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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Opinion] 썩지 않는 껌 [사람]
사랑하는 엄마에게
우리 엄마의 취미는 껌 씹기다. 정확히 말해서는 단물이 다 빠져 어금니 모양처럼 변한 껌을 입 안에 넣고 지긋이 씹는 것이다. 가끔 안방에 들어가면 집안일을 마치고 녹초가 되어 침대에 껌처럼 붙어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는 가끔 껌이 얇아지도록 씹는 우리 엄마의 모습을 보며, 엄마가 인내심이 참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단물이 빨려 고무
by
김예은 에디터
2025.06.16
리뷰
공연
[Review] 사람은 배우, 세상은 무대, 삶은 연극 - 유령 [공연]
연극 <유령>은 삶의 모든 과정에서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 유령들의 이야기다.
땅도 하늘도 구분되지 않는 공간, 그 위를 어슬렁거리는 바퀴 달린 발이 있다. 그들은 분명히 죽었으니 산 자라 할 수 없고, 누구도 그들의 끝을 정리해 주지 않으니 죽은 자라고도 할 수도 없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는 그들은 지면에 확실히 닿을 수도, 그렇다고 붕 떠서 날아갈 수도 없기에, 그저 그들 발에 달린 바퀴를 굴리며 돌아다닐 뿐
by
차수민 에디터
2025.06.16
오피니언
사람
[오피니언] 선착순 세상에서 양심이란 [사람]
사람으로 태어난 우리는 양심이라는 돌부리에 필연적으로 걸려 넘어지곤 한다.
‘선착순 세상’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어느 날은 정류장 한참 뒤에 선 버스를 타기 위해 모두가 달리자, 나도 속도에 맞춰 달렸다. 조금만 기다리면 정류장에도 버스가 설텐데, 달리면서도 내가 왜 달리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남들 뛰면 덩달아 나도 달리는 이 문화 덕분에 우리 사회의 빨라짐에는 끝이 없다. 이럴 때일수록 재빠르게, 가장 빠른 자를 위한 자리
by
정영인 에디터
2025.06.16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인간을 사랑하는 이유 [사람]
존재 방식으로서의 인류애에 관하여
요즘들어 나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 INTP의 정석이던 이전의 나는, 타인의 시시콜콜한 것들이 별로 흥미롭다거나 사랑스럽게 느껴지지 않고 그저 귀찮았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일정이 생기면 좋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귀찮다는 감정이 날 지배했다. 그런데 요새는 인간 한 명 한 명이 사랑스럽다. 심지어 모르는 사람을 봐도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나사가 하나
by
원미 에디터
2025.06.15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계속하는 마음으로, 실을 심는 사람 - '몽지(최지인)' 작가
"그게 제 최선이에요."
몽지 ⏐ 자라나는 마음2 ⏐ 80x110cm ⏐ 천에 실 ⏐ 2024 알록달록한 터프팅 아트 소품들과 작은 식물들이 가득한 공간, 키코시 스튜디오에 들어서며 ‘키코시’의 뜻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깊은 의미가 있나 했는데 의외로 몽지(최지인) 작가는 함께하는 반려견이 웰시코기라 웰시코기를 거꾸로 해서 ‘기코시’, 그러다 ‘키코시’가 되었다는 답을 들려주었다
by
김소원 에디터
2025.06.15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어쩌면 해피엔딩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공연]
K-창작뮤지컬의 확산
며칠 전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 어워즈에서 6관왕을 차지하는 아주 자랑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우란문화재단에서 트라이 아웃으로 공연을 진행하고, 2016년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2관에서 초연 공연을 올리면서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전석 매진을 이끌었던 그 작품이, 브로드웨이로 진출하여 세계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고 공감하고 사랑받고 있고. 더불어 토니
by
조수인 에디터
2025.06.15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미워하는 마음 갈무리하기 [사람]
우리는 마음에 영혼을 둔 존재이므로 마음에 잡아먹히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근래 사람에 대한 강렬한 악의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가령 지하철에서 가방이나 어깨를 세게 밀고 지나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볼 때나 모욕적인 언사를 들을 때 그렇다. 그런 맘이 머리를 내미는 빈도가 점점 잦아진다. 그럴 때면 부정적인 감정에 푹 잠겨버리고 싶은 한편, 소스라치게 놀라게 된다. 이런 악한 마음이 나의 것이라는 게 믿기지 않아서다. 감정이 조금
by
서예은 에디터
2025.06.1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타인을 배려하기 위한 첫걸음 '의심' - 12인의 성난 사람들 [영화]
고전 명작 '12인의 성난 사람들'이 말하는 의심
“의심스러울 땐 피고인의 이익으로.” 법정 드라마나 뉴스를 보다 보면 종종 듣게 되는 말이다. 이 말은 단순한 법조항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의 삶에 있어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가 타인을 판단할 때,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일종의 기준이자, 인간의 감정과 한계를 통제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말을 얼마
by
이소연 에디터
2025.06.14
오피니언
사람
[Opinion] 20년짜리 챕터와 새 울타리 [사람]
여행이 끝났다는 건 삶 속 새로운 여행을 시작했다는 거다.
벌써 6월이다. 2025년 6월이 되었다. 내가 시간을 시간으로서 받아들이지 않아도, 추상적으로 따지자면 햇살이 흘러가는 그림자라거나 쉬지 않고 넘어가는 일력 등 나는 계속 시간과 함께 흐르고 있었다. 이 사실이 조금 무서울 때도, 기쁠 때도 있었다.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고 있는데 나는 제자리인 것 같기도, 혹은 시간의 흐름보다 더 빨리 뛰어야 하는 압박
by
구예원 에디터
2025.06.13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함께 머무르고, 저무는 사랑
1세대 이주 노동자인 퀴어 할머니들의 이야기, <두 사람>
영화 <두 사람> - 함께 머무르고, 저무는 사랑 “가장 낯선 곳에서, 가장 깊은 사랑으로” 영화의 포스터에 삽입된 문구는 인선님과 수현님의 사랑을 가장 직관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바닷가 앞에서 손을 잡고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는 포스터 속 두 할머니가 가진 정체성은 이주노동자, 이민 1세대, 그리고 레즈비언이다. <두 사람>은 가장 낯선 땅에서 서로를
by
정주원 에디터
2025.06.13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사랑에 대하여 말하려다 [사람]
사랑을 이야기하려다 결국 나를 마주했다.
사랑의 힘은 얼마나 위대한가. 나의 사랑은 한없이 차가워서 누구의 마음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누구의 사랑도 들어오지 못한다. 가벼운 눈인사로 시작해 말을 섞고, 조금은 친근해진 상대에게 손을 건네면 얼음처럼 차가운 나의 사랑이 혹여나 상대를 해칠까 금세 손을 떼고는 거리를 둔다. 이런 나의 행동에 그는 어리둥절한 채 한 발짝 다가오고, 나는 세 발짝 멀어
by
박나린 에디터
2025.06.12
오피니언
[Opinion] 빈 곳을 향해 걷는 사람 [도서]
시인은 산책하고, 또 유영한다. 시를 쓴다.
산책은 단순한 걷기와는 다른 일이다. 산책에는 언제나 목적이, 아주 사소한 것부터 꽤나 깊은 것까지의 다채로운 목적이 존재하며, 어떠한 공간과 그곳에 할당하는 시간이 있다. 목적과 공간과 시간. 이것은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요소이거나, 혹은 삶 그 자체이다. 따라서 산책을 한다는 것은 잠시 동안 삶의 모양을 그려보는 일이다. 이것은 시가 하는 일과 정확히
by
차승환 에디터
202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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