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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에너지, 관객과 가수 함께 호흡하다


 

심장 제일 아랫부분에서 웅장한 에너지가 솟았다. 내 안에서 끌어 오르는 뜨거움, 이 감각은 더위로 느껴지는 후텁지근한 감각이 아니다. 빛과 소리 무대 위 가수들과 사람들의 환호가 섞인 목소리가 공연장을 채웠다.

 

팔월의 마지막 토요일, 메가필드 페스티벌이 열리는 킨텍스로 향했다. 멀리서부터 느껴지는 악기소리, 웅성거림이 공연장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나를 축제 속으로 끌어들였다. 미술 전시회, 도서관, 영화관 등 정적인 문화생활만 즐겼던 내게 페스티벌은 생경했다.

 

멀어서, 에너지가 없어서,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여러 가지 이유로 페스티벌, 콘서트를 가지 않았다. 고등학생 때야 학원과 소극장이 가까워서 연극 공연 같은 건 자주 봤었는데……. 그러니까 대규모 페스티벌은 거의 처음 온 셈이다.


메가필드 공연장 입구에 들어서자 F&B 음식 존이 줄지어 서 있었다. 혹여라도 체력이 떨어져서 공연을 즐기지 못하면 어쩌지 걱정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감자튀김과 스테이크를 재빠르게 사 먹었다. 당 충전이 되니 좀 더 여유롭게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포토 이벤트 존 에는 공연하는 가수들의 이미지 부스가 설치돼 있었는데 나도 몇 번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피크닉존, 시트존, 시팅존, 스탠드석 등 구역이 나눠져 있어 즐기고 싶은 구역에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공연이란 자고로 서서 현장감을 느껴야 좋은 것 아닌가. 가수가 등장하는 오프닝 곡이 나올 때마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음악을 기다리는 표정 속에서 공통적으로 읽히는 건 “오늘은 특별하다”라는 분위기였다. 무대가 시작된 후 낯선 기분과 함께 오래된 친구를 다시 만난 듯한 반가움이 밀려왔다.

 

 

 

함께 울려 퍼진 시간의 노래


 

음원에서만 듣던 가수가 현장에서 불러주는 노래는 정말 생생했다.

 

제일 기억에 남은 가수는 “정은지, 이승기, god”였다. 가수 정은지 노래는 몇 년 동안 내 음악 플레이 리스트에 있을 정도로 좋아한다. 나는 주로 시원하게 고음으로 뻗었다 내려앉는 노래를 좋아하는 것 같다. 혹은 가사나 멜로디에 호소력이 있는 노래 라든가. 그래서 힙합 알앤비보다는 발라드 장르를 좋아한다. ‘하늘바라기’ ‘흰 수염 고래’ 등 시원한 소리가 무대너머로 뻗어 나왔다.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다. 내 안에는 이미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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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노래. 이승기가 등장하자 사람들이 환호성이 들렸다.

 
가수 이승기가 말하길 초반부에는 주로 잔잔한 발라드를 부르고, 이후에는 즐길 수 있는 신나는 노래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리듬에 상관없이 그냥 노래를 추억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무대를 보며 느낀 점은 우리가 공연장을 찾는 건 단순히 노래를 듣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각이 겹쳐지며 내가 정말 살아있다는 기분이 든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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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스크린에 비친 가수의 노래를 듣다가 문득 사람들을 쳐다봤다. 젊은 사람만 온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내 주변에는 머리가 희끗하신 분도 있었고, 딸 혹은 친구와 온 중장년층 어머니도 계셨다. 페스티벌의 현장감은 단연 관객과 주고받는 농담, 이야기다. 헤드 라이너 god가 등장하자 팬들의 소리가 쩌렁쩌렁 무대를 가득 메웠다.

 
멤버 윤계상이 없었는데도 비어 보이지 않을 만큼 능숙하게 무대를 헤낸 모습이 멋있었다.

노래 사이마다 펼쳐지는 멤버들의 노련함과 유쾌한 입담에 관객석의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중학생 때 god를 너무 좋아해서 브로마이드며 카세트테이프를 샀던 기억이 난다. 당시 god 공책, 캐릭터화 시킨 팬시용품도 있었는데 실물로 그들을 본 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익숙한 음정, 가사는 결국 따라 부를 수밖에 없다. 관객 너머로 흘러나온 떼창 속 누구보다 신나게, 열정적으로 부르는 내가 있었다. 사람들 사이 들어가 있는 내 목소리가 밴드 사운드와 함께 귓가를 적셨다. 그 울림 속에서 모르는 사람들과도 연결된 느낌을 받았다. 개인의 추억, 향수를 넘어 열기로 확장되는 순간, 음악은 시간을 뛰어넘는 언어로 내 심장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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