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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PRESS] 상승하며 침잠하는 빛 - 도서 '촛불'
우리는 얼마나 명확하게 이해하려 애쓰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잃어버렸는가.
1. 인상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하겠지만, 가스통 바슐라르라는 철학자는 개념보다 모호한 인상이 먼저 전달되는 이름이다. 자연현상을 심리적 원형으로 사유하는 철학자, 물질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 내면을 탐구하는 사상가. 내게도 모호한 원초적 원소들의 이미지와 엮인 이름으로 기억된다. 『촛불』을 읽은 지금도 그 인상이 크게 엇나가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
by
이승주 에디터
2026.05.07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원래 남의 연애가 제일 재밌는 법 [문화 전반]
우리는 연애 프로그램에서 완벽한 사랑이 아니라, 꾸미지 않은 감정이 여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연애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솔로지옥, 하트시그널, 환승연애. 시즌이 바뀌며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하고, 그때마다 사람들은 어김없이 또 빠져든다. 연애를 직접 하는 것도 피곤한 세상에서 왜 굳이 남의 연애를 보는 걸까. 단순히 재미있어서라고 하기엔 그 몰입이 그저 단순한 수준으로 보이지 않는다. 커플이 성사되면 함께 기뻐하고, 엇갈리면 함께 아쉬워
by
김세진 에디터
2026.05.0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이어도'와 '위커맨', 섬이 남자를 먹는 방식 [영화]
이어도, 위커맨을 교차 분석하며 번식과 희생의 논리로 외지인 남성을 소화하는 폐쇄 신앙 집단의 구조를 읽어낸 비평
섬은 남자를 죽이지 않는다. 단지 소화할 뿐이다. 김기영의 '이어도' (1977)를 관람한 뒤 우리 세대에게 익숙한 아리 애스터의 '미드소마'(2019)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었다. 이 기묘한 인상의 기원을 따라 로빈 하디의 '위커맨'(1973)과 닐 라뷰트의 '위커맨'(2006)을 찾아보게 되었다.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탄생한 이야기들임에도, 위커맨
by
서지민 에디터
2026.05.07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이런 걸 바래도 될까요 [버킷리스트]
살다보면 우연히 언젠가 이루게 될 작은 행복에도 한 자리쯤 내어주는 나의 버킷리스트
‘버킷리스트야 당연히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호기롭게 시작했다만, 생각보다도 쉽게 떠오르지 않는 탓에 급기야 검색창을 열었다. ’버킷리스트‘ 다섯 글자를 치니, 아래와 같이 AI가 브리핑해 준다. 버킷리스트는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정리한 목록으로, 원래는 말기 환자들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들로 쓰였지만, 현재는 특정 기회에 해보고 싶은 소원
by
채혜인 에디터
2026.05.07
리뷰
전시
[Review] 통통함의 미학을 말하다 – 페르난도 보테로전 [전시]
전시 <페르난도 보테로전>을 관람한 후기
요즘 위고비, 마운자로, 오젬픽과 같은 비만 치료제와 다이어트 보조 식품이 만연하다. 이 때문인지 연예인들의 마른 몸매와 이른바 '뼈말라' 체형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적 기준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화풍을 보여주는 작가가 있다. 바로 페르난도 보테로이다. In his studio in Paris, 1996 보테로의 작품을 보다
by
윤재현 에디터
2026.05.0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전 생을 걸어 말하는 실패 -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1. 영화관에서 2022년 들어 나는 영화관에 가는 것을 즐기게 되었다. 그 이전에는 영화관에 거의 가지 않았다. OTT 서비스마저 거의 구독하지 않아서, 드물게 궁금한 영화 파일을 직접 사다 보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22년에 들어 영화관에 자주 가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팬데믹 때문이었다. 텅텅 빈 극장, 몇 없는 직원들, 붉은 의자들에
by
양예지 에디터
2026.05.06
리뷰
전시
[Review] 한 프레임 가득, 볼륨주의보! - 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 [전시]
“어느 날 스케치를 하다가 만돌린을 그렸습니다. 아주 풍만하고 넉넉한 형태였습니다. 만돌린 악기 중앙에 있는 구멍을 그릴 때, 실제로 큰 것보다 훨씬 작게 그렸습니다. 그러자, 마치 만돌린이 폭발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 저는 이 스케치를 바라보며, 무언가 중요한 일어났음을 직감했습니다.”
〈춤추는 사람들〉, 2000, 캔버스에 유화 내가 보테로의 그림을 처음 본 것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였다. 많은 거장의 작품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그림체를 가진 것이 기억에 남는다. 과장된 신체의 비율과 강렬한 색감은 자연스레 작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렇기에 예술의전당에서 보테로의 개인전이 열린다는 소식은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풍요로움의 예술
by
김수민 에디터
2026.05.0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미소 강박
자연산이만 참 좋으련만, 가끔은 억지 웃음도 필요하다.
언젠가부터 나는 ‘미소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 증상은 이렇다. 평소처럼 얼굴에 아무 힘을 주지 않고 길을 걷다 보면 왠지 ‘한국인의 우울한 표정’이라고 언젠가 보았던 사진이 떠오른다. 그래서 괜히 입가에 힘을 주고 조금이라도 얼굴에 미소 비슷한 걸 지어본다. 또, 사람들을 처음 만나는 모임이나 식사 자리에서 의식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최대한 밝은 표정을
by
채혜인 에디터
2026.05.05
리뷰
전시
[Review] 어서오세요, 중력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의 세계로 - 페르난도 보테로展 [전시]
위트 있는 볼륨에 빠져드는 '묵직'한 시간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찾고, 다운로드하고, 생성까지 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아직도 전시를 보러 다닐까? 하나의 세상일지라도 사람들이 그것을 바라보는 방식은 각자 고유하다. 이때 전시는 작품에 구현된 타인의 시야를 관찰하며 세상을 달리 볼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전시를 ‘본다’는 것은, 작은 화면을 손
by
임솔지 에디터
2026.05.04
리뷰
PRESS
[PRESS] 이름 붙일 수 없는 것을 연극화 한다는 것 - 연극 '운베난트'
이름 붙여지지 않은 채로, 이해되지 않은 채로, 하지만 존재했던 것
1. 언어에서 신체로 건너가는 작품 슈테판 츠바이크는 인간 내면의 균열과 억압된 욕망을 집요하게 탐구한 작가로 평가된다. 그의 1927년 중편소설 감정의 혼란은 스승과 제자 사이의 지적 유대와 그 이면에 잠복한 감정의 긴장을 정교하게 포착하며, 말해질 수 없는 욕망이 어떻게 관계를 왜곡하고 파열시키는지를 서사적으로 축적해 나간다. 이러한 텍스트를 무대 위
by
이승주 에디터
2026.05.03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벌써부터 가을을 기다리며 [서간문]
미님께 보냅니다
안녕하세요, 미님. 원미님이라고 해야 할지, 미님이라고 해야 할지 조금 고민이 되었지만 혹시 미님께는 '원미님'이라고 부르면 제가 '이재원님'이라고 불렸을 때와 같은 느낌이시지 않을까 싶어 어색하지만 미님이라고 불러볼게요! 아무래도 이름 전체를 부르면 관공서나 병원 같은 느낌이 드니까 말이에요. 미님이 쓰신 글들을 읽으며 미님과 저는 참 다르면서도 비슷하
by
이재원 에디터
2026.05.0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영웅이 아닌 사람이 우주를 구할 때 - 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
미지의 공간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결국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감정으로 돌아온다.
※ 해당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내가 영화에서 원하는 건 딱 한 가지다. 요즘처럼 불안으로 가득 찬 시대에, 현실에서는 좀처럼 마주하기 어려운 말랑말랑한 감정들을 끄집어내 보여주는 것. 그런 의미에서 2020년대에도 극장이 존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극장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희노애락을 불어넣는, 일종의 대형 산소호흡기 역할을 수행한다.
by
소인정 에디터
202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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