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퀴리는 폴란드계의 물리학자이자 화학자이다. 그녀는 생전 폴로늄과 라듐 원소를 처음 발견하여 노벨물리학상을 받았으며, 여기에 더해 금속 라듐 분리 과정을 통해 노벨화학상까지 받았다. 그녀는 노벨상을 받은 최초의 여성이자, 성별불문 노벨상을 두 번 받은 최초의 인물이었다. 서로 다른 과학 분야에서 각각 노벨상을 수상한 인물로는 아직까지도 마리 퀴리가 유일하다고 한다.
당시 약소국이었던 폴란드 태생의 마리 퀴리는 대학에서 ‘미스 폴란드’라고 불리며 다른 사람들로부터 멸시를 받는다. 프랑스인도 아닌, 하물며 남자도 아닌 여자가 대학을 다니고, 그것도 과학을 공부한다는 모습에 모두들 그녀를 무시했다.
물론 승자는 마리였다. 과학에 대한 그녀의 열정이 모두를 제치고 이긴 것이다. 아니, 열정에서 더 나아가 ‘미치다’에 더 가까웠지 않았나. 마리는 과학에 미쳐있었다. 어느 정도냐 하면, 더 이상 ‘과학자’로 서있을 수 없을 거란 생각에 라듐의 위험성에 대해서 공표하는 것을 주저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리는 이 사실을 밝히기로 했다. 미치광이 과학자로 남지 않도록,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인물이 있었다. 그 이름은 안느. 안느는 본 뮤지컬에서만 존재하는 가공의 인물로, 마리와 안느 두 사람은 파리행 열차에서 서로를 알게 되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둘은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절친한 사이로 발전하게 되었고, 라듐 발견 이후 안느는 마리의 소개로 라듐 시계 공장에 취직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시계 공장 직공들이 하나 둘씩 사망하게 되고, 그들이 모두 하나같이 매독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부검 결과를 듣게 된다. 이를 믿을 수 없던 안느는 마리를 찾아가지만 마리는 친구보다 과학을 택한다. 친구의 엇나감을 막기 위해,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자 안느는 공장의 높은 탑으로 향한다. 그렇게 안느를 지키기 위해 마리는 결국 선善의 행동을 택하게 되고, 오히려 그 덕분에 마리의 명성은 더 높아져 갔다.
본 공연을 통해 ‘김소향’ 뮤지컬 배우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이전 ‘모차르트!’ 뮤지컬에서 황금별을 부른 ‘윤지인’ 배우가 내 기준에서 최고의 뮤지컬 배우라 여겼는데, 이번 뮤지컬을 통해 그 순위가 바뀌게 되었다. 1막 <모든 것들의 지도>에서 안느와 듀엣곡을 부르는데, 외딴 나라에서 소외된 자들이 기죽지 않고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모습에 왈칵 눈물이 나올 뻔 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본 뮤지컬에는 관객들로 하여금 용기를 갖고, 희망을 갖고,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북돋아주는 노래가 많았다.
라듐.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게 아닌, 자신의 몸과 수명을 깎아 발하는 빛. 마리는 라듐과 닮았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봤다. 마리가 과학에 미친 열정을 쏟은 것처럼, 나도 무언가에 미쳐본 적이 있었는지를 말이다. 고3이 아닌 고2 때 공부를 좀 열심히 했던 것 말고는 딱히 생각나는 게 없긴 하다. 그래서 내 인생이 이렇게 재미가 없다고 느끼는 걸까?
1만 시간의 법칙. 어느 한 분야에서 1만이라는 시간을 투자하면 전문가가 된다는 사회적 이론. 1만 시간이라 함은 가령 하루도 빠짐없이 두 시간을 할애한다고 쳤을 때, 약 14년이라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물론 하루에 두 시간만 하지 않고 세 시간, 네 시간씩 할 수도 있으니 그 기간은 다소 유동적으로 변하겠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1만 시간이라 함은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라는 것.
마리는 죽을 때까지 과학을 손에 놓지 않았다. 분명 1만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쏟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나는 물 흐르듯 살아가는 것을 택했지만, 꿈이 있는 자에게는 미칠 정도로 꾸라고 권하고 싶다. 선线을 지키기만 한다면, 그에 따른 결과와 보답이 찾아갈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