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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riter
[소설] 노방일기
노방(路傍) : 길의 양쪽 가장자리
꺄드득- 꺄드드득-. 잘 익은 호두 두 알이 손아귀에서 부딪히며 건조한 소리를 낸다. 거친 굳은살 사이사이를 비집은 호두 두 알이 애처롭게 운다. 그는 갈 곳이 없다. 그의 발바닥은 더러운 아스팔트 위를 나뒹군다. 그러고는 이내 마치 세상을 향해 자신을 보호하듯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둥글게 웅크린다. 폐차장 건물 안, 대로변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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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 에디터
2024.04.03
리뷰
공연
[Review] 자유와 해방을 글로 노래하다 - 뮤지컬 브론테
브론테는 브론테만의 방식으로.
브론테 가의 세 자매 이야기는 상당히 이례적이면서도 극적이다. 세 자매가 모두 작가이며, 심지어 개개인으로서 시대를 아우르는 역작까지 만들어냈다. 그들이 요크셔라는 황량한 지방에서 자랐으며 모두 병으로 요절했다는 점 또한 특징적이다. 그래서 그들의 작품이 영화 혹은 연극으로 변모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도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주목하였다. 뮤지컬 <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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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에디터
2024.04.0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지방에도 이름이 있다
지방민으로 지방을 호명하는 방법
ⓒ광주도심풍경2,광주문화관광 광주를 떠나고 싶은 열망만큼 광주를 사랑하기 미끌미끌한 촉감의 선크림을 그렇게 싫어했던 사춘기 시절, 어린 동생과 함께 여름방학이 되면 경기도 B시의 고모네에 며칠을 묵었다. 고모는 나와 동생을 ‘시골에서 왔어’라고 소개했고 나는 광주는 시골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그때도 광주는 광역시고, 고모네는
by
양자연 에디터
2024.04.0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계속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생각보다 길어졌던 취업 준비 생활 속에서 계속해서 되뇌며 스스로 다독였던 말. 괜찮다. 나는 비록 또래 친구들에 비해 느리지만, 적어도 이 길을 걷는다면 뒤늦게 방황하는 일은 없을 거다. 올바른 방향을 가고 있는 것이라고. 그러니 괜찮다고. 그렇게 위안하며 그 기간을 버텼고, 그 끝에 마침내 꽃을 피웠다. 그러나 얼마 지나
by
지은정 에디터
2024.03.31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나의 방, 내 시간의 나이테
켜켜이 쌓인 시간을 돌아보았습니다
스무 해에 고작 몇 년밖에 더하지 않은 짧은 삶 속에서도 확신할 수 있는 몇 가지 깨달음이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독립된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가장 친한 친구와, 평생을 함께한 가족과 같이 살더라도 각자만의 방이 있을 때 우리는 가장 행복합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서울에서 저만의 방을 얻었을 때의 기쁨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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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은 에디터
2024.03.25
오피니언
여행
[Opinion] 뉴욕의 핫플레이스, 글로시에(Glossier.) 매장 방문기 [여행]
글로시에(Glossier.)가 Gen G를 만드는 법
미국 gen Z를 강타한 뷰티 브랜드 글로시에(Glossier.). 나 또한 뉴욕 여행을 준비하며 무조건 가보고 싶었던 스팟 중 하나가 바로 글로시에 매장이었다. 특히 뉴욕에서는 소호와 브루클린에 매장이 존재하고, 나는 그 두 매장을 모두 방문하여 상품들을 구매했다. 이 글을 통해 그 경험으로 얻은 감상을 정리하려 한다. 글로시에(Glossier.)의 시
by
우하연 에디터
2024.03.25
리뷰
공연
[Review] 비극적인 순간을 해석하고 전달하는 방식 – 뮤지컬 피에타
설득력 있으면서도 동시에 기괴한 슬픔과 절망을 자아낸다고 느꼈다.
피에타는 예수그리스도의 시신을 안아든 마리아의 모습을 조각한 미켈란젤로의 작품이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져있다. 비탄, 슬픔, 경건한 동정 등을 뜻하는 이 단어는 오늘날 단순히 하나의 뜻이나 작품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오랜시간 예술에 있어 중요한 테마로 여러차례 소비되어 왔다. 그 대상이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라는 점에서 종교적으로도 강렬한 의미를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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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에디터
2024.03.20
리뷰
공연
[Review] 이런 방식의 구원이라면 - 뮤지컬 피에타
다수가 한 사람에게, 그야말로 압도되는 경우
다수가 단 한 사람에게, 그야말로 압도되는 경우가 있다. 흔히 ‘카리스마’라고 부르는 그 감각이 찾아올 때 우리가 느끼는 것은 존경, 혹은 공포의 감정이다. 그렇다면 단 한 명의 배우가 공연을 이끌어가는 모노드라마의 압도감은 공연예술의 한 장르가 관객에게 불러일으키는 두 가지 방향의 마음일 것. 하나는 홀로 무대를 장악하며 관객의 마음을 헤집는 배우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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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환 에디터
2024.03.16
리뷰
전시
[Review] 해방감을 선사하는 책 '존재하기 위해 사라지는 법'
우리 삶에서 변치 않는 건 변한다는 사실밖에 없다.
휴식을 취하려고 가만히 누워있으면 자연스레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이곳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무수하게 담겨있다. 사진을 통해 매일 일상을 업로드하기도, 영상을 찍어 생생하게 자신을 드러내기도 한다. 너도 나도 SNS를 만들고 요즘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알리고 있다. 자신을 많이 어필하고 알리는 행위가 ‘잘 살고 있고’, ‘열심히 살고 있음’을 입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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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희 에디터
2024.03.15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나의 프랑스 미술관 탐방기] 반 고흐의 마지막을 마주하다 [여행]
오르세 미술관의 <Van Gogh à Auvers-sur-Oise : Les derniers mois>
나는 프랑스에 온 뒤로 몇 번의 전시를 관람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도 미술관이 많고, 파리와 거리가 가까운 덕에 미술관에 들를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몇 전시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이곳에 기록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이야기해 볼 전시는, 오르세 미술관의 Van Gogh à Auvers-sur-Oise - 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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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은 에디터
2024.03.1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영화가 불가해한 악에 대한 공포를 응시하는 방식 [영화]
<지옥의 묵시록>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1979)
※ <지옥의 묵시록>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파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공유된 역사적 트라우마를 영리하게 다룬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장치로써 활용되었으나, 분명하게 확언되지는 않는 악(惡)에 대한 묘사가 더욱 특징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사실 <파묘>를 본 바로 다음 날 <지옥의 묵시록>을 본 순전한 우연에 의해 두 영화를 병치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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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화 에디터
2024.03.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쌍방잘못 [영화]
영화 <이터널 선샤인>
잘못은 대개 쌍방이다. 네가 잘못했네. 내가 잘못했네. 그러니까 왜 그래서. 그러게 누가 그러래. 분기별로 한 번씩은 누군가와 크게 싸운다. 되돌아가면 달아나고 달아나면 되돌아온다. 한순간의 통쾌함이 수천 시간을 괴롭게 한다. 수많은 이들이 수많은 영화를 보고, 수많은 노래를 들으며 수천 시간으로부터 벗어난다. 약발이 떨어짐 다시 보고 듣는다. 구구절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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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경 에디터
202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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