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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볼나방은 힘 빼기를 배우는 중
다만, 정말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면, ‘힘 빼기’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 더 정확하게는 힘을 내기 위한 힘 빼기다. 테니스에서 힘을 빼고 치라는 말이 매가리 없이 라켓을 휘두르라는 의미는 아니다. 몸에 힘을 주면 관절이 유연하게 돌아가지 않고, 정작 필요한 순간에 힘을 쓸 수 없다.
테니스를 치면서 힘 빼기의 진가를 알게 됐다. 이제 막 5개월을 향해 가는 초라한 구력이지만, 그런 나도 잘하고 싶다. 하지만 의욕이 앞설수록 괜히 긴장되고, 레슨에서 배운 것들은 순식간에 공중분해 된다. “힘 빼세요!” 코치님의 호통은 늘 공보다 빠르게 날아왔다. 그 말을 들으랴 공을 쫓으랴 정신이 없어지면, 별로인 자세로 공까지 놓치는 이도 저도 아닌
by
백승원 에디터
2025.11.20
리뷰
공연
[Review] 남의 이야기에 압도되는 순간 함정에 빠진다 - 트랩 [공연]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피고를 어떻게 변호할 수 있을까
요즘 수치심이라는 감정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양심이 수치심이 되는 지점은 어디일까. 연극 <트랩>은 한밤중 저택에서 열리는 재판 놀이로 인간의 욕망과 양심, 죄책과 수치심이 서로 뒤엉키는 장면들을 보여준다. 관객은 이 광기 어린 모의재판 놀이의 배심원으로 서 함께 판결을 내려보게 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우연한 ‘사고’다. 출장길에 자동차 사고를 내고 시
by
채수빈 에디터
2025.11.20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검은 심장을 갖게 된 빌런들의 이야기 - '위키드' 같은 프리퀄 작품 소개 [영화]
악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숨겨진 인생 이야기
1년의 인터미션 시간을 거쳐 영화 <위키드: 포 굿>이 2025년 11월 19일 개봉했다. 순간적으로 영화에 몰입하게 하는 압도적 스케일과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 등의 믿고 보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약 220만 명의 관객을 현혹시킨 위키드의 끝은 과연 어떻게 끝나게 될까? 서쪽 마녀라 불리기 이전에 ‘엘파바‘란 이름을 갖고 있듯 모든 악인들
by
이상아 에디터
2025.11.20
리뷰
공연
[Review] 도어 넥스트 헤븐 - 당연함, 천국은 옆에 있음 [공연]
우리는 한 발자국만 옆으로 가면 천국이지만, 그 한 발자국을, 지옥을 향해 내디딘다. 알면서도.
대학로 카페 CIRCA1950에 들어섰을 때, 나는 작은 극장이 카페 한편에 마련되어 있을 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카페 중앙에 덩그러니 놓인 긴 바 테이블과 구석구석 배치된 스툴들이 전부 관객석이었고, 장식용인 줄만 알았던 소품들은 모두 무대 장치였다. '컨템포러리 테일즈'의 창작극 '도어 넥스트 헤븐'은 이렇게 관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물며 시작되었다.
by
권수현 에디터
2025.11.19
리뷰
공연
[Review] 현실과 환상 사이의 경계 - 도어 넥스트 헤븐 [공연]
연극 <도어 넥스트 헤븐>은 카페를 무대로, 삶과 환상 사이에 선 두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다. 작품의 배경 역시도 뚜렷한 현실의 한 장소라기보다는, 제목처럼 ‘천국 옆’이라는 모호하고 경계적인 공간이다.
연극 관람이라 하면 보통 극장에 가서, 객석에 다른 관객들과 나란히 앉아 무대 위 공연을 바라보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보통의 연극 형식일 것이다. 비록 관객과 배우가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고 있지만, 관객은 무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어디까지나 연극이라고 생각하고 개입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제4의 벽이다. 그러나
by
노미란 에디터
2025.11.18
리뷰
공연
[Review] 천국을 바라던 욕심은 결국 마음을 지옥으로 - 도어 넥스트 헤븐
우리가 바라는 영원은 영원할 수 없음을.
혜화역 근처 소극장이 즐비한 거리에 공연장이 위치할 것으로 생각했다. 의외로 지도 어플은 구석지고 아주 조용한 골목의 한 카페를 가리켰다. 오후 8시 30분 공연이었기에 거리는 꽤 깜깜했는데, 멀리서부터 빛이 새어 나오는 카페를 발견했고, 그곳으로 향하자 아늑한 불이 반겨주는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야 카페를 활용한 아주 작은 공연장
by
박가연 에디터
2025.11.18
리뷰
PRESS
[PRESS] 글에 마음 있는 일 - 일에 마음 없는 일 [도서]
도서 <일의 마음 없는 일>은 경향신문 뉴스레터에서 '인스피아'를 기획하고 발행해왔던 김지원 기자가 '자신이 읽고 싶고 또한 쓰고 싶은 글''이라는 대주제 하에서의 글에 대한 단상을 다룬 책이다.
나는 작년 10월부터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에 참여해왔다. 그리고 올해 중반부터는 '기자'의 형태로 아트인사이트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 대학교 선배와 오랜만에 만남을 가졌다. 선배를 만났을 때마다 나는 아트인사이트에 올린 내 글들을 가끔씩 보여줄 때가 있다. 선배에겐 총 두 개의 글을 보여줬는데, 하나는 에디터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문
by
이유빈 에디터
2025.11.1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죄송한데, 저 못 하겠습니다."
음악 비전공자의 예술대학원 도전기
“저 죄송한데, 못 하겠습니다.” 한 예술대학원의 실기 대기실에서, 나는 손을 번쩍 들고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그럼 면접 안내원의 눈이 동그래질 것이고, 지금 나가면 실기 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데 괜찮겠느냐고 물을 것이고, 나는 고개를 끄덕인 뒤 수험표와 악보집을 쥐고 대기실을 나섰을 것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실기실에서 흘러나오는 연주를 들
by
임예영 에디터
2025.11.17
리뷰
전시
[Review] 숨어 있는 명작을 찾아서 -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미술/전시]
미술 입문자를 위한 맛보기 전시,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600년 서양 미술사를 단 65점으로 만나는 특별한 경험 미국 샌디에이고 미술관(SDMA)의 개관 100주년을 기념해, 수백 년간 해외로 나가지 않았던 컬렉션이 마침내 한국을 찾았다. 2025년 11월 5일부터 2026년 2월 2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열리는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전은, 600년 서양 미술사를 단 65점의 걸작으로
by
김태리 에디터
2025.11.17
리뷰
도서
[Review] 예술은 무엇으로 정의되는가 - 예술은 죽었다 [도서]
『예술은 죽었다』, 정답 대신 질문을 던지는 예술서
이 책의 핵심 메시지 『예술은 죽었다』는 제목만큼 단호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저자에게 예술이라 함은 대체로 '미술품'을 가리킨다. 그는 오늘날의 미술계가 활력을 잃어버렸다고 진단하며, 죽어 있는 예술을 다시 삶의 현장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래 인간은 예술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타인과 연결되었으나, 지금의 예술은 자본주의와 개인화의 흐름 속
by
김태리 에디터
2025.11.1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나의 못생긴 고양이들
애정과 사랑을 돌려줄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라는 것을.
우리 집은 대대로 강아지 친화적인 집이었다.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어렸을 때부터 내가 태어나고 자라는 동안까지 다양한 종의 강아지를 계속 키워오셨다. 종을 알 수 없는 소위 ‘똥개’라고 불리던 강아지부터 늠름한 진돗개까지. 어린 내게 할아버지는 사람보다 동물을 더 좋아하시는 듯 보였다. 강아지는 확실히 귀엽다. 앞구르기를 하며 봐도 강아지는 귀엽다. 특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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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 에디터
2025.11.16
오피니언
사람
[Opinion] 관계의 애매함을 바라보는 법 [사람]
불확실한 관계들을 받아들이는 연습
요즘 들어 관계에서 애매함을 견디는 일이 더 어려워진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분명 나를 좋게 봐주는 것 같은데 그만큼 다가오지는 않는 사람들. 말은 따뜻하지만, 행동은 신중한 사람들. (또는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말은 신중하지만, 행동은 따뜻한 사람들.) 어떤 날은 나를 향해 다가와 말을 걸어주는 날이 있지만, 또 어떤 날엔 갑자기 거리를 두는
by
김지현 에디터
202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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