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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사랑하는 나는 ‘여름’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들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둘만의 ‘여름’이라는 소개 문구를 한 줄만 읽고 곧바로 봐야겠다고 다짐한 이유였다.

 

영화 <토토리, 우리 둘만의 여름>은 노르웨이 자국 박스오피스 1위, 전 세계 17개 영화제에 초청돼 11개 부문 수상을 기록한 화제작이다. 눈이 부신 햇살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한 모험 로드무비로, 캠핑 여행을 떠난 자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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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엄마는 병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두 자매와 아빠는 캠핑 여행을 떠난다. 9살 베가는 비교적 성숙한 모습을 보이지만 5살 빌리는 정반대로 천방지축이다. 어머니가 베가에게 아빠와 동생을 잘 챙기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아버지도 빌리 못지않게 무모하고 천진한 성격을 자랑한다.

 

엄마의 걱정대로, 듬직한 해결사처럼 보이지만 무모한 일을 벌이던 아빠에게 결국 염려한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아빠가 강가의 바위틈으로 추락한 것이다. “동생 잘 챙겨서 왔던 길로 되돌아가면 돼.” 아빠는 베가에게 사람들이 보이면 도움을 요청하라고 일러주고, 자매들은 왔던 길로 돌아가야만 한다. 이때부터 둘만의 모험은 시작된다.

    

둘은 길을 잃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며 함께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모색한다. 빌리를 사랑하지만 제멋대로인 꼬마 아이로만 여겼던 베가도 빌리와 감정적인 교류를 통해 유대감을 쌓아간다. 먼 길을 쉬지 않고 나아가며 여러 난관에 부딪혔던 아이들은 ‘토토리’라고 주문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고 힘을 낸다. 독창적인 캐릭터였던 빌리는 톡톡 튀는 발상과 창의력을 가졌다는 장점이 있었고, 베가는 평범하지만 꼼꼼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침착하게 해결방안을 찾는다.

 

두 주인공은 실제로도 자매이고, 감독의 자녀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러운 연출이 돋보였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과장된 부분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아이들의 시각으로 장면 장면을 담아내기 위해 즉흥적인 애드리브를 다수 넣었다고 한다.

 

실제로 ‘토토리’라는 주문도 언어가 서툰 아이가 잘못 뱉은 단어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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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영화인가 싶을 정도로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서정적인 장면들이 가득했다. 햇살이 비치 금빛 초원 위에 빌리의 유니콘이 금방이라도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을 듯했다. 그러나 모든 부분이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었다.

 

영화를 보면서 개연성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주제를 명확히 하기 위한 과장된 돌발행동들은 아이의 시선에서 보기 위한 방식이었다고 쳐도, 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하다 보니 영화의 구성을 미처 크게 신경 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빠가 위기에 처했는데 급작스럽게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아 구워먹는 아이들, 마침 가방에 라이터를 챙겨 온 5살의 모습은 현실성을 차치하더라도 무언가 억지스럽다고도 느껴진다. 아이들의 시간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시간도 함께 흘러가는 전개이지만 마치 아버지의 시간만은 정지되어있는 것처럼, 아이들의 모험에만 주목한 전개가 너무 많은 것이 생략된 느낌이 들었다.

 

설명이 더욱 필요한 부분을 연관성 없는 직설적인 메시지와 과장된 리액션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듯했고, 오히려 축소 시켜도 되는 부분은 길게 가지고 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감독이 의도한 바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어떻게 되는 거지?’ 속으로 의문을 반복하며 결말을 기다리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그곳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도 견고히 쌓아 올려야만 그 메시지를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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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을 떠나기 전, 빌리에게 한 남성이 묻는다. “너의 슈퍼파워는 무엇이니?” 그 말에 없다는 대답 대신 아직 잘 ‘모른다’고 이야기하는 빌리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꿈이나 재능에 대하여, 가능성을 열어두었던 기억이 어릴 적에는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가 ‘모른다’고 했을 때 옆에서 웃어 젖힌 다른 이처럼, 천진함을 잃은 어른들은 현실성 없는 꿈에 관한 것들은 쉽게 무시하고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설사 그것이 자신의 꿈일지라도.

 

또한, 베가는 자신의 슈퍼파워란 평범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보통의 삶을 산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운 일이다. 베가가 평범한 삶을 일궈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보통의 존재라는 것을 어린 나이에 깨닫는 현실적이고 성숙한 모습에는 확실히 그녀만의 무게와 힘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엄마가 가족들을 결합하게 하고, 아빠가 든든한 해결사와 열린 귀를 갖고 있듯이 우리는 모두 각자의 슈퍼파워가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그 슈퍼파워는 대단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에 가까울수록 빛을 발할 수도 있다.

 

가정의 달에 개봉하는 영화답게 단란한 가족의 모습에 저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평화로운 영상미와 동화적인 색감,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번 달에는 가족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가는 게 어떨까. 영화 <토토리! 우리 둘만의 여름>은 5월 19일 날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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