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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쇼하키모프 씨, 성이 움직여요 - 2026 서울시향 이지윤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양팔을 벌려도 다 안을 수 없는 선 위에서 - 2026 서울시향 이지윤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리뷰
핀란드가 하늘에서 내려와 머리 위에 닿았다. 처음 겪는 방향이었다. 소리가 진작에 천장 아래까지 올라가 '우르릉 쾅쾅' 무언가를 끼얹고 있었다. 나는 온갖 빛 번짐에 뒤늦게 고개를 번뜩 들었다. 고작 내 손안에서만 붙잡히던 선은 어느새 양팔을 벌려도 다 안을 수 없을 만큼 커져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는 물었다. 교향곡이 왜 좋으냐고. 그때부터 오
by
장유진 에디터
2026.07.12
오피니언
만화
[Opinion] 왜 이 작품은 높은 평가를 받았을까 [만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치밀한 스토리와 심리 묘사에 빠져든, 미스터리 애니메이션의 수작.
얼마 전, 가볍게 보려고 시작했던 애니메이션이 있다. 바로 <약사의 혼잣말>이다. 이 작품은 일본 라이트노벨이 원작으로, 작가는 휴우가 나츠(日向夏), 삽화는 시노 토우코가 맡았다. 원작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까지 매체를 넘나들며 여러 상을 받았고, 대중적 인기뿐 아니라 평단과 업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보기 드문 작품이다. 작품의 주인공 마오마오는
by
최온유 에디터
2026.07.1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이상한 세계를 살아가는 방법 [영화]
은은히 달콤함이 감도는 영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어릴적, 이루어지길 바랐던 터무니없는 소원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그런 아이들의 순수한 믿음과 소원에서 출발해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따뜻하게 담아낸 영화다. 기적을 좇는 아이들 영화는 분화하는 화산 때문에 쌓인 방바닥의 화산재를 닦는, 영화의 주인공, 코이치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코이
by
이수아 에디터
2026.07.12
리뷰
도서
[Review] 상실되지 않는 마음의 자유,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 이후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지, 운명에 대한 나의 태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신경증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이자 동시에 한 세대에 번져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불안, 초조, 긴장, 우울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 책은 시작부터 흥미로웠다. 나의 질환이 독서에 이런 방향으로 도움이 되다니 역시 뭐든 두면 쓸모가 있다. 물건이 아니라 감정과 상태까지도 말이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위에서 말한 집단 신경증에 대한 부분에서는 쉽게 흐
by
장미 에디터
2026.07.12
리뷰
영화
[Review] 사라진 이름들이 돌아오는 시간 - 시크릿 에이전트
영화가 끝난 뒤 남은 것은 도주극의 쾌활함이 아닌 빼앗긴 이름과 일상에 대한 애상이었다.
1977년 브라질, 이름을 버린 남자 마르셀루는 아들과 다시 만나기 위해 고향 헤시피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는 건 고향의 안온함이 아니다. 카니발의 열기, 거리의 음악, 습한 공기, 그리고 언제 어디서 들이닥칠지 모르는 감시와 폭력. 〈시크릿 에이전트〉는 첩보 스릴러의 틀을 빌려 출발하지만, 흔히 기대하는 식의 명쾌한 추격전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by
정충연 에디터
2026.07.11
작품기고
The Artist
[那의여백] 거제 야호, 그 너머의 이야기
사람을 기억하게 만드는 진심에 대하여
서로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고, 엉뚱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계산보다 호기심이 먼저 앞서는 순간들. 그 자연스러움은 누군가 만들어낸 캐릭터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들의 오늘을 구경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내일을 응원하게 된다. 어쩌면 리센느를 향한 응원도 여기서 시작됐을 것이다. 이미 완성된 별을 바라보는 마음보다 조금씩 자신의 빛을
by
노유나 에디터
2026.07.11
리뷰
영화
[Review] 상어의 배 속에서 돌아온 이름 - 시크릿 에이전트 [영화]
지워진 기록과 털복숭이 다리, 영화 <시크릿 에이전트>
* 본 리뷰는 영화 <시크릿 에이전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977년 브라질. 영화는 카니발을 앞둔 헤시피로 향하는 한 남자를 따라간다. 그의 이름은 마르셀루 알베스다. 정확히는, 그가 지금 쓰고 있는 이름이 그렇다. 오프닝에서 그는 외딴 주유소에 차를 세운다. 주차장 한 가운데에는 어설프게 종이가 덮인 시체 한 구가 놓여 있고, 들개와 새들
by
이유은 에디터
2026.07.10
리뷰
공연
[Review] 우리는 어디서부터 우리를 잃어버렸나 - 워크맨 [연극]
연극 <워크맨>, 걷지 않고 일하지 않아 발생한 비극에 관하여
예술창작공장 콤마앤드(대표 이태린)의 SF연극 <워크맨>이 2025년 초연에 이어 2026년 재연으로 돌아왔다. 연극 <워크맨>은 주 3일, 하루 3시간 노동이 보편화된 2060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은 이미 인간 삶 깊숙이 들어와, 인간은 더 이상 오래 일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를 맞이했지만, 사람들은 극심한 우울과 불안 속에서 살아간다
by
진세민 에디터
2026.07.09
리뷰
PRESS
[PRESS] 연주자들이 대화에 입장했습니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 Ravel Ensemble 1 - 친밀한 대화 (7.8) [공연]
친밀한 대화방에 드뷔시와 라벨이 입장했습니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Ravel Ensemble 1 - 친밀한 대화 (7.8) 리뷰
입이 간질간질했다. 손이 근질근질했다. 어제의 이야기를 얼른 털어놓고 싶었다. 우리가 얼마나 재미난 이야기를 했었는지, 내가 금세 잊어버리기 전에 이곳에 담아 당신께 말하고 싶었다. 왼쪽부터 첼리스트 정우찬, 바이올리니스트 정주은, 바이올리니스트 유다윤 클래식 공연이 끝나면, 무대 하나가 끝나면, 관객들의 박수 사이를 뚫고 잠시 대기실로 들어갔다가 다시
by
장유진 에디터
2026.07.09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불완전하게 그리고 무한히 기억하는 공간, '백룸' [영화]
영화 <백룸>을 통하여 기억과 공포의 상관관계에 관해서 분석한다.
※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한 남자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상담가를 찾는다. 영화 〈백룸(Backrooms)〉(2026, 케인 파슨스)의 첫 장면이다. 안 팔리는 가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클락(추이텔 에지오프 분)은 가족 간의 관계도, 이 가구점의 경영도, 자기의 꿈도 실패한 사람이다. 그는 치료를 위해서 왔지만, 딱히 자기
by
정진영 에디터
2026.07.08
리뷰
PRESS
[PRESS] 새 도화지를 여는 중입니다. 보이지 않는 선을 따라갑니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 Ravel Ensemble 3 - Quartet Horizons (7.22) [공연]
하얀 도화지 위에 두 개의 현악사중주를 그리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Ravel Ensemble 3 - 'Quartet Horizons' 프리뷰
그는 허공의 한 지점을 바라보다가 검지를 들어 올린다. 무언가 보였나. 혹은 들렸나. 소리라기엔 너무 가늘고, 빛이라기엔 손끝에 먼저 닿는 것이 있다. 그는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천천히 손을 움직인다. 보이지 않는 선을 따라가는 것처럼, 이미 그어진 것을 다시 더듬는 것처럼. 중간중간 멈춰 손목을 조금 낮췄다가, 다시 조용히 올린다. 어릴 적
by
장유진 에디터
2026.07.07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얼마나 수 많은 '이별'이 '이 별' 위에 존재할까 [미술/전시]
장세진 작가의 <4개월, 4백만 광년>으로 본, 한국의 해외 입양 역사
#1. 얼마나 수많은 '이별'이 '이 별' 위에 존재할까. 우리는 그들의 수를 헤아릴 수 있을까, 그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사진: Jaspert Anrijs/ pexels 보통 '입양', 특히 '강제 불법 입양'에 대한 경각심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오인은 입양의 상처가 피상적으로 "친모, 친부에게 버려졌다.",
by
문경란 에디터
202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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