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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PRESS
[Press] '그럼에도'로 답하는, 연극 그럼에도 프로젝트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에 바로 ‘그럼에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답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과거의 내가 내렸던 포기와 수용이 아닌 다른 결말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휩싸였다.
한때 내가 누구인지를 끊임없이 골몰하던 시기가 있었다. 거울을 보며 얼굴을 조목조목 뜯어보기도 하고, 코트와 패딩, 여름과 겨울, 듣는 것과 말하는 것처럼 서로 다른 것들을 데려다 놓고 청기백기놀이 하듯 좋아하는 걸 골라내보기도 했다. 이렇게 생긴 게 진짜 나일까, 불호와 호로 정의될 수 있으면 그게 진짜 나일까를 고민하면서. 한때 오롯이 혼자이고 싶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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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1.20
리뷰
공연
[Review] 이리나 사포즈니코바에 반했던, 백조의 호수
<백조의 호수>는 앞으로 어떤 발레공연을 마주한다고 하더라도, 늘 하나의 기준으로, 기억으로, 마음 속에 따로 존재할 것이다.
화려한 궁전, 가지각색의, 하지만 비슷한 스타일의 드레스를 갖춰 입은 젊은 남녀들의 춤사위, 풍요롭고 우아함이 베어나는 왕실 귀족들, 부드럽고 깊이 있는 오케스트라의 선율. 붉은 색 장막이 걷히고 난 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내가 발 디딘 세상과는 전혀 딴 판인 세계였다. 무대 위 발레 무용수들은 책 속에서 튀어나온 사람들처럼 웃고, 떠들고, 춤을 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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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1.18
칼럼/에세이
에세이
[보암보암2.0] 바다는 잘 있습니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 그는 여전히 여행 중인 모양이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 안부 인사가 전해져왔다. 물론 작가에게 직접 잘 지내냐고 물어본 적도 없고, 내가 잘 지낸다는 소식을 전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종종 그의 글을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악수 같은 말이었다. 여행 산문집으로 먼저 접해서 그런지 이병률 작가는 내게 어디인지는 몰라도 언제나 여행하는 사람이었다. 실제로 여행 중인가를 궁금해 해본 적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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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1.11
리뷰
공연
[Preview] 느와르와 비, 그 어우러짐_연극 스테디 레인
그래도 모든 것이 그럭저럭 잘 돌아갈 줄 알았다.그 날 밤, 총알 한 방이 대니의 집안으로 날아오기 전까지는.
<스테디 레인>. 한참을 고민했었다. 이 연극을 보러가야 할까 말까. 비를 좋아했던 적이 없었다. 찌는 듯 한 여름에도 물놀이를 가지 않을 만큼 물이라면 피하기 바쁜데 그것이 정수리 위에서 의지와 상관없이 떨어지면, 도무지 기분이 나아지질 않는다. 비가 내릴 때 기분이 좋았던 적이 있었던가? 비가 많이 오면 신발이 젖어서 싫고, 비가 적게 오면 기왕에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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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1.06
리뷰
PRESS
[Press] 페미니즘책은 아니지만 지극히 페미니즘적인 책
이 책은 페미니즘 담론을 체계적으로 엮어놓은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철학사에 여성의 자리는 없었다. 여성 철학자는 ‘둥근 사각형’과 같은 형용모순처럼,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다. 여성인 내게, ‘생각하는 여자’란 지극히 평범한 말이었다. 이제껏 끊임없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사유해왔고, 그것을 정리했으며, 나를 둘러싼 이들과 그것을 나누고, 고쳐나가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하여 ‘철학사’에서 여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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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1.03
리뷰
공연
[Preview] '러시아적인' 발레를, 러시아 대표 발레단이 선보이다 : 백조의 호수
11월 11일, 나는 인생에서 2번째로 발레, 그것도 < 백조의 호수 >를 보러 간다
일반계 사립 고등학교를 나왔다. 높은 언덕위에 흔한 지역 이름을 단 여고였던 그곳을, 나는 해가 뜨면 종종 걸음으로 갔다가, 별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어수선한 야경을 바라보며 터덜터덜 걸어 나왔다. 나같은 학생이 천 명 쯤 다녔던 그 학교가 유일하게 회색빛 교복을 벗어던진 채 안 어울리게 형형색색으로 물드는 때가 있었다. 우리는 체육대회 겸 무용대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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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0.19
리뷰
전시
[Review] 모네의 공간으로의 초대 : 모네, 빛을 그리다
정신 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 발걸음을 늦추고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어 충분히 행복했다.
빛이 좋은 날이었다. 날씨가 마음에 들면 땅속으로 다니는 지하철이 아니라 괜히 빙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두 세 정거장 거리는 일부러 걸어서 가기도 하고, 갈 곳도 없는데 무작정 집 밖으로 뛰쳐나오곤 하는 나로서는 최고였던 날. 생각해보면 모네를 만났던 날은 늘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날씨, 하늘을 어지럽히며 자수를 놓는 구름들과 나뭇잎 사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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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0.19
리뷰
PRESS
[Press]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_6인의 여성 철학자
괴물과 함께 잠을 잤던 그들 옆에 반듯이, 또렷한 정신으로 누워보려 한다.
언어는 눈앞에 그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기에 아무 거짓이 없고 순수해보이지만, 사실 언어만큼 많은 것들을 은폐하는 것도 없다. 언어는 그 사회를 관통해 흐르는 분위기와 관념을 은연중에 담아낼 뿐만 아니라, 지배 논리를 교묘하게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여성 철학자들’이라는 단어는 그 전자에 해당한다. 배우, 교수, 의사 등 어떤 보편적인 말 앞에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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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0.18
칼럼/에세이
에세이
[보암보암2.0] 공감의 색으로 물들이는 일 뿐이다.
그녀들에 대한 진심어린 공감, 그리고 이해. 그렇게 세상을 조금씩 개나리빛으로 물들여 그녀들의 과거를 환하게 밝혀주는 일이다.
개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동아시아 국제관계에서 함의를 갖는 갈등과 분쟁에 대해 조사하고 영어로 15분 간 설명을 하는 수업이다. 눈앞에 몇 가지 선택지들을 놓고 심사숙고하던 중 지난 학기 이 수업을 들었던 친구가 ‘위안부’를 주제로 발표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때 한 선배가 ‘역사에 얽매이면 발전적인 외교 관계를 수립할 수 없지 않느냐’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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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0.14
리뷰
공연
[Review] 느닷없이 불어온 이국의 향기_집시의 테이블
여독도, 아련함도, 느닷없이 찾아온 이국의 향기도 충분히 머금은 뒤 집으로 돌아가라는 마음.
바람이 무심하게 공기를 흔들어 놓는다. 낮엔 살짝 땀이 비집고 났었는데. 이제는 그것들이 바삭바삭하게 식어버린다. 가을이 문틈으로 고개를 살짝 내밀고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것만 같다. 그런 날씨였고 애매한 하루였다, 사랑하는 동생과 함께 <집시의 테이블>을 만나러 바삐 발길을 옮겼던 그 날은. 집시 : 인도 북부에서 이동을 시작해 유럽 등 전 세계에 흩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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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0.03
칼럼/에세이
에세이
[보암보암2.0] 통쾌함과 불폄함 사이_엽기적인 그녀
견우와 그녀 사이에, 그리고 그들과 나 사이에 오고간 감정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오랜만에 마음이 팽팽하리만치 꽉 들어찬다.
한국 로맨틱 코미디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는 <엽기적인 그녀>(2001)를 이제서야 보았다. ‘엽기’라는 과거의 신조어가 주는 빛이 바랜 느낌 때문인지 마음이 가질 않았다. 수많은 매체에서 보여주는 지나치게 많은 자료화면들과 패러디들로 영화에 대해 다 알지도 못하면서 다 안다고 믿었다. 이 영화는 전지현과 차태현, 두 사람의 청춘이지, 나의 청춘이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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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09.30
리뷰
전시
[Preview] 세 번째 모네_지베르니 정원에서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모네와 그의 작품들을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에 빛이 든다.
세 번째 모네다. 첫 번째 모네는 컨버전스 아트 전시였고 두 번째는 벤쿠버 미술관에서 직접 원작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이번엔 내게 모네를 처음 알려주었던 지난 전시의 또 다른 컨버전스 아트 전시로 모네를 만나보려 하는 것이다.(컨버전스 아트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으로 시각적인 특수효과, 조명, 영상기술, 모션그래픽과 IT 미디어 등으로 재해석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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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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