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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선량함이라는 위증 - 도덕의 계보2 [도서/문학]
선량함이라는 위증에서 나는 심각한 악취를 느낀다
정직이 자신의 이해 범위에서만 기능한다면, 그것이 미덕이기 위해선 너무 많은 것들이 해부되어선 아니 된다. 너무 많은 것들이 밝혀져선 아니 된다. 그가 여전히 정직하면서도 온건하려면, 사람들로부터 온당히 받아들여지려면 앞서 말한 것들, 인간의 모순과 부조리를 까마득히 몰라야 한다. 그렇게 무지는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요구된다. 모르는 것들은 순수한 망설임으
by
서상덕 에디터
2025.10.1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집이 없는 우리가 맡는 냄새 [도서/문학]
시인 봉주연의 신간 『우리는 모두 이불에서 태어난걸요』를 읽고. 집냄새가 나는 것만도 같다.
겨울이 오고 있다. 집 밖으로 나가 찬 바람을 쐬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열린 창밖으로 기운이 밀려오고 있다. 여름이 가면 가을이,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온다는 간단한 사계절의 수식에도 열등감을 느끼던 가을의 냄새가 옅어지고 서먹한 새해 인사의 냄새가 강해지고 있다. 냄새로 공간을, 순간을, 시간을 인식하는 사람은 꽤 많다. 나란히 걷다가 문득, 겨울 냄
by
정현승 에디터
2025.10.17
리뷰
도서
[Review] 삶의 순간에 마주하는 '아다지오(adagio)'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그의 이야기는 일상의 경험을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각 장면을 천천히 음미하며 독자는 어느새 한 구절을 찾아든다.
몇 달 만에 처음으로 한 시간이 정확히 한 시간으로 느껴질 때 그 시간이 얼마나 긴지 깨닫는다. 집에서 올리버를 돌볼 때도 한가한 시간이 있긴 했지만, 그 시간과 이 빈 시간은 다르다. 전자는 소비하고, 쓰고, 낭비하고, 텔레비전을 보느라 사라지는 시간이어서 그냥 시간만 죽이는 게 아니라 몸도 해치울 수 있다. 후자는 옛날식으로 보내는 시간이라 여름날 포
by
안지영 에디터
2025.10.17
작품기고
The Artist
[까막별] 낙화
개화의 끝, 그리고
[illust by EUNU] 처음에는 화가 났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이별이 이것뿐이라는 것에.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그동안 너의 키는 한 뼘도 자라지 않았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머무름은 우리에게 안정을 가져다주었지만, 점점 너는 좀처럼 벗어나질 않았어. 난 여전히 더 높이 날아보고 싶었는데. 그때 나는 너와의 이음새를 꺾었어. 잘라내고 나서야
by
박가은 에디터
2025.10.17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미제 未濟 [음악]
취향이란, 자신이 가장 오래 붙잡고 있는 질문의 흔적이다.
음악 취향은 언제나 불가해하다. 처음에는 가사도 모르고 단순히 좋아서 듣던 노래들이 돌아보면 비슷한 질문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아마도 사람의 마음은, 이해보다 먼저 공명하는 주파수를 알고 있는 것 같다. 아래에 소개할 세 곡은 이질적일 수 있지만, 그 결속에서 음악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한 인간의 좌절과 우울함에 대해, 자아의 태동
by
오수민 에디터
2025.10.1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지상에 남기는 마지막 사랑의 메시지 [도서/문학]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남긴 마지막 사랑의 말
매혹적이고도 독특한 문체로 인간의 심연을 탐구한 프랑스의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 20세기 프랑스 문단의 거장이라 불리는 뒤라스는 소설과 시나리오를 넘나들며 사랑의 불가능성, 여성의 욕망을 가감 없이 표현해낸 작가다. 『여름 밤 열 시 반』에서는 폭풍이 내리치는 여름밤을 배경으로 살인 사건과 엮인 기묘한 감정을, 『파란 눈 검은 머리』에서는 성별을 구분하
by
양아현 에디터
2025.10.1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떠남과 돌아옴 사이에서 [도서/문학]
떠남과 돌아옴의 과정
소리 없이 찾아온 인생의 전환점 - "익숙한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이 격렬한 내적 동요를 동반하는 요란하고 시끄러운 드라마일 것이라는 생각은 오류다." 이 문장을 읽었을 때,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인생의 중요한 결정이 항상 폭풍처럼 몰아치지만, 실제 우리 삶의 전환점은 조용히 찾아온다. 아침에 일어나
by
주민경 에디터
2025.10.17
리뷰
도서
[Review] 예술을 보는 일은 결국 자신을 보는 일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도서]
그는 삶의 속도를 늦추기로 한다.
도시의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지하철의 굉음, 사람들의 발걸음, 끊임없이 바뀌는 뉴스의 헤드라인 속에서 주인공은 늘 달리고 있었다. 대학에서 미술사를 배우고, 언론사 기자로 일하며 세상의 중심에서 달린다고 믿었지만, 형의 죽음 앞에서 그는 처음으로 자신이 서 있던 자리가 얼마나 불안정했는지를 깨닫는다. 바쁘게 움직이는 세계가 갑자기 멈춰버린 듯한 공허함
by
박정빈 에디터
2025.10.17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일본 애니메이션은 왜 대유행인 걸까 [영화]
일본 애니 대박
최근 극장가는 뜻하지 않은 일본 애니 붐을 맞이하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도 추석 연휴에 적합한 ‘보스’도 PTA와 디카프리오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도 이들에게 예매율이 밀리는 실정이다. 단순히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덕에 일어난 현상이라고 할 수 없다. 그전부터 차근차근 쌓여진 관심이 모여 이제야 양지에서도 빛을 발하는 중
by
유민재 에디터
2025.10.16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꼴보기 싫은 '나'를 죽인다 - '어쩔수가없다' 해석 [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의 야심작 '어쩔수가없다'는 가족을 위한 가장의 몸부림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아니다. 사회적 메세지보다 만수라는 개인에 초점을 둬 인간의 자아와 도덕성 그리고 선악을 설명한다. 그 증거로 만수는 그저 자신의 안위를 챙기기 위한 행동을 한다. 그래서 박희순-이성민-차승원은 모두 자신이 싫어하는 자기 모습을 죽이는 꼴이라고 볼 수 있다. 작품 속에서
by
유민재 에디터
2025.10.1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예민함의 또 다른 이름 센서티브 [도서/문학]
예민하고 민감하다고 생각했던 약점이 하나의 기질로서 인정될 수 있는 책 센서티브에 대해 리뷰해 보려고 한다
센서티브를 통한 민감성의 재발견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굴어?” “너무 사소한 곳에 신경 쓰는 것 아니야?” 나를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이 내게 말했다.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었다. 나는 남들보다 감각이 발달돼 있다. 교실 안의 작은 분위기 변화, 창밖에서 스치는 바람의 결까지……. 다른 사람들은 금세 흘려보내는 것들이 내겐 쉽게 놓아지지 않았다. 물론 이
by
최아정 에디터
2025.10.16
리뷰
도서
[Review] 위대한 것은 우리의 삶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도망가듯 흘러가는 시간들을, 그 속에 함께 흘려보낸 마음을 달래주는 책
여기 메트로폴리탄의 경호원이 있다. 그는 미술관의 그림들을 지키는 일을 했지만, 사실은 그의 마음 한 켠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형의 죽음 이후, 브링리는 가장 아름다운 세상으로 들어가버렸고 그곳이 바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었다. 200만개가 넘는 작품이 전시된 메트 안에서, 10년간 일한 브링리. 그는 부담스럽지 않게 우리를 아름다운 세상으로 이끈다.
by
한정아 에디터
202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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