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는 상상할 수 있어.
지구로 내려간 우리는 그 다른 존재들을 만나고, 많은 이들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거야.
그리고 우리는 곧 알게 되겠지.
바로 그 사랑하는 존재가 맞서는 세계를.
그 세계가 얼마나 많은 고통과 비탄으로 차 있는지를.
사랑하는 이들이 억압받는 진실을.
올리브는 사랑이 그 사람과 함께 세계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야.
(...)
우리는 그곳에서 괴로울 거야.
하지만 그보다 많이 행복할 거야.
김초엽,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52~54쪽
illust by 아현(雅玄)
하지만 너는 어떻게 상상할 수 있었어?
차별과 억압이 만연한 세상을
사람이 사람에게 고통받는 세계를
그럼에도 왜 이곳으로 오려고 했어?
다름을 감각하여 무엇을 위해?
차이가 차별을 낳는 곳에서
기어이 다름을 사랑하겠다던 너는
겨우 이런 편지 몇 장으로
활자 몇 줄만 남기고서
훌쩍 멀리 떠나서 얻어오겠단 것이
우리에게는 닿지 않을 은하수 같은
그게 사랑이니?
너는 그 행복을 위해
온 세상과 투쟁하게 되었어
그럼에도 너는 행복했니?
맞아, 그래
오로지 그것이 너의 유일이고
누군가와 같을 수 없는 너의 사랑이라면
이곳으로의 순례는 성공적이었겠구나
안녕,
오랜만이야, 데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