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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미술/전시]

나도 해봤다, 전시 기획!

by 이다혜 에디터
2026.02.16 01:26

 

 

어떤 사람들은 어렸을 적 가지고 놀았던 그림책, 장난감을 다시 보고 싶어 중고로 구매하거나, 열지 않은 지 오래된 창고로 들어가 찾기도 한다. 어렸을 때 사용하던 물건을 보면 당시의 추억이 떠오르고, 함께 있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도 같이 살아난다. 대학교 1학년, 필수 교양 과제로 전시회를 기획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테마였다. 따라서 현대인이 바쁘게만 살아가던 일상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다른 관람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관객참여형 전시를 기획하였다. 전시회 제목은 잊고 있었던 과거의 물건들을 추억하자는 의미에서 ‘잊어버린 추억을 찾아서’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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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버린 추억을 찾아서


 

전시는 크게 세 가지 테마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테마는 연도별로 가장 판매량이 높고 인기 있었던 책과 장난감을 전시하는 것이다. 전시의 순서 및 이동 동선은 현대에서 과거로, 역순으로 진행된다. 가족 단위로 전시회에 방문하였을 때 가장 어린 자녀 세대의 공감대를 먼저 이끌어 낸 후, 전시회장 후반부로 이동할수록 부모 및 조부모 세대도 알 수 있는 물건을 전시하여 모든 연령대의 즐거움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관람 과정에서 관람객들끼리 자신이 좋아하는 책의 내용을 서로 설명해주거나 빌려주겠다고 약속하는 등 소통하고 친해질 수도 있다.

 

두 번째 테마는 상영관이다. 과거 인기 있었던 어린이 교육 채널이나 영화 등을 시대별로 분류한 후 정해진 시간대에 상영하거나, 관객이 상영관에 입장한 후 상영 직전까지 몇 년도 작품들인지 밝히지 않은 채 무작위로 상영을 시작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관객이 몇 년도 작품을 감상할지 자유롭게 정할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상영이 시작되고 자신이 아는 작품이 나왔을 때 더 반가움을 느낄 것이라 생각하였다. 또한 자신이 전혀 겪지 못한 세대의 작품이라도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작품들을 선정한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며 관람할 수 있다.

 

마지막 테마는 오직 관람객의 참여로만 이루어진다. 어렸을 때 좋아했지만 현재는 제목이 기억나지 않아 다시 찾기 어려운 책, 영화 등에 대한 설명을 구비된 엽서에 작성하여 전시회장에서 가장 큰 벽에 붙이면, 관람객 중 제목을 아는 사람이 작품 이름을 엽서 빈 곳에 쓰는 것이다. 만약 다른 관람객이 이를 보고 다른 제목이 생각났다면 그 엽서의 남는 자리에 그 제목을 쓴다. 앞서 쓰인 제목이 맞는다면 자신도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적는다. 이런 식으로 붙여진 엽서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글씨가 가득 찼을 때 처음 엽서를 붙인 관람객이 사전에 접수해둔 주소로 그 엽서가 포장된 뒤 우편으로 발송된다.

 

며칠 뒤, 외출한 이후 우편함을 확인하였을 때 그 관람객은 엽서에 적힌 작품이 자신이 찾던 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여러 작품을 찾아보고, 맞았을 때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찾던 작품이 아니어도 두번째 상영관에서 겪었던 것처럼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전시 관람이 끝난 이후에도 여운을 느끼며 감상에 빠질 수 있다.


지치고 힘든 시기에 갑자기 어렸을 때 읽던 동화책 제목을 너무 찾고 싶어서 며칠 동안 인터넷에 검색하다가 포기하고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친구가 제목을 알려주어서 기뻤던 경험을 바탕으로 마지막 테마를 기획하였다. 힘든 시기에 과거로 도피하고자 하는 심리는 모두에게 존재한다. 하지만 이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잊어버린 추억을 찾아서’ 전시회에서 모든 관람객이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미래에도 지금 이 순간을 아름답게 기억하기 위해 현재의 삶도 열심히 꾸려 나가겠다고 다짐하면서 전시회장에서 다시 현실로 나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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