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소리도, 분주히 돌아가던 세트도 이제는 멈추고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 있죠. 어둠만이 흐르고 있죠.’
2001년 발매된 샤프의 연극이 끝난 뒤를 듣다 보니 무언가 생각할 틈이 생겼다.
무대라는 공간은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 보이는 무대를 만들고, 관객들은 돈을 내고 무대에서 감동을 경험한다. 무대를 채우는 모든 노력은 짧고도 긴 한 순간을 위해 존재하며, 그 순간에는 무대 위와 객석이 하나가 되는 아름다움이 있다.
나는 무대를 바라볼 때마다 불공평함과 모순이 떠오르곤 했다. 다양한 역할로 무대를 경험해 본 적이 있는데 각자의 노력의 양은 다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같은 무대에 선다는 점에서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만들고 즐기고 없애는 모든 과정에서 각각의 의미를 가지며 행복을 느끼는 것도 동시에 경험했다. 그렇다면 이 불공평함조차도 우리가 받아들이고 즐기는 모순적인 면이 아닐까?
어떤 장르든, 어떤 관객이든, 무대는 결국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연결한다. 보이지 않는 감정이 오가며 때로는 관객으로서 위로를, 때로는 무대를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대를 찾고, 무대를 갈망하게 되는 거라 생각한다.
무대 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타오르는 순간이 있다. 관객들의 눈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강렬한 순간이 지나고 나면 마치 폭풍이 휘몰아친 뒤 찾아오는 고요처럼 마음도 정적이 찾아온다.
마치 우리의 삶이 무대의 순간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무대에서 암전은 새로운 장면을 시작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그리고 그 암전이 이루어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함께 움직인다. 우리는 종종 무대 위의 빛나는 순간만을 기억하지만, 그 뒤에서 무대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의 존재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각자의 무대 위에서 살아가며, 때로는 암전 속에서도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