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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메인 포스터_제공 라이브(주).jpg

 

 

칠곡 할머니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예산 삭감으로 문해학교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자 뭐라도 해보려는 선생님(가을)과 내키지 않지만 상사가 가라고 하니 일단 내려가 본 열의 없는 피디(석구). 선생님은 어쩌다 한글 교실에 진심이 되었을까?

 

할머니의 마음을 하나씩 살피다가 피디의 시선이 달라지고 관객은 이야기에 매료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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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학교에 다니는 할머니는 총 네 명. 사는데 바빠 뒤돌아서면 배운 걸 까먹지만, 그래도 계속 공부하고 받아쓰기 시험을 보고, 소풍을 가기 위해 시를 쓴다.


학교에서 제일 큰 언니인 영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주가 있다. 먹고 싶은 거라면 뭐든 다 해줄 수 있다. 그런데 딱 하나, 아이가 들고 오는 동화책을 읽어줄 수 없다. 아이는 벌써 글을 읽기 시작했는데 할머니는 여전히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부엌으로 갔다. 글자가 쓰여진 책이 무서워서.


항상 영란과 투닥거리는 춘심은 가수가 꿈이었다. 가수가 되어서 성공하는 꿈 대신 사람들이 사인해달라고 해서 도망치는 꿈을 더 자주 꾸는 것 같다. 글을 몰라서, 모르는 걸 들킬까 봐 꿈에서도 즐기지 못하고 도망쳤던 걸까.


소녀 같은 인순은 글은 몰라도 푸시킨의 시는 외울 수 있다. 첫사랑이 매일 알려준 그 시. '기쁨의 날이 오리니'라지만, 첫사랑이 남의 편이라는 남편이 되자 인순을 혼자 은행에 보낸다. 인순은 헤매기만 했다. 속이 상했다.


언니들을 챙기며 믹스커피를 담당하는 막내 이분한. 아들이 아닌 딸이라 분하다고 이름이 '분한'이 되었다. 내내 그 이름을 달고 살았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분한 이름을 달고 눈치를 보면서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다.


어느 날 선생님이 시를 써오라고 한다. 시를 써야 소풍을 갈 수 있다고 한다. 나이가 많아 다음 계절과 다다음 계절 또 그다음 계절을 장담할 수 없고, 학교도 나중을 기약하기 어렵다. 시는 어려운 게 아니라 어디에든 있다고 한다. 저마다 하나씩 찾아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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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 시였고, 내 이름이 시였다. 글을 알고 처음으로 적어본 노래자랑 대회 신청서가 시였고, 자식 내외와 손주 앞으로 적어두고 온 편지도 시가 되었다. 지나온 인생의 순간이 시로 승화되었다.


'나이 들면 죽어야지'한다. 소풍을 얘기하다가도 그때까지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농담을 한다. 같은 동네에 사는 누군가의 죽음을 대하는 온도가 다르다. 그럼에도 글을 배우기 시작하고 시 쓰기에 도전한다. 오늘 아침에도 눈이 떠졌으니 살아간다. 그냥 살지 않고 배우고 읽고 쓰면서 하루를 열고 닫는다.


시를 쓰는 과정은 할머니의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여기에 가부장제나 남아선호 사상과 같은 사회적 이슈는 제거하고 당사자 입장에서의 서러움을 강조해서 보여주었다. 사회적인 메시지가 들어가면 무거워지기 때문일 수도 있고,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아챌 수 있기 때문에 설명을 생략했을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이 이 뮤지컬의 관객층을 설명하는 것 같았다. 관객의 연령층이 다양하면서 높다. 가벼운 마음으로 와서 즐겁게 보고 돌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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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간 날은 싱어롱 이벤트가 있었다. 별 모양 응원봉을 내내 숨기고 있다가 이벤트 때 꺼내 흔들면서 배우들이 알려주는 대로 노래를 따라 부르는 시간이 있었다. 원래 싱어롱이란 게 이런 거였나, 흡사 노래교실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단순하게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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