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병오년의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언제나 묘한 공기가 느껴진다. 어제와 오늘은 분명 이어져 있지만, 마음만큼은 새 일기장을 펼친 듯 깨끗해진다. 다짐과 기대, 불안이 동시에 다가오는 이 시기에 우리는 종종 영화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거창한 교훈과 목표보다, 스치듯 지나가는 영화 속 한 장면과 한 문장의 여운이 더 오래 남을지도 모른다.
새해의 출발선에 선 지금,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주는 영화 다섯 편을 엄선했다.
1. <인턴>,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
패션 스타트업의 CEO 줄스와, 70세 시니어 인턴 벤의 만남은 세대 간 대비로 시작된다. 하지만 벤은 그동안 인생에서 얻은 노하우들과 경험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신뢰를 쌓아간다. 영화는 속도와 성과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놓치기 쉬운 경험과 태도라는 가치를 조용히 되짚는다.
새해를 앞두고 ‘이미 늦은 건 아닐까’라며 스스로를 재촉하고 있다면, 이 영화는 지금의 우리도 충분히 의미 있는 출발선에 서 있다고 말한다. 다시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위로와 동기부여를 건넨다.
2. <업>, 삶은 여전히 계속된다
평생의 꿈이었던 여행을 미루다가 아내를 떠나보낸 칼은, 뒤늦게 약속을 지키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 그러나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여정 속에서 마주한 새로운 관계와 선택들이다. <업>은 상실 이후의 삶을 다루며, 모험이란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현재의 삶을 잘 살아가는 태도임을 알려준다.
새해는 종종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를 불러오기도 한다. <업>은 삶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앞으로의 선택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3. <위대한 쇼맨>, 있는 그대로의 나로 서는 용기
쇼 비지니스의 창시자 바넘은 사회가 정한 기준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소외당한 사람들을 모아 무대를 만든다. <위대한 쇼맨>은 다름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이를 드러낼 때 빛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OST ‘This Is Me’는 우리는 누구나 특별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당당히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용기 있는 선택임을 전한다.
I am brave, I am bruised
I am who I'm meant to be, this is me
이처럼 새해에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변화는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부정하지 않는 용기일지도 모른다.
4. <시간을 달리는 소녀>, 되돌릴 수 없기에 더 소중한 오늘
마코토는 우연히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얻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선택이 누군가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영화는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다시 되돌릴 수 있을 것 같지만 우리는 하루하루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따라서 지금의 감정과 선택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태도다. 새해에는 시간을 가볍게 쓰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5. <리틀 포레스트>, 잘 쉬는 것도 하나의 계획이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자신에게 필요한 속도를 되찾아간다. <리틀 포레스트>는 무언가 성취하고 해내기보다 회복에 집중한다.
새해마다 우리는 ‘올해는 더 열심히’를 다짐하곤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른 선택지를 제안한다. 잠시 멈추고 나를 돌보는 것 역시 충분히 의미 있다고. 앞만 보고 달려가느라 지친 마음을 부드럽게 보살펴주는 작품이다.
새해 목표를 숫자와 계획만으로 채우기 어려운 순간도 있다.
그럴 땐 영화를 통해 새해에 따라가고 싶은 마음가짐을 골라보는 것도 좋겠다.
<인턴>처럼 지금의 나를 믿을지,
<업>처럼 나만의 모험을 만들어갈지,
<위대한 쇼맨>처럼 나를 부정하지 않을지,
<시간을 달리는 소녀>처럼 하루하루 선택에 신중하게 대할지,
<리틀 포레스트>처럼 잘 쉬는 해를 만들지.
새해 목표는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한 편의 영화처럼, 어떤 태도로 살아가고 싶은지 나만의 추구미를 정하는 것으로 한 해를 시작해도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