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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말 말 말
언어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 대하여
나에게는 주기적으로 찾아보는 영상이 하나 있다. 길을 걷던 사람들이 하나둘 멈춰 서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따라 부르기 시작하는 플래시몹 영상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잠시 멈춰 서서 합창을 하는 부분을 보면서 이상한 부러움을 느꼈다. 몇 번을 다시 봐도 그 부러움의 정체를 정확히 말로 옮길 수 없었다. 그래서 계속 다시 보게 되는 것 같다. 지금
by
박지영 에디터
2026.06.15
오피니언
도서/문학
[오피니언] 모든 게 낯설어진 순간, 나의 인생은 초급이 된다 [도서/문학]
뉴욕에서 외치는 한 한국인의 인삿말, 'Are you in peace?'
가끔 너무 당연한 말들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가령 평소에는 당연하게 입속에서 굴리던 단어들이 꺼끌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라던가. 흔히들 이런 순간을 ‘게슈탈트 붕괴’라고 일컫는데, 굳이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문득 모든 게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분명히 평생 쓰고 말해온 언어인데, 이럴 때면 그냥 좀 익숙한 외국어처럼 느껴진다. 이 책에서
by
김민정 에디터
2025.11.01
리뷰
도서
[Review] 흐를 때(流) 더 커지는 세계 - 영혼 없는 작가 [도서]
'있다(有)'가 아닌 '흐르다(流)'로 존재하다
시작부터 고백을 하자면 나는 이 책을 온전히 품지 못했다. 꼭꼭 씹어 읽어 보려 했으나 겨우 더듬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독서를 하며 이렇게 에너지를 많이 쏟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흡사 존재도 몰랐던 미지의 땅에 발을 디디게 된 기분이랄까. 낯설어서 잠시 멍했을 뿐, 과정은 유의미했다. 나의 평소 독서 패턴은 산산조각이 났다. 읽으면 읽을수록
by
한세희 에디터
2025.09.1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모국어와 비밀 백수린 - 참담한 빛, 폴링 인 폴 [도서]
참담한 가운데 쏟아지는 빛, 모두가 함께 맞는.
말할 수 없는, 혹은 말할 기회가 없던 비밀을 안은 채 재생되는 이야기들. 백수린의 소설 속에는 마음 둘 곳 하나 없이 외롭고 참담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일렁이는 눈부신 빛들, 그 사이로 고요하게 헤매는 이방인들로 가득한 소설집에서, 유독 쌍둥이처럼 눈에 들어오는 두 단편이 있었다. 바로 「시차」와 「중국인 할머니」이다. 1. 중국인 할머니 「중국인 할머
by
양예지 에디터
2025.02.1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모국어가 그리워지는 순간 [영화]
자막없는 영화를 보며 느낀 것
어느새 런던에서 생활한 지도 50일이 되어간다. 이제 현지의 분위기와 함께 녹아들어 일상을 보내고 있다. 몇 주 전 한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인사이드 아웃 2가 런던 곳곳에서 홍보하고 있는 걸 발견했었다. 마음 한편에는 영화를 감상하고 싶은 감정과 과연 내가 내용 전부를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이 공존했다. 그래서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관람하기로
by
안윤진 에디터
2024.07.29
칼럼/에세이
칼럼
[Sillage를 따라서] 모국어로써의 향
향의 언어를 사랑하는 이유.
어느 날, 헬렌 켈러의 이야기를 읽었다. […헬렌 켈러는 숲 속을 한참 산책하고 돌아온 친구에게 무엇을 관찰했느냐 물었다. “별로 특별한 건 없었어” 친구의 대답에 놀란 헬렌 켈러는 깨달았다.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많은 것을 보지 못하게 한다’…] 우리는 일상의 대부분을 시각에 의지한다. 본다는 것은 얼마나 강력한지 다른 감각으로 느꼈던 정
by
김유라 에디터
2024.05.27
리뷰
PRESS
[PRESS] 우리는 늘 선을 넘지 (1) - 2023 전주국제영화제
9박 10일간의 여정, 19편의 영화
“그리하여, 그때, 유예의 시절에, 나는 나를 가슴 뛰게 한 많은 공연을 기꺼이 기억의 무덤 속으로 넘겨 보냈다. 충분히 희미해진 뒤에, 말하자면 독자에게만큼 내게도 작품이 비실체가 되었을 때 비로소 글을 쓰기 위해서.” - 책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中 지난달 전주국제영화제에 다녀왔다. 9박 10일간의 꿈만 같던 여정이 끝나고 나는 한동안 영화에 관한
by
윤아경 에디터
2023.06.1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다른 세계에 편입되는 시간 [도서/문학]
목정원의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공연예술을 즐기다 보면 시간의 흐름이 야속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일정과 금전적인 부분을 모두 고려해서 관람하기에 충분히 즐겼다고 생각해도 애정 가득한 공연이 떠나가고 나면 아쉬움이 남게 된다. 목정원의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은 이렇게 사라지는 공연예술과 시간이 슬픈 동시에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흘러가고, 소멸하는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다
by
정예지 에디터
2022.08.12
오피니언
도서/문학
[오피니언] 서로 다른 모국어로 말하는 사람들 [도서/문학]
양안다 - <백야의 소문으로 영원히>를 읽고
1. 사랑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마음으로 사랑하기 차이를 좋아해서 사람들은 서로 다른 옷을 입지만 우린 가끔 같은 옷을 입는다 그래도/놀이기구를 타면 비슷한 소리를 지를 거잖아? - 가끔 도베르만 그러나 완전히 다른 그 사람에게서 나의 모습을 발견할 때 나는 비로소 그를 사랑하게 된다. 오래 관찰하고 함께해야 가능한 일이다. 놀이기구를 타면 비슷한 소리를
by
최유진 에디터
2022.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