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예술과 관련한 것이라면 다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필자이다. 그럼에도 오늘 소개할 책은, 소재보다도 작가가 먼저 눈에 보인 특이한 경우다.

 

인터넷 뉴스를 읽다 보면 예술에 대한 칼럼이 종종 눈에 보인다. 그럴 때마다 바로 클릭, 클릭. 보통 기사가 아닌 칼럼식의 글은 작문하는 기자들이 많이 없기 때문에 자주 보이는 이름을 금방 알아챌 수 있다. 예술 칼럼을 기고하는 기자들을 그런 이유로 몇 분 알고 있었는데, 이원율 기자가 바로 그 케이스다. 맞다. <결정적 그림>의 작가, 이원율 작가에 대해 소개하며 이 책을 찬찬히 바라보려 한다.

 

작가는 헤럴드경제 기자로, '후암동 미술관'이라는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해당 칼럼은 누적 조회수가 1,500만 회에 달하는데, 기자가 사회부와 정치부에 소속되어 있던 만큼 날카롭고도 세심하게 예술의 세계를 파고든 것이 사람들의 호평을 받았다. 2022년 4월부터 칼럼이 연재되고 있으며 예술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라도 기자의 칼럼들을 읽어나갈 수 있다.

 

 

결정적그림_표1_띠지.jpg

 

그의 저서 <사적이고 지적인 미술관>, <하룻밤 미술관>에 이은 <결정적 그림>이 오늘 필자가 소개할 책이다. 보통 '결정적'이라는 관형사를 보면 커다란 영향을 미친 특정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따라서 이 책은 화가들의 '결정적'인 순간에 탄생한 작품들이 미술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결정적 그림'이 된 순간들에 대하여 스토리텔링을 해나가는 서술을 하고 있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점 중 하나는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미술 관련 도서들은 대부분 고전(이라는 말은 기준에 따라 천차만별의 차이가 있으므로, 약 19세기 전후가 되기 직전의, '정통적 회화 양식에 따른 사조'라고 표현하겠다) 작품에, 그것도 서양 회화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결정적 그림>에는 이중섭과 추사 김정희라는 한국 화가의 스토리도 존재하고, 최근까지 활동하고 있는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에 대한 챕터도 존재한다. 필자는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에 대한 챕터를 가장 인상깊게 읽었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챕터의 부제목은 '예술가는 전사가 돼야 한다'이다. 이는 그녀가 경향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언급한 말인데, 전문은 다음과 같다.

 

 

"예술가는 전사가 돼야 한다. 전사의 역할은 새로운 영역을 정복하는 건데, 이는 스튜디오 아트로 충분하지 않다. (중략) 빵을 굽는 사람이라면 늘 마음을 모아 자기가 만든 빵이 세상에서 파장을 만들고, 역할을 하며 퍼져나가는 데 염두에 두고 깨어 있는 시간으로 사는 것이다. 그게 전사의 모습이다."

 

 

그녀의 대표작인 <예술가가 여기 있다(마리나 아브라모비치와의 조우)>(2010)을 전시하며 눈물을 보인 사연에 대하여 그녀가 겪어온 '전사가 되어가는 과정'과 함께 설명한다. 유고슬라비아에서 태어났던 그녀의 유년과 진심으로 사랑했던 한 남자와의 시간들을 하나씩 소개하는 작가의 친절함 덕분에 '전사'가 되어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는 한 예술가의 모습이 '결정적'으로 그려졌다.

 

<결정적 그림>은 앞서 소개한 방식으로 130여 점의 명화와 함께 예술가들의 결정적 순간들을 조명한다. 따라서 책을 읽어가며 '결정적 그림'에 대한 '결정적 순간'을 타임스탬프 찍어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작가의 꼼꼼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화가들마다 각자의 사연이 그림으로 풀어져 온다. 그림을 보다보면 그들이 느낀 감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이 아린 건 역시 이중섭이었다. 절절하게 가슴에 맺히는 그리움 속에서 자신이 너무나도, 늘, 사랑했던 아내와 자식들을 떠올렸던, 그의 뜨겁도록 따스한 다정함이 정말 작디 작은 공간 속에 가득했다. 하늘을 바라본 <망월>, 아들을 떠올린 <복숭아 밭에서 노는 아이들>, 가족과의 추억이 가득했던 제주도를 생각한 <그리운 제주도 풍경> 등을 그려낸 이중섭은 "사랑하는 마사코, 정말 외롭구려. 소처럼 무거운 걸음을 옮기며 안간힘을 다해 그림을 그리고 있소"라는 엽서 한 장과 함께 무연고자로 생을 마쳤다. 그리고... 많은 '소' 그림과 함께.

 

<결정적 그림>은 단순히 그림만을 위한 책은 결코 아니다. 독자들과 함께 화가들의 순간을 거닐며 소통하고, 그들의 감정을 한움큼 안아보는 기회를 얻기 위한 책이다. 사진에 그들의 그림이 찍혔다고 생각하며 이 책을 읽어, 그들의 희노애락을 느껴보는 하루, 어떠한가.

 

 

 

[아트인사이트] 명함_컬쳐리스트.jpg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