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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력 있는 두 배우의 연기로 관객들을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이끄는 연극 '베이컨'이 지난 6월 17일부터 오는 9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공연되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해 같은 극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스타크로스드'에 이어 해븐마니아 레파토리의 첫 번째 작품으로 공연된다. 실제 스타크로스트와 유사한 느낌을 가진 작품으로 전작을 흥미롭게 즐겼던 분들이라면 이번 작품에서도 만족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관객과 멀지 않은 거리에서 벌어지는 정통 연극의 강렬한 몰입감과 관계 안에 조금씩 섞여들어간 동성애적 요소가 두 작품의 유사한 점이다. 작품이 공연되는 예스24스테이지 3관은 집중하면 배우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릴 만큼 무대와 가까워 이러한 요소가 극대화된다. 대학로 연극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극장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극장에 들어서면 시소 하나가 자리잡고 있다. 시소는 때론 한쪽으로 기울고 때론 균형을 유지하며 팽팽하게 이어지는 '대런'과 '마크'의 감정 및 구도를 상징한다. 마크는 어느날 한 학교로 전학을 온다. 그 학교는 다름아닌 흔히 '꼴통'이라고 불리는 학교다. 거친 무리들이 종횡하는 이곳에서 둘은 살아남기 위해 각자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다.


남성성을 강요받는 세상에서 섬세하고 신중하며 감정을 드러내길 꺼리는 마크는 분노와 충동으로 가득찬 거친 학생인 대런을 만난다. 둘의 관계는 미끄러지듯 어우러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각자의 방식으로 왜곡된 둘의 감정은 억압돼있으며 때론 거칠게 분출되며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다. 10대 청소년들이 가질만한 모순적이고 복잡한 감정들도 드러난다. 둘은 본인들이 느끼는 감정에 혼란스러워하며 서투르게 표현한다. 그리고 그 모든 선택들은 본인들과 관객들을 함께 난관으로 이끌고 들어간다.

 

두 명의 배우와 무대 위 시소, 그리고 약간의 음악과 조명으로 구성된 연극은 약 85분간 이어진다. 시소가 기울고 또 임시의 균형을 찾을 때마다 둘의 감정은 미묘하게 어긋나며 서사가 진행된다. 시소는 둘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냄과 동시에 그 둘이 서있는 토대가 불안정함을 보여준다.


동성에게 성적인 감정을 느끼는 마크의 감정과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와 살아가는 대런의 일상, 그리고 우정과 사랑 그 어딘가를 살얼음판 걷듯이 비틀거리며 나아가는 둘의 관계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 모두 그렇다. 둘은 가장 가깝고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이면서도 서툴고 위험한 방식으로 서로를 대하며 위태롭게 관계를 이어나간다.


그러나 결국 둘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고 비틀린 욕망과 사랑, 서툰 표현 방식이 둘 사이의 균형을 완전히 망가뜨린다. 사랑의 감정에 혼란스러워하던 대런은 마크를 찌르고, 소년원에 다녀온다. 이후 다시 재회한 둘은 여전히 서로에게 이끌림을 느끼지만 마크는 끊임없는 반복되는 굴레를 끊어내고자 한다.


청소년기의 위태로운 감정과 사회억 억압을 정면으로 다룬 이번 연극은 두 사람의 흡입력 있는 연기의 주도 아래 관객들을 불쾌하리만치 날것의 서사 속으로 이끌고 들어가는 힘을 가지고 있다. 작품은 둘만으로 만들어낸 서사와 감정의 격류를 인정받아 평단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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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베이컨'은 영국의 극작가인 소피 스위딘뱅크와 연출가 매튜 아일리프가 소호 극장의 작가 개발 프로그램인 '라이터스 랩'에서 개발해 '토니 그레이즈 어워드' 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지난 2022년 3월에는 런던 핀버러 극장에서 초연했으며 이번 한국 공연도 매튜 아일리프가 내한해 직접 연출을 맡았다. 한국의 전서연 연출도 함께 협력 연출했다.


작품의 연출은 맡은 매튜 아일리프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작품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전에 혐오하는 법부터 학습한, '독성 남성성'을 학습한 세대의 비극"이라며 "사랑하지 못하는 능력이 만든 균열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두 배우가 보이지 않는 탯줄처럼 항상 연결돼 떨어질 수 없는 상태를 보여주는 시적이고 추상적인 장치로 시소를 선택했다"며 "두 인물의 감정과 움직임이 하나의 구조 안에서 끊임없이 균형과 흔들림을 주고받는 것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또한 매튜 아일리프는 작품에 대해 "배우들 자신조차 ‘마크’와 ‘대런’이 정확하게 무슨 관계인지, 심지어 이 이야기 안에서 인물들끼리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한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작품을 지난 3년간 여러 차례 연출했는데 관객들은 매번 이 이야기에서 각자의 경험과 연결되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연극 베이컨은 오는 9월 7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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