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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Opinion] 파리에서 청주까지, 방혜자의 색 [미술/전시]
한 작가의 그림이 한곳에 머물지 않고 다른 장소와 사람, 재료와 시간을 지나며 계속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
처음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보였다. 이런 스테인드글라스를 보니 어렸을 때 자주 하고 놀던 글라스 데코가 먼저 떠올랐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흔히 알고 있는 스테인드글라스와는 조금 달랐다. 뒷면에 굴곡진 유리를 덧대서 앞에서 봤을 때 질감이 더 살아나 있었다. 빛을 통과시키는 유리인데, 평평한 유리만 생각했던 나에게는 꽤 재미있는 방
by
신수빈 에디터
2026.09.27
리뷰
공연
[Review] 관계로 채워낸 무대 - 연극 '페이백' [공연]
농업과 육식, 생명 윤리를 둘러싼 갈등을 인물들의 관계와 삶의 결을 따라 담담하게 풀어낸 연극 《페이백》을 바라본다. 작품은 답을 제시하기보다 각자의 신념과 책임을 남겨두며, 인간이 다른 생명에게 진 빚을 어떻게 마주하고 갚아갈 것인지 질문한다.
<페이백>은 양계농 두만과 도축업을 그만두고 비건 활동가로 전향한 아들 흑이,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손녀 제원의 이야기를 통해 육식과 생명 윤리라는 질문을 조심스럽게 꺼내놓는 작품이다. '영농일지', '식물은 일하지 않는다'로 이어져 온 농업 3부작의 마지막 편이라는 점에서, 연출이 지난 몇 해 동안 농업이라는 화두를 얼마나 오
by
김민주 에디터
2026.09.27
오피니언
사람
[오피니언] 인문학의 쓸모와 멋진 신세계 完 [사람]
고통은 그의 세계를 대신하여 부수고 그 이상의 세계를 현현합니다
‘인문학의 쓸모’라, 나는 인식의 저변이 확대되는 것으로부터 느껴지는 놀라운 확장감과 고양감이라는 열매에 더불어, 열매 떨어진 자리로부터 끝없이 새로 나는 생장의 기쁨을 논하겠습니다. 나는 멈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새 과거는 아득히 멀어져 있습니다. 그대도 마찬가지가 아닙니까? 나아가 독서라는 행위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을 때, ‘아직도 자신의
by
서상덕 에디터
2026.09.2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삶과 죽음 [도서/문학]
세사르 바예호, <트릴세 LXXV>
시는 첫 연에서부터 대상의 죽음을 말한다. 수미상관 구조로 이루어진 마지막 연에서까지 대상의 죽음을 확실히 못박는다. 시에서 말하는 ‘너희들’은 본인들의 죽음을 계속해서 부정하지만 시 속 화자는 반복해서 ‘너희들’이 죽었다고 말한다. 나는 이 시가 대상의 죽음에 관해 논하는 시이면서 죽음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시라고 생각했다. 시에서 ‘너희들’은 화자가
by
김예은 에디터
2026.09.27
오피니언
도서/문학
[오피니언] 같은 일제강점기, 전혀 다른 두 개의 기억 [도서/문학]
같은 시대 일제강점기를 거쳤음에도 한국과 대만이 기억하는 당시는 매우 다르다. 소설 속 일본인 화자가 제국을 ‘본국’이라 칭하는 단어 하나에 한국 독자가 본능적인 거부감을 표하는 반면, 대만 독자는 제국주의자의 시선과 인물 내면의 모순을 담담하게 관조한다.
지배국의 신민과 피지배국의 주민은 과연 구조적 불평등을 넘어서 대등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이러한 문제의식에 주목한 독서모임이 백운시장 동네책방 '생활용품'에서 진행되었다. 최근 부커상을 받아 주목받은 양솽쯔의 소설 『1938 타이완 여행기』을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1938년 대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여성의 사적 여정은 단순한 감정적 교류
by
신동하 에디터
2026.09.26
리뷰
영화
[Review] 삶의 주홍글씨 - 알파
마지막 알파의 표정을 읽을 수 없는 것은 이 질문에 답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나중에는 알파의 표정을 다르게 읽을 수 있을까 고민해 본다.
** 영화 알파를 보고 난 뒤 개인적인 후기와 스포가 등장합니다. 나는 코로나 세대에 속한다. 코로나 시대에 취업했고 당시 다니던 회사의 첫 공식 코로나 확진자였다. 전날 나와 밥을 먹었던 사람들은 모조리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그때 처음으로 내 자신이 바이러스가 되는 듯한 경험을 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죄책감과 두려움. 지금이야
by
조수빈 에디터
2026.09.2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행동과 일상 그리고 책임 [도서/문학]
김세희 소설가의 「가만한 나날」 감상
사소한 일이 생각지도 못한 파장을 몰고 올 때가 있다. 눈앞의 일을 완벽히 수행하는 것에 몰두해 진정한 본질은 잃어버린 채 말이다. 그 순간은 우리 모두의 처음에 있다. 김세희 소설가의 「가만한 나날」은 주인공 경진이 광고대행사의 첫 출근을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블로그 후기 마케팅을 중심으로 굴러가는 회사에서 후기 전용 블로그를 개설하게
by
최승윤 에디터
2026.09.2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자유언론은 오직 진실만을 위해 싸운다 [영화]
영화 《암살자들》 - 물려받은 펜은 진실을 기록하고있는가?
총성과 탄환, 진실을 기록하는 사람들 영화 《암살자들》이 대한민국의 대명절, 추석이 시작됨과 동시에 극장 스크린에 올랐다. 대한민국 현대사 중 가히 화제의 중심이 되는 사건인 ‘육영수 여사 암살 사건’에 대한 의혹과 미스터리를 기발한 상상력과 시대적 상황에 비롯한 추론으로 채워 완성도 있는 영화로 제작했다. 암살당한 영부인과 사라진 탄환, 풀리지 않고 침
by
문아휘 에디터
2026.09.26
리뷰
영화
[Review] 우리는 '질병'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 알파 [영화]
'줄리아 뒤쿠르노'의 영화 <알파>에 대한 개인적 단상
※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을 포함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심연의 공포, 낙인, 혐오를 마주하는 바디 호러 영화 〈알파〉는 〈티탄〉을 만든 줄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바디 호러 신작이다. 영화는 신체에 그로테스크한 변형과 파괴를 가하는 특유의 질감 표현과 파괴적 묘사로 인간 심연의 공포와 마주한다. 이 문법은 영화 전체의 주제를 관통하는 것처럼 보인다. 육체가
by
문경란 에디터
2026.09.25
리뷰
도서
[Review] '순수한 미술은 없다'는 말 다음에 - 도서 '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
작품의 가치는 누가, 어떻게 만드는가. 책은 후원자와 컬렉터, 박물관과 경매의 사례로 답을 찾아가지만, 독자가 더 알고 싶어지는 순간마다 이야기는 다음 사례로 향한다.
제목과 저자의 이력을 보고 미술을 둘러싼 돈과 권력에 관한 이야기를 기대했다. 미술이 시장과 후원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말은 낯설지 않다는 것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누가 제작비를 대고 작품을 소유하며 그 가격을 높이는지 궁금했다. 오랫동안 미술 현장에서 일해 온 저자라면 이런 과정의 복잡함을 논증하고 명확한 의견을 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책을 덮은
by
이승주 에디터
2026.09.2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형태가 없다는 것은 시작과 끝도 모른다는 것 - 김화진, 사랑의 신 [도서/문학]
슬픔 곁에는 왜 항상 사랑이 맴돌까.
나의 시간은 대부분 사랑을 하는 데 쓰인다. 너무나 오랫동안 그래왔다. 나에게 사랑은 태도이자 습관, 규칙이자 성격, 원칙이자 자랑, 그리고 내 몸집만한, 내 영혼의 크기만한 콤플렉스다. 내 이름은 주희, 신주희이고 별명은 사랑의 신이다. 김화진 작가의 <사랑의 신>이라는 단편 소설 속 가장 눈이 갔던 문장이다. 사랑이 콤플렉스라니. 나는 사랑을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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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에디터
2026.09.24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목적없는 하루를 살아보기가 목표 [문화 전반]
오히려 잠시 멈춰 있는 시간이 다시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줄 수도 있다.
요즘 나는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자꾸 이유를 붙이고 계획을 하게 된다. 사실 계획하는 걸 좋아해서라기보다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해야 할 일들을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취업을 준비해야 하고, 복학도 했고, 자취도 시작했다. 평일에는 출근을 하고 주말에는 밀린 집안일을 하거나 다음 주에 먹을 도시락을 만들어둔다. 그 사이에 자소서도 쓰고 자격증도 준비해야 한다
by
김주하 에디터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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