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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서
[Review] 빛에 눈이 멀어도 그 빛마저 사랑한 화가 - 모네, 빛의 순간들
모네의 일생과 그 속에 가득한 빛에 대하여
태양으로부터 출발해 지구에 도달한 빛이 자아내는 빛깔은 총천연색으로 변하고 사라진다. 아주 당연한 이 사실 하나가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사람을 가장 헷갈리고 애매하게 만든다. 머리로 인식한 사물의 색깔과 눈 앞에 보이는 색이 다를 때 캔버스 위에는 그 괴리감만큼의 차이가 발생한다. 예를 들자면 오후에 바라본 잔디는 노을빛을 받아 주황빛을 띄는 초록이다.
by
김민정 에디터
2026.06.25
리뷰
영화
[Review] 여름은 언제나 찬란하지만은 않기에 - 여름의 카메라 [영화]
성장하는 여름
여름이다.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고, 하늘은 푸른 바다만큼 파랗다. 꽃보다 나무와 풀이 돋보이는 이 계절은 자라나는 생명을 살리기도 하고, 때론 말라비틀어지게 하여 죽이기도 하는 심술궂은 신이 만든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여름에 대한 기억은 그 어느 계절보다 선명하고 또렷하다. 청춘의 한 장면을 담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계절은 없다. 영화 <여름의 카
by
이상아 에디터
2026.06.24
리뷰
PRESS
[PRESS]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마주하는 당신의 이야기, 뮤지컬 '죽음에 관하여' [공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건네는 위로
"여긴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야. 죽은 자들이 오는 곳이지." 네이버 웹툰 평점 9.9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수많은 독자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겼던 시니·혀노 작가의 명작 웹툰 <죽음에 관하여>가 2026년 여름,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무대 위에서 다시 태어난다. 이 작품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영혼들의 이야기를 듣는 '신'과 그곳을
by
이유빈 에디터
2026.06.22
리뷰
공연
[Review] 늦어도 가장 찬란한 시들에 대하여 -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공연]
좋아하는 것을 담아 글로 표현하는 것, 세월을 떠나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걸 조용히 보여주는 뮤지컬.
'가시나', 가장 시작하기 좋은 나이라는 뜻을 담은 이름처럼, 이 뮤지컬은 시작부터 이미 시였다. 무대는 경북 칠곡의 작은 문해 학교에서 시작된다. 유년 시절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해 글자를 쓰지 못했던 할머니들이 뒤늦게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고, 다큐멘터리 PD 석구가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가을 선생님이 "우리, 시를 써봐요"라고 제안하면서 네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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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에디터
2026.06.20
리뷰
공연
[Review] 가족을 위한 조연에서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할머니들'로 뭉뚱그려져 여겨지던 인물들은 고유한 이름과 서사를 지닌 개인으로 객석 앞에 선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바쁘디바쁜 이 세상에서 우리는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스쳐 지나갈 뿐이다. 그 스쳐 지나가는 한 명 한 명이 모두 자신만의 삶 속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그중에서도 팔순이 넘은 할머니들의 삶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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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정 에디터
2026.06.18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Ctrl+C, Ctrl+V [미술/전시]
명작의 나열은 전시가 될 수 있을까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찬란한 에르미타주>는 국립 에르미타주 박물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주요 걸작들을 멀티미디어 전시로 구현한 프로젝트이다. <찬란한 에르미타주>_T4 먼저 전시 공간은 문화비축기지 T4에서 시작된다. T4에선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건물을 기반으로 제작된 미디어아트인 ‘겨울궁전 미디어 피사드’와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역사와 공간’이
by
김수민 에디터
2026.06.15
리뷰
영화
[Review] 8분의 거리, 닿을 수 없었던 구조 - 힌드의 목소리 [영화]
도착하지 못한 구조, 끝까지 남은 목소리
“이 걸작은 우리에게 반드시 목격할 것을 요구한다” - Little White Lies 보통 긴급 구조 요청이 들어오면 구조대는 곧바로 필요한 인력을 투입하며 가능한 신속하게 움직인다. 위급 상황에서는 시간이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자지구에서는 그 과정이 곧바로 시작되지 않는다. 구조 요청이 들어오면 먼저 ‘조정’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by
정선민 에디터
2026.04.12
리뷰
공연
[Review] 찬란한 봄과 나란히 앉은 비극 - 팬레터 [공연]
그럼에도 유난히 짧았지만, 봄이어서 마냥 좋았던 찰나의 기억이 우리를 살게 한다.
* 해당 리뷰는 뮤지컬 '팬레터'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선생이시여, 슬픔을 안고 계시나이까?” 봄바람을 타고 날아든 편지는 연서가 아닌, 「팬레터」였다. 한국 뮤지컬의 자부심 ‘팬레터’가 10주년을 맞아 다시 관객들을 찾았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김유정과 이상 등 당대 문인들의 모임 ‘구인회’의 일화에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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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원 에디터
2026.02.02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네가 나의 찬란한 구원이 아닐지라도 [음악]
이하이의 <구원자>를 통해 또 구원이자 파괴라는 형태의 사랑을 배운다.
이하이의 〈구원자〉는 제목부터 모순을 품은 노래다. ‘구원자’는 보통 비참한 삶에 빠진 이를 건져 올리는 존재를 뜻하지만, 이 노래는 그 앞에 한 문장을 덧붙인다. “내 인생을 망칠 구원자”. 이 문장은 사랑이 가진 두 얼굴을 가장 정확하게 드러내는 말이다. 누군가를 통해 살아갈 이유를 얻는 동시에, 그로 인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예감. 이 노래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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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가은 에디터
2026.01.3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한 사람의 우주가 소멸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 - 척의 일생 [영화]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세상의 종말 속, 한 남자의 39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한 사람의 죽음은 곧 하나의 우주가 사라지는 일임을 <척의 일생>은 가장 아름다운 춤으로 증명해 낸다.
모든 연결이 끊겨가는 세상. 집 앞 도로에서는 커다란 싱크홀이 건물과 차를 집어 삼키고,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재난이 뉴스를 통해 송출된다. 지구가 멸망을 향해 달려가는 듯한 혼란 속에서 뜬금없는 전광판 하나가 불을 밝힌다. CHARLES KRANTZ 39 GREAT YEARS! Thanks Chuck! 마이클 플래너건 감독의 영화 <척의 일생>은 스티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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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윤 에디터
2026.01.18
리뷰
공연
[Review] 말 그대로 '원더랜드' - WONDERLAND FESTIVAL 2025
한 자리에서 여러 뮤지컬의 넘버를 듣고 배우들을 볼 수 있다는 점, 새로운 넘버를 들을 수 있다는 점 등 여러 이유로 매력적인 페스티벌이었다.
보통 다른 페스티벌들은 재즈 패스티벌, 락 페스티벌과 같이 명칭으로 대충 어떤 노래가 나오고 어떤 느낌의 페스티벌인지 알 수 있다. 그런데 WONDERLAND FESTIVAL이라는 페스티벌에 대해서 들었을 땐 ‘이게 뭐지?’라는 생각만 들었다. 게다가 음악 관련 페스티벌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평소 나의 음악 취향이 매우 협소했기에 더 그렇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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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민 에디터
2026.01.16
리뷰
공연
[리뷰] 사라짐으로써 완성되는 생의 찬란한 박동 - 뮤지컬, '판'
우리는 왜 이토록 덧없이 사라지는 것들에 열광하며, 아무런 이득도 남지 않는 텅 빈 무대를 보며 해방감을 느끼는가. 그 이유는 미래를 위한 담보로 전락했던 우리가 처음으로 ‘현재’를 온전히 점유하는 주권적 경험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이 무용한 유희가 어떻게 견고한 사회적 질서에 균열을 내고 우리를 진짜 삶으로 인도하는지 추적하기 위해, 이제 규범의 바깥이자 밤의 도성이 허락한 은밀한 해방구인 ‘매설방’의 문을 열어보고자 한다.
전기수가 부채를 촤르륵 펼치며 첫마디를 내뱉는 순간, 정적에 잠겨 있던 극장의 공기는 비로소 ‘판’이라는 역동적인 생명력을 얻으며 진동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오가는 말들은 활자로 박제되어 서가에 꽂히는 차가운 기록물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화자의 숨결과 청자의 추임새 사이에서 잠시 머물다 이내 증발해버리는 찰나의 에너지를 닮아 있다. 기록이 영구적인 보
by
신동하 에디터
202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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