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SIMF 살뤼 살롱 첫 내한공연 -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웃고 박수치며 즐기는 음악회

글 입력 2014.05.1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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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어렵고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 이외에도 사람들이 클래식 공연장에 가는 것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음악회 에티켓이다. 어떤 옷을 입어야할지, 박수는 언제 쳐야 하는지 에서부터 미미한 소음이나 작은 기침조차 다른 관객의 감상과 연주자의 연주 흐름에 방해가 될 수 있다하니 지레 겁부터 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511일 예술의 전당 IBK챔버홀에서 있었던 살뤼 살롱의 공연은 관객들이 딱딱한 음악회 규칙들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었던 공연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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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로 인사하고 노래하는 독일에서 온 연주자들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무대로 등장한 독일 함부르크 출신의 4중주단 살뤼 살롱은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서툰 한국말로 프로그램의 설명을 하고 샹송을 한국어로 개사해 부르는 등 한국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살뤼 살롱의 노력이 흔적이 고스란히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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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퍼포먼스와 함께 뛰어난 기교와 음악성을 동시에 보여준 살뤼 살롱.
 
네 명의 연주자들은 마치 경쟁이라고 하듯 몸을 뒤로 꺾고 팔을 뒤로 감는 등 묘기에 가까운 연주를 선보였다. 연주자들의 표정이 익살스럽고 장난기 가득 차있으니 관객도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연주자의 악기를 빼앗아 연주하고 4명의 연주자가 첼로 한 악기를 함께 연주하는 등 한편의 콩트를 보는듯한 유쾌한 퍼포먼스가 이어지자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다른 음악회에서는 소음으로 여겨질 관객의 웃음소리에 그 누구하나 방해받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날 살뤼 살롱은 코믹 콰르텟이라는 개성을 살린 웃음과 재미가 녹아있는 공연을 펼쳤지만 음악회로서의 정체성을 잃지는 않았다. 브람스 헝가리 무곡 2과 생상스 죽음의 무도’, 피아졸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중 항구의 여름 등의 연주에서 보여준 뛰어난 기교와 음악성은 그들이 얼마나 실력 있는 연주자인지, 그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음악을 대하고 있는지 그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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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더 부는 첼리스트, 톱을 보잉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어린이용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 - 노래하고 춤추는 4중주단.
 
이날 살뤼 살롱은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등의 자기 악기 잠시 내려놓고 리코더, 아코디언과 장난감처럼 보일 정도로 작은 1/4 어린이용 바이올린을 연주하기도 하고 악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지 못했던 톱을 보잉하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것 외에 살뤼 살롱은 바이올리니스트 이리스 지그프리트가 작곡한 [Chanson]과 핀란드 민요 [Ievan Polka]을 부르며 수준급의 노래실력을 자랑했다. 악기를 연주하며 무대 위를 뛰어다니고 춤추며 노래하는 네 연주자들의 모습에 관객들도 흥에 겨워 박수치고 리듬을 타며 호응했다.
 
살뤼 살롱의 유쾌한 퍼포먼스와 뛰어난 연주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를 정도로 공연에 몰입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공연은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라 있었다. 마지막 앙코르곡으로 멤버들의 반주에 맞춰 바이올리니스트 이리스 지그프리트가 아리랑을 노래하는 것을 끝으로 살뤼 살롱의 첫 내한공연은 막을 내렸다.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 살뤼 살롱에게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뜨거운 환호로 응답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공연장을 떠나지 못하고 연주자의 사인을 받기 위해 로비에 길게 줄지어선 사람들의 모습에 이날 공연에 대해 관객의 만족도가 높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음악(音樂)의 본질은 결국 즐거움()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웃고 박수치며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해준 살뤼 살롱.
관객들의 박수와 웃음소리가 소음으로 간주되지 않았던 그녀들의 공연은 결국 음악(音樂)의 본질은 즐거움()이라는 것을 가장 잘 보여준 공연이었다.
 
 
[심우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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