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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Review]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쓰는 지속의 문법 - fin [도서]
“막과 장,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우리들의 시작과 마지막에 관한 이야기
위수정의 소설 세계에서 실패나 상실은 파국적인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삶의 디폴트(기본값)에 가깝다. 소설집 『은의 세계』를 비롯해 그녀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정서는 뜨거운 절망이 아니라, 차라리 서늘한 체념이다. 단편 『Fin』은 이러한 작가의 세계관이 잘 드러나는 작품 중에 하나이다. 이 소설은 제목이 암시하는 끝(Fin)이라는 절대적 상태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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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5.11.2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강함과 약함
한 몸으로, 두 왕을 모셨지
남양주에서 석계로 넘어오는 버스 안에서 기절하듯 잠에 들었다. 약발을 믿고 너무 세게 달린 것일까. 아마 그저께 늦게 잔 피로에 더불어, 어제도 조금은 늦게 잔 탓이다. 버스를 내린 시각은 5시였다. 해가 아직 지지 않았다. 눈을 떠 버스에서 내리니, 내가 가장 싫어하는 늦은 오후 햇발에 눈이 부셨다. 나는 이 시간을 싫어해, 왜냐하면 그건 내 아버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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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5.11.2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이 세계는 멋져 보이지만 모두 환상이야 [영화]
멋져 보이는 환상으로부터 탈출한 코렐라인은 통제된 행복보다 불완전하지만 자유로운 삶을 살 것이다.
약속에는 대가가 따른다. 당신은 누군가가 눈에 단추를 다는 대신 영원하고도 완전한 행복을 준다고 약속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불길한 제안은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라 완전함을 갈망하는 인간의 욕망을 내포한다. 영화 〈코렐라인〉(2009)은 바로 이 유혹과 선택의 문제에서 시작한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대가 헨리 셀릭 감독의 작품으로 흥미로운 스토리와
by
최은파 에디터
2025.11.21
오피니언
공연
[오피니언] 현대 무대 위에 올려진 그리스 비극 - 안트로폴리스 '프롤로그/디오니소스' [공연]
많은 창작자가 여전히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을 두고 이를 재창작하는 까닭은 신화에 지금도 적용할 수 있는 수많은 인간의 원형이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신화 속 인물들은 지금의 사람들과도 많은 부분이 닮아 있으며, 현대 인간의 여러 모습을 신화에 대응시켜 충분히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많은 창작자가 여전히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을 두고 이를 재창작하는 까닭은 신화에 지금도 적용할 수 있는 수많은 인간의 원형이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신화 속 인물들은 지금의 사람들과도 많은 부분이 닮아 있으며, 현대 인간의 여러 모습을 신화에 대응시켜 충분히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도 많은 창작자들이, 비교적 덜 친숙한 국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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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란 에디터
2025.11.08
리뷰
공연
[리뷰] 하나의 파도처럼 - 앨런 길버트와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앨런 길버트와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보여준 균형의 미학
브람스의 계절, 완연한 가을에 브람스의 고향 함부르크에 기반을 두고 있는 독일의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한국을 찾았다. 2023/24 시즌 상주 음악가로 활동했던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 함께하며, 악단과 쌓아왔던 케미스트리를 자랑했다. 공연의 시작을 열었던 것은 한국 초연작인 안나 클라인의 '요동치는 바다'였다. 강력한 오프닝 이었다. 예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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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루 에디터
2025.11.0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푸른 들판 너머 ‘당신 문제 있어요’라고 말하는 사람 [도서/문학]
선택의 연속인 인생에서 푸른 들판을 걸어가는 방법
소설에서 클레어 키건은 긴 문장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부분 두 줄이 넘지 않는 짧은 문장들로 이야기가 결합 되어 있다. 그럼에도 문장 사이사이에는 인물의 복잡함이 잘 담겨 있다. 끝내 문장 뒤에 숨겨져 있던 인물들의 삶의 굴곡을 찾아내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숨은 그림 찾기와 십자말풀이 게임을 하는 기분으로 읽었다. 소설의 지면에 숨겨진 단서들을 찾으며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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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5.10.18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꼴보기 싫은 '나'를 죽인다 - '어쩔수가없다' 해석 [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의 야심작 '어쩔수가없다'는 가족을 위한 가장의 몸부림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아니다. 사회적 메세지보다 만수라는 개인에 초점을 둬 인간의 자아와 도덕성 그리고 선악을 설명한다. 그 증거로 만수는 그저 자신의 안위를 챙기기 위한 행동을 한다. 그래서 박희순-이성민-차승원은 모두 자신이 싫어하는 자기 모습을 죽이는 꼴이라고 볼 수 있다. 작품 속에서
by
유민재 에디터
2025.10.1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사람은 떠나지만, 기다림은 계절처럼 다시 찾아온다 [영화]
언젠가 다시 돌아올 계절처럼, 공허 속에서도 여전히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1. 영화 <만추>, 기다림과 이별 사이에서 김태용 감독의 2011년 영화 〈만추〉는 이만희 감독의 1966년 작품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동일한 제목으로 여러 차례 재해석되어 온 이 작품은, 시대와 배우가 달라져도 여전히 인간의 정서를 반복해서 소환한다. 바로 기다림과 이별의 감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만추〉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넘어, 매해 다시 찾아오
by
최은파 에디터
2025.10.10
리뷰
도서
[Review] 여정을 통한 자아 재발견의 기록 - 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 [도서]
숨겨진 무한한 아름다움과 의미를 발견하도록
비앙카 보스커의 저서 『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는 뉴욕 현대 예술계라는 폐쇄적이고 난해한 세계를 파헤치는 한 저널리스트의 고군분투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책은 단순히 미술계를 탐험하는 르포르타주를 넘어, 예술을 통해 스스로의 감각과 자아를 재발견하는 심오한 여정으로 독자를 이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예술이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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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은 에디터
2025.09.2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글쎄요, 무언가 바뀌었을까요?” [도서/문학]
광호 씨는 그 자체로 변화이며 다름이며 미미(微美; 작은 아름다움)다.
문학청년 윤광호,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사람을 향해 이렇게 간절하게 이름을 불러 보고 싶었던 적이 없었다. 광호 님도 아니고 광호야, 도 아닌 광호 씨. ‘~씨’는 누군가를 높이거나 대접해서 부르는 말로 무언가 슬픔의 감각을 넘어서는 각성을 가져온 듯하다. 결국 소설은 한 인물이 같은 박자를 가지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소설 속 ‘나’라는 인물과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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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5.09.1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열두 시간 동안 변화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하여 [도서/문학]
우리는 살면서 얼마만큼의 시간 동안 산책하는가.
산책을 시작하면서 정용준 작가의 「선릉 산책」을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10분 정도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다. 작품 생각 없이 오로지 지난 삶을 떠올렸다. 그리고 ‘과연 내가 누군가를 이해하는데 얼마나 노력했는가’와 ‘열두 시간 동안 변화하거나 누군가를 변화시킨 적이 있었는가’라는 두 문장에 물음표를 남겼다. 아직 마침표를 남기지 못했다.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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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5.09.0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종결의 빈칸이 채운 영화, 현기증 [영화]
현기증의 끝과 종결, 그 사이에 있는 히치콕만의 나선형 모양을 띤 빈칸
1. 영화 〈현기증〉, 어지러움을 넘어서서 관객을 사로잡는 무언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현기증〉은 강렬한 서스펜스와 새롭고 효과적인 카메라 기법을 사용하여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역대 최고의 영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에 필수로 들어가는 시네필들이 사랑하는, 바로 그 영화. 사람들마다 여러 해석을 가지고 그의 영화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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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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