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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이래,
세계 각 국에서 120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전설의 호두까기 인형.

작품이 전달하는 꿈과 환상의 세계는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한결같이 순수했던 이 세상 모든 어린이들에게 어른들이 바치는 세상이다.
어린 아이의 순수함이란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지 않고, 시대적 힘 아래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매우 절대적이고 유일한 상태다.
감히 흉내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돈과 명예, 심지어는 시간으로도 바꿀 수 없는
그 시절 또래들만의 전유물인 셈이다.

주관을 갖되, 어린이의 눈동자로 사는 어른이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지킨 어른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된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는 순간을 살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그 시기에 가질 수 있는 세상을 보는 그 고운 눈을
보다 더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어린이를 닮고 싶은 건강한 어른들이 만든 공연이 바로
와이즈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 아닐까란 생각을 한다.

바꿀 수란 없는 상태, 너무나도 탐나지만 한참을 지나온 순간.
어른이 된다 함에는 너무나도 갈 길이 멀지만
어린이의 상태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데에
두 길 모두가 저마다의 의의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건강한 어른이 되기를 원한다면, 건강한 어린 시절부터 보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난 아직 어른이 되기에는 한참이나 많은 시간이 남았다.
그런 의미에선 내 안에도 이번 공연을 기쁨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어린이의 눈동자가 남아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공연을 보는 모든 어른들이 자신도 몰래 그 안에 간직된 순수의 눈동자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또 꿈과 환상 속에서 헤엄치는 어린이들에겐 그 헤엄의 공간이 조금이라도 더 넓어질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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