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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Opinion] 잔혹한 봄, 빛의 뒤편을 응시하다 [미술/전시]
《Clair-Obscur》: 눈부신 봄날의 이면에 감춰진 인간의 파편화된 욕망과 실존적 불안
꽃이 피어나는 눈부신 3월의 파리. 우리는 본능적으로 '빛'와 '생명력'을 찾는다. 그러나 Bourse de Commerce - Pinault Collection의 원형 홀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짙은 그림자 속에 잠겨 있다. 2026년 첫 기획전 《Clair-Obscur》는 찬란한 봄날의 활기 대신, 우리 존재의 심연에 도사린 불안과 어둠을 꺼내 놓는다
by
김예화 에디터
2026.05.06
리뷰
공연
[Review] 그대의 사랑은 평안에 이르렀나 - 정희
마침내 평안에 이른 두 사람의 사랑이 아름다워서 나는 싫다.
드디어 프로젝트가 끝났다. 나는 시청역 근처의 본사로 돌아왔고, 돌아온 것은 내 몸과 거취뿐이야. 그 바깥의 것들, 예컨대 나쁜 기억 같은 것들은 가급적 프로젝트 룸에 두고 왔으니까. 물론 완전히 다 떨쳐내지 못한 것들을 다른 글 안에 쏟으며 묻으며 아직도 시간을 쓰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퍽 즐거운 나날이라. 퇴근 후 사무실을 나서자마자 서울
by
서상덕 에디터
2026.04.19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24시간의 이야기 -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공연]
여러 배역을 소화해 내는 배우의 모습은 극 중 등장하는 인물들이 중첩되는 지점이 된다. 작품에서 이야기하는 시몽 랭브르의 심장과 삶이 연극에서는 배우의 몸을 통해 하나의 형태를 띠고, 그런 배우의 몸은 작품 속 세상을 상징하게 된다.
예술 작품들은 각각 그 안에 하나의 세상을 가지고 있다. 그 세상 안에는 이야기의 배경이 될 시간과 공간이 있을 것이고,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물들이 있을 것이다. 예술 작품은 그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이야기로 풀어간다.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에서 이야기의 중심은 시몽 랭브르라는 청년, 정확히는 그 청년의 심장이다. 극은 해가 뜨기 직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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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란 에디터
2026.03.1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이사중입니다
끝은 곧 또 다른 시작
이사를 했다. 스물네 살 인생 첫 이사. 지난 1년간 지낸 좁은 원룸에서 벗어났다. 작년 이맘때,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학교 근처 원룸에 들어가 친언니와 함께 살았다. 토퍼 두 개를 놓고, 가운데에 책꽂이를 눕혀놓으니, 방이 꽉 찼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본가에 갈 때면, 집 안에서 걸어 다니는 감각이 너무 좋았다. 언니가 이번 집을 보러 갔을 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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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아 에디터
2026.02.2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가족의 보통에 대하여 [영화]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들을 위한 고약한 전복
가족의 평균을 정의할 수 있을까. 예컨대 가족 구성원의 숫자와 그 면면 혹은 가족 구성원간의 유대감과 거리감 등에 대해서 평균이라고 부를 만한 가족 모델을 구상해본다면 그것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가족은 늘 어딘가 어긋나고, 부족하고, 때론 넘친다. 한 사람의 개인조차 쉽사리 정의할 수 없을 텐데(물론 우리는 개인의 성향을 정의하기 위한 어설픈 시도들에
by
차승환 에디터
2026.01.26
리뷰
PRESS
[PRESS] 시지프스와 뫼르소, 그리고 우리 사이의 기묘한 연결 고리 - 뮤지컬 시지프스 [공연]
역설적으로, 네 명의 배우들은 돌을 굴려내는 과정에서 느꼈던 힘듦을 통해 강렬하게 뛰는 자신의 심장을 발견한다.
* 이 글은 뮤지컬 <시지프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쟁과 팬데믹으로 인해 황폐해진 어느 미래의 세상에서, 극렬한 무의미 속에 놓여 있는 네 명의 배우 언노운, 포엣, 클라운, 아스트로가 한때는 극장이었던 곳에 멍하니 있다. 그들은 현재 삶에 대한 강력한 무력감을 느끼고 있지만, 그들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보다 그들은 현재 무력감
by
이유빈 에디터
2026.01.07
오피니언
공연
[Opinion] 톡톡, 2425! - 대구콘서트하우스 특별연주회 : 크리스마스 에브리데이 (Christmas Everyday) [공연]
작은 두드림으로 완성된 크리스마스 - 대구콘서트하우스 특별연주회 : <크리스마스 에브리데이> 관람 에세이
24 → 25 크리스마스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브에는 뭘 해야 12월의 끝자락을 잘 보냈다고 할 수 있을까. 아직 그 답을 찾지 못했지만, 이브에서 막 25일을 넘어온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다. (놀랍지도 않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연말 특별연주회 〈크리스마스 에브리데이〉가 열렸다. 정주영의 지휘 아래 DCH 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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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5.12.25
리뷰
PRESS
[PRESS] 시지프스, 그 반복이 주는 차가운 희망 - 뮤지컬 시지프스 [공연]
카뮈의 '이방인'에 대한 뮤지컬적 각색을 통해, 모든 것이 페허가 된 세상에서 삶에 대한 강렬한 열망의 이야기를 살펴본다.
알베르 카뮈의 '부조리' 알베르 카뮈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그것은 아마도 '부조리'라는 단어일 것이다. 부조리란 일상적 의미로는 '부당한' 혹은 '비합리적인'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카뮈의 철학 안에서는 다음과 같은 의미에 해당한다. 즉,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이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의미를 찾을 수 없게 되면서, 그에
by
이유빈 에디터
2025.12.24
오피니언
공간
[Opinion] 국립현대미술관에 가다. [공간]
만 24세 이하라면 한번은 가봐야 하는 공간
이번 주에는 무엇을 쓸지 고민하던 차에 국립현대미술관이 생각이 났다. 만 24세 이하는 무료이기 때문에 가장 쉽게 심도 있는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전시를 보러 간다고 생각하니 왠지 신나는 기분이었다. 여러 전시가 있었지만, 그중에 올해의 작가상과 김창열 작가의 회고전을 관람하고 왔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위치:
by
최다정 에디터
2025.11.28
리뷰
PRESS
[PRESS] 생체시계의 과학으로 다시 맞추는 '나의 24시간' - 하루 리듬 [도서]
몸 속 시차를 바로 잡는 하루 리듬
생체시계의 과학으로 다시 맞추는 '나의 24시간' 하루가 늦춰질수록, 나는 조금씩 어긋났다. 최근 내 일상은 조금씩 계속 뒤로 밀려나고 있다. 자정이 지나서야 잠자리에 들고, 마지막으로 맞춰둔 알람 소리에 허둥지둥 눈을 뜬다. 편하다는 이유로 배달 음식에 의존하고, 라떼 한 잔으로 끼니를 때우다 보니 몸은 점점 무거워진다. 이 피로감이 단순히 '수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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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에디터
2025.11.0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노원 산책
차이코프스키, 노원 중앙도서관, 더숲아트시네마, 월계 24시 불한증막
요즘엔 별다른 생각도 없이 습관적으로 이어폰을 끼곤, 습관적으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을 튼다. 족히 4달은 넘게 이 곡을 들어온 것만 같은데 하필 질릴 법도 한쯤에 가을이 찾았고, 아-, 이 곡이 들어온 모든 것 중 가장 가을다웠다고, 각자의 마음속에 그려진 가을, 그 무수한 정취의 풍경 개중에서도 나의 가을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넉넉하다기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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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5.11.04
리뷰
공연
[Review] 계절을 건너다니는 몸짓 - 홍콩댄스컴퍼니 대형 창작 무용극 '24절기'
24절기라는 공통점을 가진 두 국가, 한국과 홍콩이 예술을 통해서 하나로
지난 19일, 서초구의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순식간에 사계절이 흘렀다. 인터미션도 없이 이어진 85분의 공연 동안 밀도 있는 계절감을 느꼈다. 피어나는 봄부터 많은 것이 땅으로 돌아가는 겨울까지. 고대부터 이어진 정교한 시간의 질서를 이만큼이나 현대적으로 재창조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여운을 안은 채로 집에 돌아와서 찾아보니, 무대 위에서 24절기를 표현
by
이지연 에디터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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