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여러 문화예술계 행사가 취소되거나 미뤄진 지 벌써 몇 달이 지났다.
사람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다. 금방 가라앉을 것이라는 기대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동시에 사람들은 본래의 생활로 돌아가고 있다. 갑자기 당대 한 미래, 코로나 시대 예술의 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지킬 수 있는 최선의 약속을 수행하며 예술을 원한다.
이번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20은 시대에 발맞춰 ‘안전한 축제’를 내걸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축제를 동시에 진행한다. 문화비축기지의 실내 공간 개방이 어려워 실내 작품은 온라인 축제로 진행되는 것이다.
따로 제공되는 온라인용 패키지를 통해 관객은 가상의 문화비축기지를 만날 수 있다. 마치 게임처럼,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고 가상공간을 돌아다니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온라인 페스티벌?
코로나의 등장과 함께 우리는 갑작스럽게 접속의 시대에 들어섰다. 미술관과 공연장은 온라인으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냈다.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용했고 동시에 아쉽다는 말이 많이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전시 공간과 어우러지며 생기는 작품의 아우라를 경험할 수 없고, 화면을 통해 한 번 걸러 나오는 작품이 아직은 낯선 까닭이었다.
하지만 장점도 분명하다. 1일 권으로 판매되는 오프라인 티켓과 다르게,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20의 온라인 티켓은 참여 아티스트 23팀의 작품을 일주일간 관람할 수 있다.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겼다. 또한 체력에 구애받지 않는 관람이 가능하다. 이렇듯 시간과 체력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장점이다.
또한 문화를 즐기는 일에도 단계가 분명 존재한다. 문화를 즐기는 공간에 접근하는 일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너무 멀어서, 또는 금전적으로 부담스러워서 미술관이나 공연장 같은 공간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진다. 유명 가수의 무대를 큰돈을 내고 직접 보는 사람과, 화면에 한 번 걸러져 나오는 것을 보는 사람이 생겨난다.
코로나 이후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전시나 공연이 취소되며 다양한 기관에서 무료로 제공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을 향유하는 강도도 같아졌다. 동시에 평소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새로운 시도에 눈길을 줄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 페스티벌이라는 말은 아직 어색하고 잘 상상이 되지 않기도 하다. 사람들과 뛰놀거나 교류하는 흔히 생각하는 축제의 분위기와 다르다. 여러 장단점 속에서, 이번 축제가 온라인을 통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 하지만 프린지페스티벌이 가지는 “한국적 프린지의 실험과 모색”이라는 모토를 생각하면 이번 시도가 더욱 기대된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20
1998년, 상업과 권위적 예술의 대안으로 시작한 ‘독립예술제’를 전신으로 하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독립예술가들의 자유로움을 경쟁 없이 제시한다. 또한 사무국의 주도가 아닌, 축제에 참여하는 구성원이 축제공동체를 조성해 이루어진다. 정형화된 것에서 벗어나 일상으로의 예술, 변두리와 새로운 예술을 지향한다.
새로움과 경계없음의 예술 가치를 지향하는 축제이기에 이번 시도가 더욱 중요하게 느껴진다. 이번 축제는 예술가들에게 더욱 주목하며 개성 있고 다양한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다.
예술을 향유하는 일에 어려움이 생긴 지금, 더 상황이 어려워졌을 예술가들을 위한 축제가 열린 것이다. 이번 축제로 예술가들과 관객들의 말랐던 갈증이 해소될 수 있었으면 한다.