰주는 거울을 발견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부크하르트 폰 푸트카머가 발견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 모든 노래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각각의 단계들은 다음 단계로 이어진다. 각각의 생각 혹은 시 속에 만들어진 풍경들은 더 멀리 있는 어떤 곳으로 이어진다. 만약 우리가 어떤 시의 해석과 음악의 결합물에 대해 생각한다면, 누군가에 의해서 어떤 것이 읽혀져야 하고 어떤 것이 노래되어져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한다. 그의 프로젝트에서 그는 종종 겨울나그네를 두 번째 이야기 혹은 다르느 성격을 통해 <겨울나그네>의 전체를 아우르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삶에 대한 좀 더 현대적인 관점으로 이끌어주는 다른 가사들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가 이렇게 <겨울나그네>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에는, 어렸을적부터 이 음악을 자연스럽게 듣던 것이라고 한다. 첫 번째 곡인 '안녕히'와 11번째 곡인 '봄의 꿈', 20번째 곡인 '이정표'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 바로 이러한 상황 속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숲을 거닐고 챔버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동시에 하드 록밴드에서 기타도 치는 시골 작은 마을의 십대 소년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음악들을 접하고 몇 년 후, 그는 생애 처음 보컬 레슨을 받게 되었는데 그 때 이후로 스스로 가수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안고 열심히 일했으며, 마침내 자신을 가수가 되게끔 이끌어준 슈베르트의 사이클이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 모두는 살아있고, 여전히 우리의 삶을 이 아름답고 놀라운 세상 속엣 계속 살아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관객들이 이러한 점을 가슴에 품고 콘서트장을 떠나기를 바랐다. 그의 바람이 나에게 얼마나 닿았는지는 사실 나도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어떤 이의 삶의 여정을 함께 지켜봄에 있어서 희망을 잃지 않고 무던히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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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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