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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무용한 계절을 지나, 겨우! – 홍콩무용단 대형 창작 무용극 '24절기'
흘러가는 계절의 숨결, 몸의 선으로 그리는 — 홍콩댄스컴퍼니 창작무용극〈24절기〉감상 에세이
1. 아등바등 살아내 겨우 퇴사를 하고 나니, 어떻게 매일같이 6시 반에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요즘은 눈을 뜰 때마다 몸이 아–주 무겁다. 정말, 내가 이렇게 납덩이 같았었나. 알람에 맞춰 여섯 시에 눈을 떠도, 몸은 자동으로 이불 속으로 스스륵 흘러 들어간다. 속으로 몇 번을 ‘조금만…’ 중얼거리며 왼편으로 다시 웅크렸다가, 이내 앞으로 돌아눕기를 반복
by
장유진 에디터
2025.10.23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가을에 관한 소고(小考) [문화 전반]
조금 느려도, 조금 식어도 괜찮은 계절
가을이 왔다는 걸 온몸으로 체감하는 날들이다. 나는 가을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여름은 너무 뜨겁고, 겨울은 너무 춥다. 봄은 설레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작이라는 건 때로는 부담이 되기도 하는 법이다. 그렇기에 가을은 나에게 있어 아무런 긴장을 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계절이다. 나의 애착 향수는 딥디크의 ‘필로시코스’다. 은은한 무화과 향이 상쾌했다가도,
by
원미 에디터
2025.10.11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15분의 위안 [문화 전반]
15분 동안 발견하는 계절의 변화와 작은 위안들
고등학교 때부터 다닌 스터디카페가 있다. 대학생이 된 지금도 여전히 그곳에 등록해서 다니는데, 집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몇 년째 걷고 있는 이 길은 너무나 익숙해서 눈 감고도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묘하게도 매번 다르게 느껴진다. 그날의 날씨, 내 기분, 계절에 따라 같은 길이 전혀 다른 풍경으로 다가오곤 한다. 계절이 알려주는 시간의
by
주민경 에디터
2025.10.1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사람은 떠나지만, 기다림은 계절처럼 다시 찾아온다 [영화]
언젠가 다시 돌아올 계절처럼, 공허 속에서도 여전히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1. 영화 <만추>, 기다림과 이별 사이에서 김태용 감독의 2011년 영화 〈만추〉는 이만희 감독의 1966년 작품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동일한 제목으로 여러 차례 재해석되어 온 이 작품은, 시대와 배우가 달라져도 여전히 인간의 정서를 반복해서 소환한다. 바로 기다림과 이별의 감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만추〉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넘어, 매해 다시 찾아오
by
최은파 에디터
2025.10.10
오피니언
음식
[Opinion] 빵 한 조각의 계절 [음식]
빵을 굽는 일과 시간과 계절을 함께 견디는 일의 동시성
버터 냄새가 은은히 퍼지는 순간 기분이 좋아진다. 나는 빵을 좋아한다. 빵이 가지고 있는 기초적인 질감이나 향이 좋다. 그중 섬세함이 느껴지는 페스츄리류를 가장 좋아한다. 이처럼 빵을 바라보면서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상상하는 순간도 좋지만 맛보다 기억으로 좋아하는 빵이 있다. 유럽에서 지내는 동안 종종 카푸치노 한 잔과 시나몬롤을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by
이하영 에디터
2025.10.08
리뷰
공연
[Review] 가을을 담은, 재즈를 닮은 - 서울숲재즈페스티벌 2025 [공연]
계절과 음악이 어우러진 순간
페스티벌은 누구를 위한 걸까? 당연히 이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진짜 관객을 위한 페스티벌이라고 느껴지는 경우는 많이 없다. 스무 살 때 처음 가 보았던 힙합 페스티벌에서는, 땡볕을 견디며 스탠딩 구역에 서 있다가 실신할 뻔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페스티벌은 유명한 아티스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관객들은 그들을 보기 위
by
원미 에디터
2025.09.28
리뷰
공연
[Review] 재즈는 삶을 닮았다 - 서울숲재즈페스티벌 2025
서울숲재즈페스티벌 2025 리뷰: 책 <재즈의 계절>을 중심으로
“삶은 재즈와 비슷하다. 즉흥적일 때 가장 좋다.” 작곡가 조지 거슈윈은 이렇게 말했다. 재즈 칼럼니스트 김민주는 여기에 “사랑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은 우연에서 시작됩니다.”라고 덧붙이며 책 <재즈의 계절>을 연다. 고백하자면, 재즈를 잘 몰랐다. 우연성과 즉흥성이 매력적인 장르. 이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재즈는 언제나 가까워지고 싶은 무언가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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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예영 에디터
2025.09.2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The person : 04. Surfer
여름의 푸른 파도를 타는 서퍼처럼
내게 계절은 그다지 호불호의 영역이 아니었다. 특히 여름은 그냥 징하게 더운 계절, 그래서 조금은 불쾌한 계절일 뿐이었다. 계절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 건 공교롭게도 취업 때문이다. 최근 다니게 된 회사는 그 이름부터 계절이라는 아이덴티티가 진하게 녹아있는 곳이다. 문득 누군가에게 계절은 꽤 중요한 호불호의 영역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레 계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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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 에디터
2025.09.2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독서의 계절, 가을이 퍼스널 컬러인 도서 3선 [도서]
아직 읽을 책이 많지만, 또 책방을 기웃거린다. 잔말 말고 파워 냉방을 틀어주던 여름의 피서지는 이제 방앗간이 되었다. 짧은 이 계절은 금세 겨울에 저버린다. 이제부터 가을옷을 준비해야 하듯, 이 짧은 독서의 계절을 보낼 책을 미리미리 구비해야 한다. 낙엽을 책갈피 삼아보고, 사람 없는 벤치에 누워 하늘을 독서대 삼아보는 가을 독서의 낭만을 누려보자.
돌고 돌아 가을이다. 쓸쓸함을 내버려두지 않고, 떠나가는 것들을 기꺼이 배웅한다. 계절성 우울의 많은 지분을 담당하는 가을이 오면 나 또한 ‘가을을 탄’다. 푹푹 꺼지는 기분에 골이 나지만,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다. 아침저녁으로 긴팔을 찾을 선선한 날씨가 되니 괜히 걸음을 하나둘 더 옮겨 도서관을 기웃거리게 된다. 충동적으로 고른 책이 그저 내 책
by
백승원 에디터
2025.09.19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사랑이 스러지고 남은 자리에는 [영화]
가을의 쓸쓸함을 맛볼 수 있는 세 편의 영화
끝이 없을 것 같던 더위가 드디어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아침 공기부터 달라진 걸 느낀다. 한 모금 깊게 들이마시면 폐 깊숙이 찬 공기가 가득 차고 비로소 9월이 왔다는 걸 실감한다. 계절을 맞이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새벽의 서늘한 냄새를 온몸으로 받으려 산책을 나가고, 누군가는 옷장을 정리하면서 한발 먼저 가을나기를 준비한다. 나 같은
by
강채연 에디터
2025.09.1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또 다른 이별의 계절
가능한 천천히, 가능한 적은 수의 작별만.
지난번 에세이로 어떤 작별과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글을 쓰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늘 조금씩 버텨주셨기 때문에 이달 말에 있는 생신을 함께 보낼 거라 생각했고, 그렇게 추석까지, 어쩌면 다음 새해도 기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 여름, 나이를 먹지 않는 어떤 생일을 하나 더 보내게 되었다. 장례식장은 두 곳을 두고
by
장미 에디터
2025.09.01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어항에 담긴 여름 [서간문]
그런 여름을 유리 어항에 두고 여름이 좋아하게끔 가장 햇빛이 잘 드는 곳에다 놓고 싶다. 두고두고 바라보면서, 존재만으로도 계절을 느끼게끔. 우리의 기억이 너무 뜨거워 녹지 않도록, 어항에 넣어 여름의 모든 기억을 흐르게 두고 싶다. 떠나보내지 못해 넣어버린 나의 여름. 그 생기 어린 반짝임이 그리워질 계절이 점점 다가온다. 곧 마지막 여름을 보낸 자리에는 나이테가 옅게 남았겠지. 잘 지내 여름아.
새 푸른 초록의 잎사귀 사이로 새어 나오는 오렌지빛의 노을. 지는 노을에 집중하다 보면 모든 게 느리게 보인다. 저 멀리 지나가는 퇴근길의 차들은 노을의 별 같이 보이고, 사람들에게 잔뜩 닿은 노을빛은 사람들의 온기를 잔뜩 머금은 진한 호박색의 빛. 저물어간다는 마음에 갑자기 여름이 아련해 보이는 걸까. 혹시 오늘이 마지막 여름밤일까, 하루아침에 떠날
by
황수빈 에디터
202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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