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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졸업을 했다. 적어도 작년 2월엔 해야 했는데, 어쩌다 보니 추가 학기를 다니게 되어 딴엔 밀린 졸업이다. 요즘엔 다들 취업이 될 때까지 졸업을 유예하는 추세고, 또 휴학과 교환학생 혹은 인턴 등으로 늦은 졸업이 흔한 일이라긴 해도 뒤처졌단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한창 치열하게 학교에 다니던 시기는 지났고, 적은 과목만 수강하며 사회에 비중을 더 두던 때에 졸업 하게 되어 처음엔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내가 느끼기엔 박수 받을 만큼 잘한 일이 없고 또 시간이 흘러 자연스레 학교에서 나가게 된 것이 졸업이었는데, 이곳저곳에서 과분한 축하를 받았다.


그리고 당연히 끝이라고 생각했다. 낭떠러지에 선 기분이었다. 앞에 무엇이 놓여있는지 안 보이는 건 둘째 치고, 밟을 땅 자체가 없는 것 같았다. 한 걸음 한 걸음을 빨리 내디뎌야 하는데, 허공을 괜히 휘젓기만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기대하는 속도와 체감되는 변화 사이의 간극은 종종 조급함으로 남는다. 비엔나는 우리를 기다려줄 텐데.


‘Piano man’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빌리 조엘은 지난날의 자신에게, 동시에 청춘들에게 ‘Vienna’를 통해 애정 어린 부탁을 전한다. 무언가에든 허덕이는 우리에게 이만한 조언이 또 없다.

 

 

 

 

조급한 아이는 천천히 가도 된다. 아직 어린데도 너무 야심 차다. 그렇게 똑똑하다면 무엇이 두렵고 또 불은 어디 있길래 그렇게 서두를까. 할 일은 많지만 하루는 늘 한정되어 있다. 원하는 걸 얻을 수도, 반도 못 가서 쓰러질 수도 있다. 비엔나는 우리를 기다린단 걸 언제쯤 알게 될까. 때가 오기 전에 모든 걸 이룰 순 없다. 너무 앞서가느라 정작 필요한 게 무엇인지 잊어버리지 않았나. 꿈꾸되, 그것이 모두 이루어질 것이란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전화선도 끊고 잠시 하루이틀쯤은 사라져도 된다. 비엔나는 늘 우리를 기다린다는 걸 대체 언제쯤 깨달으려나.

 

 

Slow down you crazy child

You're so ambitious for a juvenile

But then if you're so smart tell me why

Are you still so afraid?

Where's the fire what's the hurry about?

You better cool it off before you burn it out

You got so much to do and only

So many hours in a day

But you know that when the truth is told

That you can get what you want

Or you can just get old

You're gonna kick off

Before you even get halfway through

When will you realize

Vienna waits for you

Slow down you're doing fine

You can't be everything you want to be

Before your time

Although it's so romantic

On the borderline tonight (Tonight)

Too bad but it's the life you lead

You're so ahead of yourself

That you forgot what you need

Though you can see when you're wrong

You know you can't always see

When you're right (You're right)

You got your passion you got your pride

But don't you know

That only fools are satisfied?

Dream on but don't imagine

They'll all come true

When will you realize

Vienna waits for you

Slow down you crazy child

Take the phone off the hook

And disappear for a while

It's alright you can afford

To lose a day or two

When will you realize

Vienna waits for you

And you know that when the truth is told

That you can get what you want

Or you can just get old

You're gonna kick off

Before you even get halfway through

Why don't you realize

Vienna waits for you

When will you realize

Vienna waits for you

 

 

여기서 비엔나는 지명이자 관념적 장소다. 지금 서두르지 않아도 결국 도착하게 되는 인생의 목적지 같은 거다. 젊을 때 모든 것을 다 해내야 하고, 멈추는 것을 곧 실패로 간주하는 미국 사회의 그가 비엔나에서 본 것은 무엇일까. 느려도 괜찮은 삶, 긴 호흡으로 사는 삶이지 않을까.


다 끝난 줄만 알고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후배가 준 편지를 읽던 중 이런 문구를 마주쳤다. ‘언니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해’ 순간 기습을 당한 기분이었다. 완전히 거꾸로 생각하고 있었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반대로 새로운 시작이란 것을 왜 몰랐을까. 왜 비엔나가 저 멀리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여태 알아차리지 못하고 불안해했을까.

 

이제 시작이니 내 속도에 맞게 천천히 가도 된다. 비엔나는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곳이 아니라 분명히 기다리고 있는 곳이다. 모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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