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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정작 ‘나 외로워’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혼자 있을 때 느낀 외로움 뿐만 아니라 사람들 속에 있어도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허전했던 ‘군중 속의 외로움’을 떠올리면,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단순히 혼자 있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복합적인 감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번 책이 외로움을 더 자세히 탐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외로움의 함정』은 바로 그 익숙하면서도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심리학적, 사회적 시선으로 차근차근 풀어낸다.

 

이 책은 구조가 잘 짜여 있어 읽는 흐름이 매끄럽다. [part 1: 외로움은 어떻게 함정이 되는가]에서는 외로움을 세밀하게 분석하면서 단계별 특징(일상적 단계–심화적 단계–고립적 단계)을 설명하고, 외로움의 요인을 상황·상황 인식·자기 인식·개인 특성으로 나눠 다룬다.

 

이후 [part 2: 사회구조적으로 고립은 어떻게 발생하는가]에서는 외로움이 개인을 넘어 사회 구조적으로 어떻게 발생하는지로 주제를 확장시키고, [part 3: 우리 사회에서 고립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나]에서는 청년·중년·노년 세대별 구체적 사례로 문제를 보여준다.

 

이어 [part 4: 고립에 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에서는 사회가 해야 할 대응을, [part 5: 고립에 빠지지 않기 위해 개인은 어떻게 해야 하나]에서는 개인이 취할 수 있는 태도를 제안하면서 책이 마무리된다. 외로움이라는 주제를 단계적으로 넓혀가는 구성을 통해 추상적이었던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은 개인의 인식에서 비롯되는 외로움부터 사회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고립까지 넓은 범위를 다룬다. 단순히 감정적인 문제가 아니라 뇌와 몸에 영향을 주는 심리적 현상이라는 점, 전통적 공동체의 해체, 경쟁 사회, 디지털 기술 발달 등이 고립을 심화시킨다는 분석이 인상 깊었다. 저자가 인용한 칼 융의 문장,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가 아니라, 중요한 것을 공유하지 못할 때”를 읽으며, 외로움이 단순히 혼자 있는 상황에서 오는 감정이 아니라 내면의 인식과 사회적 관계의 결핍이 함께 작용하는 복합적 현상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건 외로움이 단순한 심리적 감정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몸과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은 체내 염증 반응을 높여 심혈관 질환이나 치매 같은 만성질환의 위험을 키운다고 한다. 외로움이 알레르기처럼 ‘생체 방어의 과잉 반응’을 일으킨다는 설명이 특히 기억에 남았는데 개인적인 외로움이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라 건강에 실제 영향을 주고, 그렇기 때문에 사회 차원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이 크게 와닿았다.

 

외로움이 범죄와도 연결된다는 내용에서는 사회면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내용들이 떠올랐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은 정상적인 사회적 단서를 해석하는 능력이 떨어져, 불공평한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사기 피해에 쉽게 노출된다고 한다. 실제로 사이비 종교나 다단계 같은 비정상적인 관계에 몰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로움이 단순한 개인의 약점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책이 던지는 메시지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외로움의 함정』은 외로움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학문적으로만 설명하는 게 아니라, 일상 속 장면과 연결해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나 역시 읽는 동안 내 삶의 순간들을 돌아보게 되었고, 외로움이 단지 약점이나 결핍이 아니라 삶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신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외로움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 복지 현장이나 대인 관계 속에서 타인의 외로움과 자주 마주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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