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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2분기와 3분기 사이에서
다가올 3분기는 매우 긴 여정이 될 거다. 그러니 더 착실한 준비가 필요할 테지. 계속 잃어버리겠지만 적어도 스스로의 존재만큼은 잃지 않도록.
세 달 전쯤이었다. 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팀장님을 오랜만에 만났다. 언제 한번 밥이나 먹자던 약속을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실현했다. 간단히 식사나 하고 말 줄 알았는데 팀장님은 대뜸 공연을 보러 가지 않겠냐고 물어왔다. 알고 보니 팀장님 지인이 아마추어 밴드 공연을 하는데 그 공연의 티켓을 얻어온 것이었다. 공연은 홍대의 작은 공연장에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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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민 에디터
2025.12.30
리뷰
영화
[Review] 아직 끝나지 않은 피난 - 영화, 시라트
우리는 아직 그 다리 위에 있다.
“제발 그만하라고.” 비명이 입속을 가득 채웠다. 허나 이곳은 극장이다. 그 소리를 차마 밖으로 내뱉을 수가 없다. 애매한 신음 소리만 입술 사이로 간신히 새어 나왔다. 빠져나오지 못한 나머지 비명들은 혈관을 타고 머리로 올라가 두통을 만들었다. 나도 모르게 머리를 부여잡았다. 여기가 내 방이었다면, 내가 지금 보고 있는 화면이 스마트폰이었다면 당장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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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민 에디터
2025.12.27
문화는 소통이다
ART insight
[ART insight] 좋은 직업보다 좋은 직업인
좋은 직업을 갖는 것보다 좋은 직업인이 되기로 했다.
좋은 직업이란 무엇일까. 어려운 질문이다. 사람마다 좋은 직업을 매기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소득을, 다른 누군가는 명예를 중요하게 여길 수 있다. 적성이나 흥미를 우선적으로 보는 사람도, 개인의 신념이나 사회적인 영향력을 더 높게 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 어렸을 땐 적성이나 흥미를 더 중요하게 보았다. 그래서 작곡가가 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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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민 에디터
2025.10.31
리뷰
도서
[Review] 외로움이라는 재난 - 도서, 외로움의 함정
오늘날의 외로움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로 보기가 어렵다. 이건 구조의 문제다.
지금은 아니긴 하지만, 나는 원래 비혼주의자였다. 이 생각을 바꾼 데에는 군대에서의 경험이 주효했다. 나는 의무소방원이었다. 2023년 이후로 없어져서 생소한 사람들이 많겠지만 쉽게 말해 의경 같은 거다. 다만 소방서에서 먹고 잘뿐이었다. 당시 나는 주로 구급차를 탔다. 덕분에 현장에 나갈 기회가 많았는데 만난 환자들의 대부분은 홀로 사는 노인 분들, 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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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민 에디터
2025.09.21
리뷰
공연
[Review] 가면의 의미 - 뮤지컬, 르 마스크
해피엔딩은 아닐지 몰라도, 그럼에도 그들은 나아간다.
1918년, 전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놓인 파리. ‘레오니’는 부상병들의 가면을 제작해 주는 마담 레드의 ‘초상가면 스튜디오’에서 일하고 있다. 불편한 다리 때문에 허드렛일만 하던 그녀는 우연한 계기로 귀족 출신의 부상병 ‘프레데릭’의 가면 제작을 맡는다. 어렵게 얻은 기회를 놓칠 수 없던 레오니는 너무 무리하지 말라는 마담 레드와 페르낭의 당부에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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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민 에디터
2025.08.3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피아노를 버리기로 했다
막을 내리는 또 하나의 시절
본가에 공사를 하기로 했다. 오랫동안 벼르던 일이었다. 지금까지 굳건히 버텨오며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가 되어준 고마운 집이지만, 지어진지 벌써 30년도 넘은 만큼 세월의 풍파에 성한 데가 없다. 장마 때는 천장에서 비가 샜고, 겨울엔 갈라진 창틀 사이로 한기가 들어찼다. 덕분에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일이 제법 많다. 우선 새시(샷시)부터 작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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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민 에디터
2025.08.10
리뷰
도서
[Review] 너를 구하는 마법 - 도서, 기병과 마법사
“너는 제일 약한 고리지만, 그래도 제일 특별한 고리야."
왕의 폭정으로 고통받는 나라, 사라. 이곳의 수도 소라울에는 왕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쥐 죽은 듯 사는 왕의 형 영유과 그의 딸 영윤해가 살고 있다. 아버지의 강요 아닌 강요로 잔혹한 종마금과 원치 않는 혼인을 하게 된 영윤해는 약혼자 종마금이 자신을 죽여 혼담을 없던 일로 만들려 한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그로 인해 종마금에게 살해당하기 직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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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민 에디터
2025.06.12
리뷰
도서
[Review] 밤이 품은 이야기 - 도서, 블루 베이컨
프랜시스 베이컨의 그림들과 함께 보냈던 특별한 하룻밤
유난히 잠들기 어려운 때가 있었다. 그럴 때면 나는 꿈 대신 남의 이야기 속에 발을 담갔다. 주로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보았다. 활자와 이미지 사이를 정신없이 유영하다 보면, 억지로 잠을 청하는 동안에 날카로워졌던 시간 감각이 점차 무뎌졌다. 그러다 문득 이야기에 흠뻑 젖은 고개를 쳐들고 바깥을 내다보면 하늘은 짙은 보랏빛이 아닌 창백한 푸르름으로 내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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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민 에디터
2025.02.23
리뷰
공연
[Review] 사람, 이야기 - 연극, 저수지의 인어
모든 인간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 철수는 저수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는 지독한 무력감에 사로잡혀 하루 종일 집안에 틀어박힌 채 살만 찌고 있다. 답답한 현실 속에서 철수가 유일하게 열정을 갖고 몰두하는 일은 ‘글쓰기’다. 온라인에서 만난 친구인 영희와 서로의 작품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받던 중 철수는 그녀로부터 멸종 위기인 ‘인어 부자(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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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민 에디터
2025.02.12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기우의 희망, 기정의 희망 - 영화 '기생충'
인간이란 자신 안의 그림자를 직시하며 양지를 향해 떠나는 여행자와 같다.
가족 모두가 백수인 기택네. 그러던 어느 날, 장남인 ‘기우’는 친구의 소개를 받아 박 사장네 집으로 과외 면접을 보러 간다. 이후 자신의 가족을 이곳에 취업 시키기로 마음먹은 기우는 치밀한 계획을 바탕으로 신분을 숨긴 채 가족 모두를 박 사장네에 취업시키는 데 성공한다. 한편 박 사장네는 막내 다송의 생일을 맞아 캠핑을 떠나고, 기택네는 텅 빈 박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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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민 에디터
2025.02.01
리뷰
도서
[Review] 마법을 걷어낼 시간 -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다른 이야기를 알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고, 그로 말미암아 다른 세상을 열 수 있다
동화에는 마법이 있다. 그 마법은 공주를 잠에 빠뜨리거나, 왕자를 개구리로 만들어 버린다. 신데렐라를 무도회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이렇듯 동화는 마법으로 우리의 상상력과 감수성을 자극하며 각자의 어린 시절을 장식했다. 그렇기에 만약 인간의 기억을 퀼트로 만든다면 그중 한 부분은 분명히 동화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수많은 신화와 전설들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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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민 에디터
2024.12.08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운이 좋은 사람
앞으로도 기억할 사람. 기억하며 기록할 사람. 기록하며 추억할 사람
요 며칠 새 날씨가 급격하게 쌀쌀해졌다. 날짜를 헤아려 보니 올 한 해도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사람들의 옷차림은 두꺼워졌고, 집 근처 아울렛에는 벌써 크리스마스 트리가 들어섰다. 수능도 끝났으니 이제 남은 이벤트는 첫눈과 크리스마스뿐인가. 기분이 묘하다. 이렇게 또 지나가는구나. 스무 살, 처음 상경했던 때가 떠오른다. 그때도 딱 지금 같은 날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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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민 에디터
202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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