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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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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3학년 때 사회학과 수업을 들으며 <에이징 솔로>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비혼 중년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었는데, 혼자 사는 만큼 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래전부터 결혼이란 미래를 머릿속에 그리기가 어려웠던 나는 이 책을 계기로 결혼 없는 새로운 삶의 세계에 큰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김은하 작가의 책 <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 또한 나의 그런 호기심 레이더에 걸려든 책 중 한 권이었다.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유추해 볼 수 있듯이 서울의 30평대 아파트에서 함께 살아가는 여자 세 명의 동거 라이프를 다룬 에세이다. 학창 시절의 기숙사 생활부터 시작해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에 오기까지 약 10년 간의 동거 생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와 넓은 집이 인생에 가져다주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읽기 전부터 나는 친구와 함께 사는 미래를 깨나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고등학생 시절, 친한 친구들에게 나중에 어른이 되면 같이 살자고 말했던 건 꼭 농담이 아니었다. 딱히 결혼은 하고 싶지 않지만, 동시에 혼자 살고 싶지는 않은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친구였으니까. 하지만 항상 마음에 걸리는 게 한 가지 있었다. 친구는 다른 관계에 비해 각자의 삶이 조금 더 분명하고 서로를 이어주는 끈이 느슨한 만큼 깨지지 않는 안정적인 동거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그 의문에 대해 책이 남긴 답이 있다. 바로, 원래 잘 맞기 때문에 함께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배려하기 때문에 함께 살 수 있다는 것. 물론 작가는 동거인끼리 어느 정도 비슷한 가치관을 지닌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단 동거를 시작하고 나면 서로 다른 점을 맞춰나가려는 노력이 동거를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책을 읽다 보면 작가와 윤, 그리고 린 세 사람은 성격도, 취향도, 집안일하는 방식도 다 다르고 출근 시간도 모두 제각각이다. 하지만 방 크기나 월세 내는 비율을 정할 때처럼 조금 예민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세 사람은 언제나 평온하다.

 

다 같이 즐겁고 행복하게 잘 사는 걸 최우선의 목표로 두고 각자가 처한 상황을 고려해서 ‘우리’를 위한 최선의 선택지를 유연하게 찾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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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함께 살기 위해서는 손해 보기 싫은 이기적인 마음이 아니라 조금 손해 봐도 괜찮은 넓은 마음이 필요하다. 정말 당연한 사실인데, 이걸 하지 못해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결혼하고 나면 치약 짜는 방식 하나를 가지고도 싸운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이게 얼마나 실천하기 어려운지 실감하게 된다.

 

나 또한 이런 태도를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하기는 어렵다. 오랜 자취 경력을 자랑하는 작가처럼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본 것도 아니고, 아직 가족이 아닌 완전한 타인과 함께 살아본 경험도 없으니 어쩌면 아직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만큼 누군가와 같이 살 기회가 온다면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

 

처음부터 완벽하진 않아도 책 속의 세 사람을 닮은 성숙한 공동생활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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